[🍍한조각] 공매도가 멈췄다, 멈췄다, 이번엔?

2021.1.22(금)│NO.29 파인애플

이번주 파인애플 조각 #공매도 #GO_STOP

안녕하세요, 파인애플입니다👋

주식으로 대박 난 친구들을 보면서 뒤늦게 삼천피에 합류하려는 주린이. 주식계좌도 만들었고 들뜬 마음으로 주식과 관련된 글들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요즘 이 단어가 마음에 걸린다고 합니다. 이걸 영원히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는데 16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감했으니 주식시장에 큰 변수로는 보이는데 그 의미를 잘 몰라서 종일 검색했다고 해요. 주린이라면 알쏭달쏭한 개념인 공매도에 대해 한 조각 뜯으러 가볼까요?😋

주식이 없는데 판다고?📉

공매도란 없는(空) 주식을 팔아넘긴다(賣渡)는 뜻입니다. 정확히 내 손에는 없었던 주식을 남한테 빌려서 대신 파는 걸 의미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그 과정을 살펴볼까요? 현재 1천원으로 거래되는 주식이 있다고 합시다. A투자자는 이 주가가 곧 내려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당 주식을 갖고 있던 B투자자에게 찾아가서 나중에 그대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뒤 10주를 빌렸어요. 곧바로 주식을 시장에 팔자 A투자자 손에는 1만원이 생겼습니다. 이후 그 주식의 가격이 반토막 나자 A투자자는 도로 사들이기로 결심합니다. B투자자에게 10주를 돌려줘야 하니까요. 주식을 매수하는 데 쓴 5천원을 제외하고 남은 5천원은 A투자자 자리에 앉아서 번 수익이 됩니다. 쉽게 말해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가는 데 베팅하는 투자방식인 셈이죠(예상이 빗나가는 순간 A투자자는 빚내서 주식을 갚아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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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투자자는 손해만 보는 장사 아닌가요?

빌려줄 땐 1만원이었던 주식이 돌아올 땐 5천원이 됐다면 B투자자가 손해를 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B투자자는 주식을 빌려준 기간 동안 A투자자로부터 대여비용(=일종의 수수료)을 받기 때문에 무조건 손해를 보는 건 아니에요. 또한 언제든지 주식을 돌려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떨어지는 주가를 하염없이 바라봐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거품을 덜어내는 공매도🧼

A투자자가 공매도한 건 주가하락의 시그널을 찾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성공적인 공매도는 거품이 낀 기업들을 정리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혹시 탕웨이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렸던 루이싱 커피를 아시나요? 루이싱 커피는 창업한 지 2년도 안 돼서 나스닥에 상장된 데다 스타벅스를 제치고 중국 내 매장수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기업입니다. 이런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의심을 품은 곳이 있었어요. 미국 상장기업의 저격수로 유명한 머디 워터스(Muddy Waters)입니다. 머디 워터스는 주로 기업들의 잘못을 찾아내 공매도를 추진하는 헤지펀드로 기업정보가 베일에 싸여있는 중국 기업들이 레이더망에 자주 걸렸어요.

머디 워터스는 그동안 수십개의 중국 기업들을 분석해 공매도를 위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담긴 문제가 사실로 드러나 상장폐지 된 기업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지가 나빠져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기업도 있었죠. 루이싱 커피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머디 워터스는 1만 시간 동안 매장에서 이뤄진 판매를 분석한 후 매출이 뻥튀기됐다고 지적했어요. 루이싱 커피는 처음엔 부인했지만 결국 실적조작(=40%는 가짜매출)을 실토했고 회계부정을 중대범죄로 여기는 미국증시에서 퇴출당했습니다(+벌금 1억8천만달러). 이처럼 공매도가 많은 주식은 눈여겨보는 게 좋겠죠? 국내 공매도 거래현황은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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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가 뿔난 이유는🤬

하지만 우리나라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는 나쁜 투자방식으로 통합니다. 국내증시에선 소수의 전문투자자 인증을 받은 개인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에 의해 은밀하게 이뤄져(=공매도 주체가 아닌 거래되는 증권사만 공개되니까) 이들을 남이 먹다 남긴 음식을 노리는 하이에나쯤으로 치부합니다. 또한 없는 주식을 있는 것처럼 속여 파는 무차입 공매도가 불법임에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데다 이를 걸러내거나(=공매도 거래는 전산화 안됨, 사람이 입력) 이로부터 개인투자자를 보호할 장치가 부족한 점도 공매도에 대한 불신을 높였습니다.

이와 관련된 사례로 2018년 삼성증권의 유령주 사태가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직원들에게 1주당 1천원씩 주려던 걸 한 직원의 실수로 1주당 1천주씩으로 잘못 입력했고, 이 주식을 받은 직원 중 일부가 2천억원 상당의 주식을 팔면서 실체 없는 유령주식이 퍼지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수백만주가 풀리자 가격도 요동쳤구요. 삼성증권은 유령주식을 사들여야 했지만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찐피해를 본 건 내막을 몰랐던 투자자들이었습니다. 공매도를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거래 시스템상에서 없는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로 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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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더라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400억원대 불법 공매도가 들통 난 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게 내린 처벌은 75억원의 과태료가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올해 4월부터는 불법 공매도에 가담한 당사자에게 징역 최소 1년 또는 부당이득의 5배까지 벌금을 내도록 처벌이 강화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의 처벌기준은 징역 최대 20년, 프랑스에서 부과하는 벌금은 부당이득의 10배로 강력하기 때문이죠. 자본력과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은 참여자격도 없는데 금융당국은 불법행위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처벌도 약하니 공매도가 달갑지 않은 겁니다.

🍍 관련조각 금지기간 동안 적발된 불법 공매도?

🍍 관련조각 개인 공매도 진입장벽 낮춘다, 어떻게?

낙관도, 비관도 필요하지만🤔

흔히 주식투자는 주가가 오를 거라는 기대감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공매도는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선택하는 투자방식이죠.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낙관주의는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지만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비관주의도 건전성을 위해 필요합니다. 치솟는 주가가 근거 없는 거품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데 도움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 공매도의 고질병이 사라지기 전에 순기능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처럼 보입니다. 과연 금융위는 공매도의 재개와 금지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님을 위한

파인애플 한입 요약!

🍍 공매도는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투자방식

🍍 가치가 부풀려진 기업을 솎아내는 순기능에도

🍍 국내에서는 기관·외인에게만 유리하다는 비평

다음주 파인애플 조각 #성장주보다_가치주?

주식을 부르는 별칭은 다양합니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우량주부터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테마주, 시가총액이 비교적 큰 대형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장주와 가치주는 뭘까요? 경기가 회복될 때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주목받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다면 다음 파인애플에서 또 만나요👋

written by James K. Lee(Fairsquarelabs)

edited by Jiny Kim(The Financial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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