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림으로 했던 새로운 경험
#2. 그림의 시작

#1.
그림으로 했던 새로운 경험

마포레스트 숲지기 이정원매니저

01.
 
그림만 그리던 내가 독립출판을 하게 된 계기는 2018년 말 독일여행을 다녀온 후였다. 

여러가지 일로 몸과 마음이 바닥을 칠만큼 빈곤해져 있을 즈음 비행기 표를 끊고 독일로 떠났다. 내 그림들을 들고 무모하게 미술관을 돌아다니던 중 정말 우연히 베를린에 있는 한 서점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모양과 색을 갖고 있는 수많은 책들에 정말 말그대로 눈이 돌아갔다. 책을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라는 충격과 함께 출판을 하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02.
 
한국으로 돌아와 독립서점들을 방문하여 어떻게 책을 만들었는지 구경했다. 내가 관심이 없었을 뿐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창작자들이 자신의 책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그려왔던 그림들을 모아 전부 스캔을 했고 그 중 책에 쓰고 싶은 그림들만 따로 분류했다. 잘 다루지도 못했던 인디자인으로 이렇게 저렇게 편집을 하여 인쇄할 곳들을 찾아다닌 후 책을 만들었다. 여기까지는 크게 어려울 일이 없었고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그럼 이렇게 만든 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전국에 있는 독립서점들을 검색했고 입점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계속 안된다는 연락만 받아 어렵겠구나 했을 찰나에 두 군데의 서점에서 책을 받아주었다. 

그렇게 반년의 시간에 걸쳐 19년도 여름 쯤 ‘Fantasy Fossil (환상화석)’이라고 이름붙인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Fantasy Fossil (환상화석)' 표지

왼쪽 - 넘실넘실(2019) / 오른쪽 - 붉은 기억 (2019)

왼쪽 - 어떤 장면1(2018) / 오른쪽 - 어떤장면 2 (2018)

ABC glasses (2019)
03.
 
‘환상화석’은 17년도부터 19년까지 그렸던 그림들 중 중요한 그림들만 골라 만든 그림책이다. 출판의 소망을 정말 의외의 곳에서 얻었고 눈에 보이는 어떤 성과를 얻지도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출판하는 과정과 결과물은 여러가지 깨달음과 의미를 주는 경험이었다. 지금 이 책을 다시 들추어 볼 때 마다 부족한 것들이 너무나도 눈에 많이 보이고 내가 뭐에 씌었던 것 같은 생각에 부끄러움 섞인 헛웃음을 짓기도한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그렸던 그림들이기에 그때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었구나, 많이 부족했지만 무언가 시도하며 살았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알면서도 여러가지 이유들로 시도하지 않는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
손재주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손으로 한 일들이 자신에게 어떤 경험으로 남았다면, 어떤 계기를 주었다면
감정과 기억을 남겼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2.
그림의 시작

일상예술창작센터 멀티플레이어 양수연팀장


내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엄마의 칭찬이었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고 웃게 해줄 방법을 항상 고민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그림’이었다. 
그러다 늘 멈칫했던 나의 상태와 마음을 그림으로 담고 싶었다.
그것이 바로  ‘자화상’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 ‘그림’으로 기록한다는 것…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조금 과장하자면) 세상이 달라보였다. 
하고 싶은게 명확해지고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나’를 마주하고 앉아 눈을 깜빡거려보고, 콧구멍 모양도 살펴보고…

‘나’에게 집중하고 기록한다는 것은 고개를 정면으로 들어 
그 앞에 보이는 풍경을 있는그대로 바라볼 용기을 얻게 해줬다. 


왼쪽 - 양수연 팀장의 뮤즈 프리다 칼로 작품 / 오른쪽 - 양수연 (자화상)

그림은 사람을 춤추게 한다. 

자화상으로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을 나갔고 (무려 15년전….) 
소중한 친구를 얻었고 꿈도 명확해졌다. 

왼쪽 - 홍대앞 예술시장 프라마켓 참가 / 오른쪽 - 헛쏘리드로잉워크샵


일상예술창작센터가 2009년에 오픈한 
‘생활창작공간 새끼’에서 진행한 대표적인 창작 워크샵. 

2009년 첫 워크샵을 시작으로 10기까지 진행했던 드로잉 수업.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참가자였던 노지호(죠)와 양수연(쑨)이 진행.
* 둘은 ‘부부’가 되었다…...

왼쪽 - 헛쏘리드로잉워크샵 / 오른쪽 - 반려자를 만남ㅠㅠ

‘나’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저마다의 그림체와 언어로 공감하고 울고 웃었다. 
‘나’를 ‘그림’으로 기록하는 것, 그렇기위해 필요한 용기는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볼 용기를 준다. 

이제 나는 대를 이을 예정이다. 

왼쪽 - 대를 잇겠다 / 오른쪽 - 나의 자식이 그려준 내 얼굴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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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월간 손재주 예고

🧟 현장을 다스리는 신, 기획팀 김갑진 매니저
'그렇게 시작됐다.'

🧟‍♀️ 스피드 지식 in,  운영지원팀 로미 팀장
'사부작사부작으로 시작한 그녀의 꿈'

일상 조직원 두명이 시작한 그것, 
다음 월간 손재주에서는 일상의 패션쇼가 열립니다!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