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미래사회 조각글🧩, 영화 <그래비티> 리뷰를 가져왔어요! 얼른 확인해보세요👀🌈
2023년 09월 05일
첫번째 파도, 에디터 S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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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경악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비밀리에 운영되던 '무료 견 분양소'가 적발되었는데요, 이들은 "우리 모두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모두에게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 주장하며 불법 견업소와 불법 교배를 이어왔습니다....

"세상에, 아직도 저런 미친 인간들이 다 있다니? 야만스러워라"

수건으로 머리를 탁탁 털며 걸어오는 엄마. 바닥에 엄마의 갈색 머리카락이 몇가닥 떨어진다. 바닥을 열심히 쓸고 있던 가현에게는 꽤 아쉬운 소식이다. 물끄러미 떨어진 엄마의 머리카락을 보는 가현. 곧은 갈색이다. 가현이 들고 있는 청소기 쓰레기통 안의 털색과 같은. 개털말이다. 

"능력이 없으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지, 추잡스럽게 저게 뭐 하는 짓이야... 그지~?? 우리 모모~"

엄마, 이내 수건까지 바닥에 던져놓고는 주접스럽게 모모에게 달려간다. 사랑스러운 모모, 예쁜 모모, 갈색 털을 가진 모모... 
여전한 시선으로 바닥을 내려보던 가현, 이내 청소기로 머리카락을 빨아들인다. 머리카락이 정신없이 빨려들어가 먼지들과 섞여버린다. 어느게 머리카락이고, 어느게 개털인지 구분도 안가게. 누가 누구 아들인지 모르겠다. 가현이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갈색 개 한마리에게 무심한 시선을 던진다. 왜 쟤는 갈색 털일까. 짜증나게.

"많이 외로웠나 봐요"

별 의미가 담긴 말은 아니었는데. 엄마가 수상한 시선으로 가현을 돌아보자, 괜스레 찔린 것 같은 기분에 가현이 덧붙였다.
 
"아니.. 뭐.. 요즘은 사람끼리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N포세대? N택세대! 

TV소리가 요란하다. 가현이 TV소리를 줄이자 엄마가 날카로운 문장을 쏘아붙인다.

"믿을 것 하나 없는 인간을 어떻게 사랑하니?"

가현, 이제 시선을 피하지 않고 엄마를 똑바로 직시한다.

"저는 엄마를 사랑하는걸요?"

가현의 말에 엄마, 알 수 없는 눈으로 가현을 한참 바라본다. 시선이 마주치고, 어딘가 탐색하는 듯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린다. 이내 시선을 피하며,

"뭐라니. 검사 한번 받아봐야겠다"

모모를 품에 안은 채 얼굴을 숙여버리는 엄마에 가현이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반려가족> 中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저는 에디터, SEA.U(씨유) 입니다.

처음 인사 드리게 되었네요.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기획도 하고, 글도 쓰고, 연출도 하고, 프로듀싱도 하는 잡다한 아트 컨텐츠 제작자입니다.
앞으로 10일에 한번씩, 저의 상상조각 한조각과 아트리뷰, 소개, 인터뷰 등
SEA.U의 생각이 가득 담긴 소소한 아트로그를 보내드릴거에요!

우리의 편지가 서로의 연결점이 되어 더 풍부한 세상을 만들면 좋겠어요.
그럼, 앞으로 잘부탁드려요!

#첫번째 상상조각 KEY WORD : 미래사회, SF, 사랑

 첫번째 편지의 글은 제 첫 시나리오 세계관의 일부분을 가져와봤어요. 대학교 입학해서 처음으로 쓴 시나리오인데요, 단편으로 썼던 글이 아쉬워 조금씩 발전시켰답니다. 지금은 중단편 소설정도 분량까지 키워낸 이야기인데, 조금 더 펼쳐서 장편 혹은 시리즈물로 개발해보려고 해요. 

 <반려가족>은 N포세대를 넘어 N택세대가 되어버린 미래사회의 이야기에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이것만큼은 택해야 하는 것. 여러분들은 어떤 것을 선택하실건가요?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먼저 포기한 '사랑'을 택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인간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외로움을 느끼거든요. 

 이 이야기에는 이기적이고 직선의 사랑이 서로를 찌르기만 하는, 외로움에 사무쳐 폭주해버린 생물체들이 나와요. 그들의 사랑은 돌아오지 않죠. 조금 과격한 짝사랑만 가득할 뿐이에요. 이기적인 사랑의 궤도는 뱅글뱅글 돌기만 해 지구를 멸망시킬 허리케인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절망스러운 세상에서 가현은 어떻게 인간들을 구해낼 것인가.. 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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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아트로그 : 영화 <그래비티>

다시 시작하기까지, 이렇게 어려운게 맞아요
 첫번째 편지니까 가볍게 영화 리뷰로 시작해볼까봐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 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할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화에요. 이번 'SEA.U의 조각바다'를 시작하기에도 이 영화의 도움이 컸답니다. 여러분, 위에 있는 영화 타이틀을 기억하시나요? 이 타이틀은 총 두번, 영화의 시작과 끝에 등장합니다. 저는 유독 영화의 끝에 등장하는 타이틀이 기억에 남아요. 마치 영화가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것 같거든요. 
  <그래비티>는 주인공 라이언 스톤 박사가 우주에 표류하게 되면서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절박한 재난상황을 그린 영화입니다. 생존물, 재난물 장르의 특성상 우리는 주인공을 숨가쁘게 따라갈 수 밖에 없어요. 딴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사고가 들이닥치고, 숨돌릴 틈도 없이 무작정 도망가야하죠. 그래비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가 시작된지 10분만에, 그것도 너무 평화롭고 주제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바로 옆에서 함께 떠들고 작업하던 동료와 떨어져 우주 너머로 날아가버립니다. 충격에 빠질 틈도 없이 우주 잔해들은 라이언을 덮치고, 공허하고 고요한 우주는 소리없는 비명으로 가득차게되죠. '우주'라는 광활하고 스케일 큰 공간, 일반적으로 겪을 수 없는 종류의 재난상황은 관객들 역시 패닉에 빠지게 만듭니다. 우리는 10분만에 라이언이라는 주인공에게 완벽히 흡수될 수 밖에 없어요. 
 이 영화의 제일 큰 매력이자 다른 영화와의 차별점은 주인공 '라이언 스톤'에게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난물을 떠올려볼까요? 좀비로부터 도망치는 이야기,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오는 이야기,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퍼진 이야기... 다들 떠오르는게 하나쯤은 있으실거에요. 그 재난물의 주인공을 생각해보세요. 아주 명확한 '삶'의 목표가 있지 않던가요? 모두가 포기할 것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도 '나는 살아서 누구를 만날거야...', '그애를 위해 살아야해...!' 와 같은, 어둠으로 덮여지지 않는 주인공만의 희망이 있어요. 무기력한 주인공이라면, 그런 주인공을 바꿔줄 동료가 주변에 존재하죠. 그런데 라이언 스톤은 어떤가요? 그 넓은 우주에 혼자 있어요. 심지어 오래전 딸을 잃고 어떻게 생을 존속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공허한 상태였죠. 어쩌면 우주라는 공간은 딸을 잃고 텅 비어버린 라이언 스톤을 표현한 공간일지도 모릅니다.
 라이언 스톤에게 지구라는 곳은 딸을 잃은 아픔만 가득한 공간이었어요. 라이언 스톤은 우주가 '고요해서' 좋다고 말합니다. 그녀에게 지구는 큰 충격과 사고가 가득했던, 그 휴우증으로 늘 시끄러웠던 공간이었죠. 그런 그녀가 지구를 벗어나, 지구를 지켜보는 우주의 관측 기계를 고치며 살아가는 것은 '지구=딸과의 삶'에 대한 그리움과 벗어나고 싶은 스트레스 등 라이언 스톤의 복합적인 상태를 보여줍니다. 그런 라이언이 '난 우주가 싫어' 라고 말하며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기까지,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할 만큼 정신없이 상황에 휩쓸리며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명확한 이유는 없어요. <그래비티>를 보고 있으면, 죽는듯 살아가던 주인공 라이언스톤도 어쩌다보니 생존하려 하게 되고, 보고 있는 관객들도 라이언에 동화되어 살기 위한 발악을 함께하게 됩니다. 그렇게 숨가쁜 한시간 30분이 지나면 우리는 비로소 살게 되었음을 느끼고 한발자국 어렵게 내딛게 되는거에요. 
 너무 유명한 장면이죠? 이 영화를 조금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그래비티>가 생명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영화라는 것을 알고 계실거에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다른 본인의 작품에서도 '생명'의 존귀함과 신성함을 이야기합니다. <그래비티>에서는 독특하게도,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고 무상한 삶을 사는 성인이 '생명의 탄생'을 보여주고 있어요. 위 장면이 유명한 이유는, 무중력 상태의 라이언 스톤이 마치 어머니의 뱃속 태아와 같은 형상으로 연상되기 때문이죠. 우주에서의 이 모든 이야기가 라이언 스톤의 '탄생'이라면, 우리는 앞서 지나쳤던 여러 이야기들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어요. 이 영화는 우주에서 표류된 라이언스톤의 지구 귀환기가 아닌, 현실에서 도피하여 죽어있던 주인공이 어둠을 헤쳐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에요.
이 영화는 엔딩이 너무 멋지답니다. 한번 쭉 보시겠어요??  
 탄생, 한 삶의 시작에 걸맞는 엔딩이죠. 태아였던 생명체가 양수 속에서 나와, 비틀거리지만 위대한 한걸음을 내딛고, 두 발로 일어서서, 새로운 삶을 향해 걸어가고, 또 하나의 영화가 시작될 것 같은 타이틀로 끝을 내는... 저는 이 영화를 여러번 다시 봤지만, 여전히 엔딩을 보면 앞에 내용이 희미해져요.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 모든 과정들이 완벽하게 목표를 이룬 것 같달까요. 다시 돌아왔다, 이루어냈다!! 가 아닌, 앞으로 무엇을 하던간에 하고 후련해진 결말이 정말 상쾌한 신선함이었어요. 
 <그래비티>는 죽어있던 주인공이 다시 마음을 먹고 새롭게 살아가는,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담았어요. 너무 어렵고, 두렵고, 어지러워요. 모두들 비슷한 경험이 있을거에요.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죠. 뭐 하나 해보려고 하는게 왜 이렇게 힘든건지. 하면 안될 것을 하고 있는건지. 그래서 리뷰 제목을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다시 시작하기까지, 이렇게 어려운게 맞아요. 그리고 그것을 결국에 해낸 당신은 앞으로 어떤 것을 하게 되던간에, 충분히 가치있고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될거에요.


첫번째 편지는 어떠셨나요?
첫 시작이 떠오르는 것들을 가져왔는데, 괜찮으셨을지 모르겠네요.
편지가 좋았다면, 혹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아래 SEA.U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해주세요!
그럼, 10일 뒤에는 더 풍부한 생각을 담은 편지를 가져올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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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끔 여러분들의 편지도 보내주세요❣️
제 편지의 감상, 개선할 점, 떠오른 아이디어, 재미있는 제안 등
여러분의 의견과 생각이 담긴 편지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SEA.U는 창작자와 연결, 협업, 시너지를 지향하며 'S.O.I'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O.I - Sea Of the Imagin'은 서로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예술가들의 커뮤니티입니다.
관련이 있는, 없는 분야지만 모두 모여 같이 작업을 하기도 하고, 스터디를 가지기도 하고, 여러 소통을 하면서 더 다양하고 도전적인 예술을 창작하고 있어요!
더 자주 SEA.U의 소식을 듣고 싶다면??
see you again, in the sea of the imagin
sti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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