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미래 얘기 아닌 현세대 모두의 문제…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수립 필요"

청소년기후소송단 학생들이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플레시몹 공연을 진행했다. 플레시몹은 탈핵 우산으로 1.5℃를 형상화 했다. 사진=송찬영 기자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재난없는 세상을 원합니다." "Korea first more actively!" "우리는 제대로된 기후변화정책을 원합니다."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일련의 기후변화사태를 우려하며,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청소년기후소송을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100여명은 3일 IPCC 제48차 총회가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컨벤션 앞마당에서 기후변화 1.5℃ 보고서가 꼭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송찬영 기자
청소년들 "IPCC 1.5℃ 보고서 꼭 채택돼야"

국내에서 청소년기후소송을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100여명은 3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제48차 총회가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컨벤션 앞마당에 모여 폭염 등 최근의 이상기온 현상을 우려하며,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IPCC 총회에서 기후변화 1.5℃ 보고서가 꼭 채택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 나온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강력했으나, 표현은 유쾌하고 유모로 가득찼다. 행사는 즐겁게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들이 모였다는 소식을 듣고 행사 중간에 이회성 IPCC 의장과 압달라 목씻(Abdalah Mokssit) IPCC 사무총장 등이 직접 나와 청소년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회성 의장은 이 자라에서 "청소년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1.5℃ 보고서를 꼭 채택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외국 방송도 관심을 갖고 청소년의 주장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행사는 참가자 자유발언과 청소년기후소송단 및 청소년기후소송지원단 기자회견문 낭송, 1.5℃ 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는 플레시몹 행사 순으로 이뤄졌다.

현재 청소년 대표로 미래세대를 대신해 청소년 기후변화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오연재 학생(17세)은 "기후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부하며 걷잡을 수 없을 것만 같은 흐름을 조금이라도 틀어보고자 기후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걷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 상황에서 학생도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기후변화는 미래먼 훗날 얘기가 아니라 21세기를 사는 모든 사람의 문제"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그럼에도불구하고 한시적 누진세 완화 등 임기응변식 대책만을 내놓고 있다"며 "기후변화정책은 구체적이며 지속적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이 모였다는 소식을 듣고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제48차 총회 중간에 이회성 의장과 압달라 목씻 사무총장 등이 직접 나와 청소년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사진=송찬영 기자
시민과 함께 같이 행동할 계기 마련

오연재 학생은 △정부의 제대로 된 기후체제를 마련할 것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청소년 기후 소송단 △소송을 통해 많은 시민이 관심을 두고 같이 행동할 수 있는 계기 마련 등 3가지를 행동지침으로 제시했다.

이어 나온 방태령 학생(16세)은 먼저 청소년 기후소송단 가입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방태령 학생은 매점관련 학생동아리인 사회적협동조합 동아리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생태와 에너지에 관심을 갖게돼 소송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문제는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어서 책임도 우리가 져야하고, 회복을 위한 노력도 우리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는 생각에서 실천으로 나아가야할 때”라며 “저도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고, 빈교실 불끄기, 실내적정온도 맞추기, 텀블러 들고다니기 등을 실천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청소년년기후소송단의 'IPCC 제48차 총회에 붙인 청소년기후소송단 입장'이라는 제목의 기자 회견을 가졌다.

소송단은 회견문을 통해 "최근의 폭염과 한파, 태풍의 원인을 지구평균 온도가 1℃씨 상승한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이렇게 가다가는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 했다.

청소년기후소송단 한 학생이 깨끗한 하늘을 갖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송찬영 기자
"정부, 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 필요"

소송단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협약 탈퇴에 우려를 보내는 한편, 독일 중국 영국 등의 국가들은 미국의 행보를 비판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송단은 또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문제이지만, 그 해결 모색과 실천은 전 세계 어디서나 개별지역 단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도 국가 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최근 발표했지만, 여전히 불분명하고 장기적 비전이 들어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소송단은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일에 모두 함께 나가야 한다"며 △ IPCC는 1.5℃ 보고서를 채택할 것 △세계는 화석연료 감축과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 있는 계획과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 △정부는 더 적극적인 온실가스감축 계획을 수립할 것 △정부는 탈핵 탈석탄을 비롯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제대로 추진 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후 청소년들은 기후변화를 주제로 플레시몹 율동과 노래를 했다. 플레시몹은 탈핵 우산으로 1.5℃를 형상화 했으며, 홀로아리랑을 개사한 기후아리랑 노래와 함께 강강수월래 놀이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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