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감동실화
내가 50억 벌고 상품 데이터분석 툴을 만든 이유
이 글은 2017년 인테리어 소품 회사를 만들고 2019년 회사를 매각한 후, 정신병에 걸려 위기에 다다르지만 사람의힘으로 여차저차 재시작한다는 스토리이다. (워드 맑은고딕 10포인트 2페이지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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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에 만든 회사의 이름은 룸과 무드를 합친 루무드(RUMOOD)였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의 길도 있었으나 원체 남 밑에서 일하기 힘든 성격이라는 같잖은 도피성 핑계로 회사를 차렸다.(첫 사업자는 21살 때이다.) 뭘 팔아야 할지 아무런 준비도 안됐었지만 디자인을 전공한 것과 졸업작품으로 3D를 만지작거린 것이 자연스레 제품개발로 이어졌다.   

(좌)졸업작품의 한 컷, 한때 픽사가 꿈이였다. (우)첫 제품 허니디퓨저
자금이 없었기에 원가가 낮아야했는데 마침 페북을 보니 다우니향 디퓨저가 유행하는 것을 보았다. 관련 업체와 상관 없이 알아본 바로 나조차 접근하기 쉬운 원가였고, 그 해는 디퓨저가 대중에게 익숙해지기 이전이라 판매가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래도 브랜드 이미지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큰 기업과 싸우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그날부터 몇 주간 연구에 몰입했다. 국회도서관과 통계청에서 아로마에 대한 논문과 자료를 분석했고 더 저렴한 원가를 만들기 위해 알리바바 몇만 페이지를 짧은 시간에 주파했다.
그 와중 실내등이 없는 차량에 부착하는 400원짜리 LED등을 발견했고 제품에 결합하였다. 해당 조명은 건전지 사용에 마감 퀄리티가 매우 떨어졌기 때문에 틀을 새로 만들고 코르크를 입혀 고급지게 완성했다. 그 제품이 상기 이미지의 허니디퓨저이다.(이 상품은 아마 세계 첫 무드등디퓨저 였으며 이후 동대문 방산시장, 전국 공방작가, 가장 핫한 이커머스 스타트업 B사 까지 내가 수입해온 중국산 LED자동차 실내등 그대로 거의같은 디자인의 코르크와 원목 커버를 씌워 무드등 디퓨저를 출시했다. 화가 나진 않았다. 내가 만든 포맷이지만 특허신청도 하지 않았고 LED자체도 내 것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그들이 더 잘만들었다.) 

수입한 400원짜리 스티커부착형 자동차 실내등과,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1200원짜리 자체개발 커버(2016년) 
첫 상품에다가 커머스 경험도 전무했던 나는, 어린 나이에 자연스레 SNS마케팅을 했다. 잘해서가 아닌, 그저 다른 유통의 길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때는 바야흐로 페이스북의 컨텐츠 순수 도달이 바닥을 치기전인 SNS 전성기였고, 인테리어 페이지 몇 개에 올린 내 글들은 좋아요 수 만개와 함께 미친듯 상품이 팔려나갔다. 당시 같이 일했던 소수의 인력으로는 감당하기 불가능한 수준이였다. 그때 큰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업계 1위였던 플랫폼 회사와 4개월간의 긴 줄다리기 끝에 지분 스왑 형태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서울로 입성 후 1년간 약 40종류의 상품을 만들었다. 미친듯이 일했고 1주에 한 제품씩 런칭 했던 것 같다.(자체 개발 상품이 70%) 그리고 브랜드가 터졌다, 위로.
(당시 보도자료 링크)

2018년 언젠가 카카오 선물하기 BEST100 중 루무드 제품

2019년까지 만든 자체개발 상들
하루에 2000개씩 제품이 팔렸다당시에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 때마다 신드롬이 일어나 내가 천재라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지금 생각하면 선물하기와 브랜드의 색깔이 너무나 운좋게  잘 맞아떨어졌고, 본인 일같이 도와주신 감사한 몇몇 분들이 떠오르는데 이 글에선 언급하지 않겠다. 루무드의 상품들은 내가 회사에서 나오게 된 즈음까지 카카오에서만 28만개, 여타 커머스 5만개 가량 판매되었으며 평균 객단가가 150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상품매출이 50억에 조금 못미치려나 생각된다. 맞다. 제목의 50억을 벌었다는 말은 내 소득이 아닌 내가 대표이사로 있던 브랜드 상품의 거래액이다. 예상하셨겠지만 여기까지 읽어내려오신 분들께 제목 어그로 부분은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 인생사 당연하듯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루무드를 투자한 회사가 어려움에 빠졌고 운영에 대한 의견이 갈렸으며, 그때 난 손수만든 회사의 결정권자가 될 수 있는 양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몇 개월 버텼지만 결국 합의하에 완전 매각되었고 개인적으론 절망에 빠졌다. (현재는 후회하지도 않는다. 루무드가 단 두개의 제품을 만들었을 때 가능성을 알아봐주었고 과감히 투자했으며, 구두로 찬란하게 약속해준 것들을 지키지 못했지만 결국 내가 내손으로 계약서에 싸인했다. 그게 전부다. 그리고 지금은 그 회사를 응원한다.)
다만 당시에는 빛 한줌 안보이는 늪에 빠졌다. 거의 3개월간은 집 밖에 나가지 않았으며 이 현실이 너무 싫고 괴로워 술과 잠에만 빠져 살았다. 대인기피와 불안장애도 생겼다. 사람을 못믿게 된 것을 넘어 밖에 나가면 뒤에 있는 누군가가 날 흉기로 찌를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 뒤에 사람이 있으면 혹여나 위협을 대비해 항상 뒤돌아 발로 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람이 무서웠지만 다시 일으켜준 것도 사람이였고 너무 고마운 동생들과 감사한 지인들이 생각나는데 전과 동일하게 이 글에선 스킵하겠다.

장장 반년을 날려먹고 시작한 것은 나와 같은 고초를 겪을 수 있는 메이커, 셀러들을 위한 상품-키워드분석 플랫폼이다. 완벽주의인 성격 덕에 제품을 출시할 때 마다 자료조사에 매번 밤을샜다. 커머스 데이터 플랫폼들이 몇몇 있었지만 실제로 상품판매를 경험하고, 그 경험이 반복되고, 이를 통해 무언가 잘 알거나, 잘하게 된 경험 있는 사람이 만든 툴은 아니라고 느꼈다. 어떤 상품을 구매하려는 욕구는 복합적인 감정이며 단순데이터의 나열만으로는 소비자 욕구를 알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만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다들 잘하는거, 이미 잘버는거 하지 왜 그걸 해?’ 라고 했지만, 제품 판매는 뭐 잘해서 시작했나.. 그냥 하고 싶어서다. 짧지만 바텐더, 디자인 강사, 미술작가, 명품브랜드 셀러도 하고싶어서 전부 경험했다. 지금보니 뭐하나 끈덕지게 한게 없는데 이게 또 현시대가 갑자기 얇고 넓은 융합인재를 찾으면서 인생에 운이 터진 것 같다.
이로써 만든 커머스 데이터분석 플랫폼의 이름은 판다랭크이다. 정부출연 연구소의 AI 연구원과 광고회사를 연계한 데이터 분석에 40만개의 상품을 판매해본 나의 경험을 더했다. 9월에 오픈하여 이제 막 2개월 된 서비스이지만 만듦새가 좋고 매우 유용하여 꼭 한번 사용해보시라 권하고 싶다. 여기까지가 서비스플랫폼을 시작한 계기이다. 다음 글은 기회가 된다면 상품을 만드는 방법과 명확한 기준, 그리고 마케팅을 분석한 방법에 대해 설명하겠다. 마지막으로.. 가능성은 없지만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1%의 보배와 같은 귀인이시니 이왕 온 김에 해당 글 URL 공유까지 한번 부탁드린다
판다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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