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29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됩니다. 산지니는 매년 열리는 부국제와 인연이 깊은데요. 2021년에는 E-IP 마켓에 청소년 소설 <혜수, 해수>가 선정되어 영상화를 위한 미팅을 했고, 작년에는 ACFM 아시아콘텐츠 필름마켓에 참여하여 산지니의 소설들을 여러 바이어에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의전당이 근처에 있어 매일 출퇴근길에 지나기도 하고요. 
부산에서 개최되는 큰 축제 중 하나인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맞아 다양한 영화 이야기를 담은 책과, 편집자가 사심을 담아 선정한 ‘영화화되면 좋을 책’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영화 감상과 함께 책도 읽으며 영화에 대한 깊은 지식을 쌓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책과 함께라면 영화 감상하는 재미가 2배!

#미국 영화비평의 혁명가들

(데이비드 보드웰 지음, 옥미나 옮김, 원제: The Rapsodes) 

얼마 전 참가한 문학 세미나 질의응답 시간에 인상 깊은 일이 있었습니다. 발제를 해주신 문학평론가분께, 한 관객께서 ‘평론이 왜 필요한가’라고 물으셨습니다. 비평・평론을 자주 접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한 번도 평론의 역할을 고민해 보지 못했습니다. 평론가들은 그들이 속한 산업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영향을 끼칠까요?

<미국 영화비평의 혁명가들>은 평론가들에 주목한 책입니다. 미국 영화평론의 선구자 오티스 퍼거슨, 제임스 에이지, 매니 파버, 파커 타일러는 할리우드의 황금기(1930~1950년대)에 활발히 활동한 평론가들인데요. 그들의 날카로운 비평은 미국 영화 문화를 뒤바꿔 놓았습니다.

이 책은 매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과 산지니가 함께 작업한 책입니다. 부국제라는 큰 축제가 열리면 영화, 감독, 그리고 배우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구성하는 것은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관객을 대표하고, 때로는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평론가들도 산업의 한 주축입니다. 이번 부국제에서 영화를 보신 후, 이 책을 읽으며 평론과 비평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요.

#2000년 이후의 독일영화

(윤종욱 지음, 2021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부산국제영화제 공식사이트에 들어가 상영작 리스트 페이지에서 ‘Germany’를 검색했습니다이번 영화제에는 14개의 독일 영화가 상영이 되는군요기억을 더듬어 좀 더 익숙한 이름을 찾아봅니다. 앙겔라 샤넬렉 감독의 <뮤직>을 발견했습니다배우이자 감독인 앙겔라 샤넬렉은 <나는 집에 있었지만…>(2019)으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이번 영화제에 공개되는 <뮤직>으로 제73회 베를린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영화 <뮤직>은 그리스 섬을 배경으로태어나는 순간부터 줄곧 죽음과 상실을 경험해야 했던 남자 이오네의 여정을 보여주는데요기존의 샤넬렉 영화와 마찬가지로 연출과 기술의 개입이 최소화된미니멀리즘을 기조로 하는 그의 연출 미학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조금이나마 여러분 앞에서 독일영화나 감독에 대해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2000년 이후의 독일영화덕분입니다앙겔라 샤넬렉 감독은 이 책의 ‘2000년대 주요 독일감독에서 다루고 있는 다섯 명의 감독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책은 뉴저먼시네마 이후 국제적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던 독일영화가 어떻게 다시 전 세계 관객의 주목을 받게 되었는지를 분석합니다영화제가 아니면 극장에서 만나기 힘든 독일영화이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길 바랍니다물론 책도 미리 읽고 가면 더 좋겠죠?


영화 <뮤직> 스틸컷 (출처: 부산국제영화제 공식사이트)

(다이진화 지음, 이현복·성옥례 옮김, 원제: 霧中風景)
작년 배우 양조위에 이어 올해는 배우 주윤발이 부국제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의 검열과 심의로 중국 영화는 우리에게서 멀어졌지만, 영화제를 통해 중화권 영화계의 영원한 따거(큰 형님)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 영화는 1978년, 문화대혁명이라는 격변 혹은 폭력의 경험 이후 관변의 정치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경험을 표현하고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중풍경>은 중국이 개혁 개방으로 모든 정책을 전환하면서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게 된 1978년부터 글로벌리즘에 처하게 된 1998년까지의 중국 영화를 분석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줄거리 소개에서 벗어나 어떠한 문화적 변화 속에서 영화가 창작되었는지, 그리고 그 영화는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세밀하게 조명합니다. 중국 영화에 대한 심려와 애정,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저술된 만큼 중국 내에서는 영화 종사자들의 필독서라고 합니다. 
좋은 영화를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좋은 영화를 알아보는 것이다! 문화 속의 영화를, 영화 속의 문화를 발견하는 법을 <무중풍경>을 통해 배워보는 건 어떨까요?
편집자의 사심을 담은 영화화되면 좋을 책 
(김옥숙 지음, 장편소설)

<배달의 천국>은 코로나 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의 현실을 그린 소설입니다. 식당 홀 매출이 떨어져 배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자영업자와 이들을 착취의 굴레에 가두는 배달 앱 플랫폼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내포한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내 주변의 모습을 꼭 닮은, 현실 반영적 영화가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합니다. 플랫폼 자본주의의 문제를 고발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고요. 그리고 사실 무엇보다… 소설의 장르가 “추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작품에는 스릴러 요소가 살짝 곁들여져 있습니다. 식당 별점리뷰를 두고 벌이는 식당 사장과 악플러의 대결, 그리고 파국적인 결말…!(결말은 비밀입니다😁)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구조가 명확한 이 소설을 영화화한다면, 소설에 곁들여진 스릴러 요소를 좀 더 부각해 군데군데 배치하면 좋겠어요. 몰입도 높은, 쫄깃한 극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조화진 지음, 장편소설)
<S언니 시대>는 1970년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중학생 수자와 S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 어쩐지 지난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 1970년대라는 생소한 시대임에도 소설의 배경과 그 시대의 문화가 잘 그려졌던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떠올렸던 영화는 바로 <써니>인데요. 여러모로 <S언니 시대>와 맞물리는 지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 여성들의 우정을 다루고 있는 부분도 그렇고, 그들 간의 연대를 그리고 있는 부분도 그렇고요. <써니> 속 소심한 성격의 나미와 달리 <S언니 시대>의 수자는 시니컬한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아 조금 더 새침한 매력이 있지만요. 시대에 맞서고 또 순응할 수밖에 없었던 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S언니 시대>. 영화화를 통해 이런 멋진 여성들의 연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이달의 신간
전후일본의 역사인식
이오키베 가오루 외 지음, 동서대학교 일본연구센터 옮김 | 352쪽 | 28,000

몇 년 사이 완전히 달라진 한일관계, 그 기저에는 역사인식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인식의 문제는 지금 양국의 관계와 앞으로의 행보를 예측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를 정치외교사적 관점에서 돌아본다.
사라진 홍콩
류영하 지음 | 368쪽 | 25,800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홍콩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어떻게 형성되어 왔을까. 30여 년간 홍콩사회와 홍콩인 정체성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 온 류영하 교수가 아편전쟁부터 지금에 이르는 홍콩 정체성의 변천을 살핀다중국과 홍콩 정체성의 충돌과 그 갈등의 해법은 있는지 모색해 보고자 한다.
안드라스 쉬프 - 음악은 고요로부터
안드라스 쉬프 지음, 김윤미 윤종욱 옮김 | 464쪽 | 29,800

클래식 애호가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의 책이 국내 처음으로 출간되었다음악 저널리스트 마르틴 마이어와의 대담과 쉬프가 그간 여러 지면에 발표한 에세이를 한데 모았다이 책을 통해 안드라스 쉬프의 생애와 그가 말하는 음악의 본질에 대해 느낄 수 있다.
홍콩 산책(개정판)
류영하 지음 | 224쪽 | 18,000원
출간예정

홍콩 인문여행 에세이 <홍콩 산책>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2019년 출간 이후 4여 년간 홍콩은 많은 것이 변했다홍콩 전문가 류영하 교수는 그간 홍콩이 겪은 변화를 책에 다시 담아냈다화려한 야경쇼핑의 도시 그 너머에 가려졌던 진짜 홍콩의 모습을 20개의 키워드로 만나보자.
이달의 산지니는
▶ 출판도시 인문학당_<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권종호 저자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권종호 경찰관의 열정”
권종호: 고독사 기준과 더불어 사망자에 대한 통계도 중요하다. 정확한 수치를 알아야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자체와 보건복지부의 고독사 통계가 달랐다. 이는 인력과 의지가 부족한 지자체, 고독사를 업무를 담당할 수 없는 경찰에서 비롯된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독사 현장 실사팀을 제안한다.

고독사 현장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조사팀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현실에 맞는, 우리 사회에 맞는 고독사 예방책을 수립할 수 있다.


우리는 왜 고독사를 막지 못할까요. 이번 인문학당 강연에서는 권종호 저자와 함께 고독사 현실을 알고 대책을 강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저자 강연 자세히 보러가기

🎤행사 안내  
지역 출판사들의 축제, 2023 한국지역도서전
부산 수영구에서 개최됩니다!

비 소식으로 연기되었던 2023 부산수영구 한국지역도서전이 10월 20일(금)~22일(일) 개최됩니다. 깊어가는 가을, 10월의 화창한 날씨에서 열릴 도서전이 무척 기대되는데요! 지역도서전에서는 전국 여러 지역의 출판사와 서점이 모여 책의 축제를 만드는 만큼 책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에게 아주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책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작가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도 준비되어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독자 여러분 모두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시고, 선선한 10월의 바다에서 만나요:D

독서 아카데미 3차 수강생 모집

산지니 독서 아카데미 <기후위기와 문학의 대화> 마지막 3차 회원을 모집합니다. 3차에서는 기후위기와 문학의 관계를 철학을 바탕으로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문학과 문학 비평의 과제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3차 산지니 독서 아카데미 일정
✔ 기후 위기와 시적 과제: 최정란(시인)
  -일시: 10월 5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나희덕, <문명의 바깥으로>(창비)

✔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소설의 양상: 정광모(소설가)
  -일시: 10월 12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김기창, <기후 변화 시대의 사랑>(민음사)

✔ 인류세의 철학과 문학 비평의 과제: 구모룡(문학평론가)
  -일시: 10월 19일 오후 2시
  -장소: 산지니X공간
함께 읽을 책: 시노하라 마사타케(조성환 외 역), <인류세의 철학>(모시는사람들)
                     백무산, <이렇게 한심한 시절의 아침에>(창비)


신청하기: https://bitly.ws/SbjM

독서아카데미 12강, ‘인류세와 죽음의 존재론적 의미’, 김서라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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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은 2020년 첫 시작을 알린 반연간지입니다. “주류 담론의 지형을 뒤흔들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문학/사상>은 기존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던 여러 담론들에 대해 심도 깊게 이야기 나누는 텍스트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또한, 인문학의 위기에 맞서 문학과 사상에 대해 논하고, 분과학문의 벽을 허무는 통합 인문학적 사고를 위한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문학/사상 7호 기후위기
기후위기 시대에 인류와 지구가 처한 상황들을 직시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이 나아가야 할 향방, 암담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어야 하는 이유 등,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담론들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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