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1집 수록곡인 'Unity'는 제목처럼 다양한 장르가 하나로 뭉쳐 조화된 신노이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 있어요. 더블베이스의 자유로운 연주로 음악이 시작되고, 그 위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보컬이 쌓입니다. 이 노래의 보컬 라인은 정선아리랑의 사설 중 일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사설이란 멜로디 없이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부분을 뜻해요. 높낮이 없이 랩하는 듯 흘러가는 부분은 그들의 만남이 그렇듯 모나지 않고 유연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에 더해 국악 내에서도 경기민요와 정가, 두 갈래를 모두 사사한 보컬 김보라는 한 목으로 다양한 소리를 표현하죠. 이렇게 신노이라는 아티스트 그 자체와 그들의 음악 여기저기에서 우리는 다양한 모습의 유연함을 만날 수 있어요.

지금까지 국악은 예로부터 내려온 것이고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현대 혹은 타 장르와의 소통에 있어서 꽉 막혀있으며, 특정 소수만이 즐기는 음악'이라는 선입견을 수반한 장르였지요. 다수의 국악인들 사이에서 이 선입견을 깨는 일이 큰 사명감처럼 여겨지고 있기도 하고요. 물론 즐기는 이가 적다고 해서 그 의미마저 작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서까지 보다 더 많은 이들과 즐기는 음악을 위해, 유연하고 신선한 시도들은 계속되고 있어요. 앞으로도 신노이를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선물해줄 놀라움과 즐거움을 같이 기다려보자고요! 🎁

사랑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새에 사랑에 빠지고, 사랑할 줄 몰랐던 무언가를 사랑하기도 하면서, 이 사실을 몸소 경험하며 살아가죠. 🧍 폴리아모리도 그 많은 사랑의 형태 중 하나예요. 폴리아모리는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사랑이에요. 내가 그 사람을 오롯이 독점하지 않고, 나 역시 그 사람에게 독점 당하지 않는 연애인 거죠. 흔히 다자연애라고도 해요. 유연하게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에게 사랑받는 연애의 방식인 겁니다. 일처다부제를 생각해보세요.

우선 폴리아모리의 뜻부터 차근차근 살펴볼까요? 많다는 뜻의 그리스어 ‘폴리(poly)’와, 사랑을 뜻하는 라틴어 ‘아모르(amor)’를 변형한 형태인 ‘아모리(amory)’의 합성어입니다. 서로 다른 언어가 구분없이 맞붙어 있는 모습이 그 뜻과도 비슷한 듯 해요. 유연한 사랑을 뜻하는 단어는 그 모양새도 유연하네요. 😉

'너는 내 거, 나는 네 거'라는 말이 익숙한 사람들은 폴리아모리가 그저 불륜을 그럴 듯한 말을 포장한 것이 아니냐고도 해요. 하지만 폴리아모리는 연애의 당사자들과 모두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 불륜과는 분명히 구분돼요. 누군가를 속이지도 않고, 우리 둘에게만 이 애정이 허락된다는 약속을 깨지도 않으니까요. 오히려 폴리아모리는 원하는 만큼 곁의 사람들을 아끼고, 함께 행복하자는 약속을 굳게 지키는 사랑인 거죠. 💕

최근에는 폴리아모리를 하는 사람들, 즉 폴리아모리스트들의 이야기들을 다양한 곳에서 들을 수 있게 됐어요. 🔗셋이서 데이트를 하기도 하고, 🔗함께 아이를 키우며 네 식구가 되기도 하죠. 그리고 이 사람들의 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폴리아모리'의 존재를 아직 모르는 사람, 이번 레터를 통해 오해를 푼 사람, 어느 연인들을 떠올릴 사람, 여전히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여러분이 그 중 어느 쪽일지는 모르겠어요.

그 중 어느 쪽이든, 우리 한번 유연해져볼까요. 냅다 폴리아모리스트가 되어보자는 것도, 그들을 함부로 이해해보자는 것도 아니에요. 어차피 세상에는 폴리아모리보다 더 다채로운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테고, 우리 역시 함께 존재하기 위해선 사랑을 비롯한 많은 것들에 좀 유연해질 필요가 있거든요. 일단 사랑부터 시작해볼까요. 💖 어떤 사랑은 이럴 수도 있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