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편집장 석현(햄쥐) 인터뷰
지난 9월부터 동행에 함께 하며 10월부터 뉴스레터 편집장을 맡게 된 석현님과 초겨울 햇살 가득한 아침 충장로의 '그리고 커피'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카메라를 응시하지 않아 사진을 찍기도 고르기도 곤란했던 석현님의 이야기 들어보실까요?
(사진. OUI, 인터뷰이 소화)
- 소화 :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자기를 설명하는 형용사 3개)
- 석현: 안녕하세요? 저는 위석현이라고 합니다.
 저를 표현하는 형용사는..(적어온 아이패드를 꺼내 보며). '자유롭고 싶은'. 저는 제가 여러가면을 쓰고 있어 위선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요.
'유일무이 하고픈'. 보통의 존재로 기억되기 보다는 특별한 무언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고유한' 이렇습니다.

- 소화: 저도 '자유로운'이 나를 표현하는 형용사에 들어갈 때가 많아요. 동행에서 활동명? 별명을 정하셨는가요?
- 석현: 직함을 정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아요. 뭘 해야할지.... (생각하다가) 지금 생각난 직함은  your-neighbour요. 어떤가요? 
- 소화: 그것(직함)은 모두가 모였을 때 직함으로 어떤지 이야기 나누어보아요. 별명이나 활동명은 무엇으로 할지 정하셨나요?
- 석현: 일단 햄쥐라고 했는데, (소화:그러면 햄변과 같지 않은가요?) 의도한 것입니다. 그냥 햄이라고 하시지요.

- 소화: 하루이틀만 일하면 되는 줄 알고 왔는데, 알고보니 일주일에 하루이틀이어서 당황했었다고 했었잖아요. 어쩐지 첫날 업무인수인계할 때 눈빛이 흔들리더라 싶더라구요. 그런데 그냥 끝내지 않고 약 8주 정도가 지나고 있어요.  예상했던 이틀이 두달이 된 소감은?
- 석현: 굉장히 좋습니다. 처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동행은 너무나 친절했고 금방 제가 해야 할 것을 찾아낸 느낌이에요. 제가 잘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소화: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인가요?)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겠죠? 억지로 하지는 않습니다.
- 소화: 동행이 조금 더 편한 공간이 되고 있는가요? 일하는 공간으로서 동행을 평가하자면?
- 석현: 편한 분위기가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결과물에 대한 즉각적인 의견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좋고요. 살짝 아쉬운 부분은(소화:긴장), 난방이 안되어서 살짝 춥습니다(햄변: 이제 오늘부터 난방됩니다. 틀어드리고 왔습니다.) 개인적인 것인데 밥을 먹고 나서 커피나 차를 마실 때가 있는데 그것이 굉장히 배부를 때가 있습니다.

- 소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 먼저 살피는 기준은?
- 석현: 그 사람이 쓰는 언어에 대해서 유심히 생각해요. 말이 사람의 분위기를 결정 짓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함께 하기 힘든 사람인지 금방 확인이 되는 것 같아요.
(소화: 어떤 부분에서 특별히 어울리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사실 너무 당연한 것이어서.... 욕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례한 걸 싫어해요.
- 소화: 날 신나게 하는 것, 아니면 내가 빛난다고 생각할 때?
- 석현: 일주일에 한번씩 달리기를 할 때. 숨이 턱까지 차는 느낌이 좋아요. 그때 나 자신이 빛나 보이기도 하구요.  축구를 좋아해서 경기를 챙겨봐요. 좋아하는 팀(맨체스터 시티)만 챙겨봐요. 실바 선수를 좋아하는데 그 선수가 공차는 모습이 유연하고 뭐랄까 멋있어서 그 선수를 좋아해요.
가끔 K리그 광주 FC 경기 직관을 하러 갑니다.

- 소화: 내 가방 안에 있는 3가지(핸드폰 빼고)
- 석현: 아이패드, 칫솔, 치약. 딱 세개 있네요. (햄변: 가방 바꿀 생각 없습니까? 가방이 너무 낡았던데) 저는 별 생각 없습니다.
- 소화: 음악을 들을 때 스트리밍 흐르는대로 둔다/아니면 듣고 싶은 노래만 듣는다? 그 이유?
- 석현: 음악을 들을 때 앨범 단위로 감상하는 편인데, 그러면 듣고 싶은 노래만 듣는 편이죠. (소화: 누구의 어느 앨범을 가장 추천하는가요?) (핸드폰을 가만히 찾아보다가) 생각보다 어렵네요. 이게 나이가 들면서 바뀌는 것도 있고. 저는 검정치마의 201을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처음 들었는데, 멜로디가 날 것 그대로의 것이라 좋아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세련되어져버린 것이 아쉬워요. 옛날 느낌이 더 좋습니다.
- 소화: 또 다른 음악은요?
- 석현: 레드핫칠리페퍼스(설명.베이스 소리가 춤을 추고 싶게 만드는 얼터너티브롹밴드임) 좋아해요.
(둘 중 어느 음악이 더 좋은가?) 뭐가 좋다기 보다는 그날 기분 따라 듣는 편입니다. 정말 좋아하는 음악도 때에 따라 소음으로 들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 소화: 동행의 첫 인상? 한달 지나면서 바뀐 점, 예상대로인 점?
- 석현: 법이라는 것과 무관하게 살았는데 이렇게 장애인 착취가 많은 줄 몰랐어요. 성착취도 정말 깜짝 놀랐구요. 여성인권지원센터도 찾아보았는데 정말....(말 줄임표 안에 많은 말이 생략되어 있음)
 지금은 동행에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소화: 두 달간 제일 기억에 나는 일은?
- 석현: 지금까지는 재판 방청 갖다온 것이 제일 기억에 남고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어떤 부분에서요?) 그냥 처음 목격하는 광경이라 그런 것 같아요. 재판은 이렇게 진행되는구나, 미디어에서 보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구나. 드라마는 환타지에 가까운 거구나.

- 소화: 내가 잃어버린 것/ 내가 발견한 것?
- 석현: 저는 뭘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편이 아니어가지고. 뭘 잃어버렸을까요? 알아가는 편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뭔가를 깨닫거나 하는. / 내가 발견한 것은.... '나는 엄청 게으른 사람이었구나.' 뭔가 해야 할 때 계속 미루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어요. (소화: 그러면 그 전에는 몰랐다는 것인가요?) 나름 계획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아니었던 것이죠. (소화: 나에 대해 발견한 것을 말해주었는데요, 나 밖의 것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은 무엇일까요?) 다들 열심히 사는구나... 게으른 것이랑 연관지어서. 나는 이렇게 놀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요.
- 소화: 그러면 뭐하고 놀고 싶은데요?
- 석현: 잘 기억이 안나요. 소소하게 좋은 것은 있어요.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온열기구를 틀고 이불과 함께 돌돌 말려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굉장히 좋습니다(깔깔 웃음).

- 소화: 내가 훔치고 싶은 것?
- 석현: 누구한테서 뺏어오는 것인가요? 뭔가를 훔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것은 없어서요. (질문을 바꾸어서 가지고 싶은 것은요?) 설치류의 복슬복슬한 털(깔깔 웃음). 겨울 나기에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별로 생각이 없어요. 이런 것에 대해서.
  아! 그림을 잘 그리고 싶기는 합니다. 머릿 속에 생각나는 것을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지금은 그림을 못 그려서 표현을 잘 못하는 느낌이에요. (그러면 그림이 아니고 글로 하면 되잖아요?) 글로는 안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음악은요?)음악은 듣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 소화: 내가 좋아하는 3가지/ 싫어하는 3가지
- 석현: 좋아하는 것은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 그런데 이건 때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럼 최근에는 몰입하는 게 무엇인가요?) 요즘엔 관찰일기를 그리면서 뭘 그릴까 생각하고 있습니다(오호~!)
영화보는 것도 좋아해요. 아리 애스터(Ari Aster)의 영화(유전, 미드소마, 보 이즈 어프레이드 등)를 좋아합니다. 영화 뿐만 아니라 창작물을 좋아해요. 만화 게임 영화 음악 그림 이런 거 다. 그림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전시회를 많이 다니고 싶습니다.
 싫어하는 것은... 권위를 내세우는 것을 싫어합니다. (소화: 찔려서 끄덕끄덕. 사회에서 이런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만나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하는 편이세요?) 고분고분 듣는 편이죠. (사실, 저두요)
아! 폭력, 전쟁. 전쟁이 정말...! 끝났으면 좋겠어요.
또... 지금 당장 드는 생각은 예비군 가기 너무 싫다. 12월 초에 있거든요.

- 소화요즘 내가 품고 있는 질문
- 석현: 다른 생명체와 인간이 완벽한 의사소통을 하는 세상은 어떨까? (왜 이 생각이 났어요?)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이것저것 생각을 하다가, 동물이 갑자기 생각 나고 하면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반려 동물이 갑자기 "밥을 내놔!"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동물원에 가서 "지내는 것은 어떠신가요?" "일하시는 것은 어떠세요?"라고 질문을 하면 어떤 답이 나올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소화: 내가 인터뷰 해보고 싶은 사람, 이유, 질문.
- 석현: 석가모니요(진지하게 말함).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는가 물어보고 싶네요. 집착과 과욕을 벗어나는 방법이 정말 있는가 물어보고 싶어요. 궁금하네요. (정말 궁금한 표정이었음)
(살아있는 사람 중에는요?) 생각 안해봤어요.

- 소화: 우주인은 있을까요?
- 석현: 외계 생명체를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생명체라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건 뭐 개인적인 소망? 같은 거에요.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있을까요?) 있지 않을까 싶네요. 우주는 무한하잖아요. 인간만 존재하면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인간은 지구면 족할 것 같아요.

- 소화: 오늘 소감은?
- 석현: 실없는 대답을 많이 해서 저는 좋았습니다. 재미있었어요. 질문에 대해 미리 생각하면서 재미있었어요.
  인터뷰 후기

  어떤 질문을 했을 때 답이 나올 때까지 10초 이상의 시간을 늘 고민하는 신중함. (10초를 버티는자 그 답을 얻으리~!) 그 신중함 뒤에 나오는 신중한 엉뚱함을 엿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동행의 조직문화?도 평가를 받는 시간이기도 하여 살짝 걱정도 되었는데 동행에서의 시간도 후한 점수를 받은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질문자라 좋은 답만 한 것 아니냐? 싶기도 하시죠? 검증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신중한 엉뚱함을 장착한 새 편집장 햄쥐의 편지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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