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22년 11월, 나란히 섬 53

창신동에 2018년부터 이주민 지형 변화가 두드러지며(해당 내용 뉴스레터), 베트남 유학생 상담 요청이 증가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임금체불 등 노동 문제를 가지고 한국어 사용이 유창한 한국인이나 베트남인과 함께 센터를 찾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또한 국내 외국인 유학생 증가에 원인을 둘 수 있겠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1999년, 1623명이었던 유학생 수가 2020년에 이르러 100배인 163,697명에 이르렀습니다. 코로나19, 팬더믹 기간에도 큰 변화 없이 유학생은 전체 외국인 가운데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들과 상담과 후속조치가 원활치 못했습니다. 피해자 대다수가 시간제 취업허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임금체불은 노동부를 통해 해결한다 해도 이후 사업주의 불법취업 고발로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때 받은 벌금 때문에 학교 졸업 후 구직비자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란 위험을 알리면 열에 아홉은 사건 진행을 두려워합니다. 시간제 취업허가가 있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인데 이가 그리 힘들었을까요?

 

   허가를 받기 위해선 한국어 토픽 4급과 직전 학기 학점 평균 2.0을 충족해야 합니다. 유학생이 기준에 달하면 학교에서 시간제 취업을 위한 확인서를 받아, 법무부 관할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체류 자격외 활동허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학부 평균 주당 20시간 이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학생 대부분은 베트남이나 몽골 등 저소득 국가 출신입니다. 이들이 하루 2~5 시간 일해서 받는 알바비로는 한국 생활이 녹록치 않습니다.


   유학생인데 무슨 일이냐 공부가 먼저 아니냐? 규칙대로 해야지, 경제적 희생은 감수해야하지 않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2000년 중반부터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한국은 공부와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나라임을 앞세웠습니다. 20년 전 제도가 세워졌을 때와 비교하여 국내 및 전 세계 물가는 크게 상승했습니다. 그때는 2700원에 먹을 수 있던 자장면이 이제는 6000원입니다.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유학생 지원 제도를 묵묵히 따르려 해도 주위의 유혹이 만만치 않습니다.

<SNS 베트남 유학생 그룹, 구인 광고>

   서비스업 구인란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선주민 노동자가 카페나 음식점에서 일하는 것보다 플랫폼 배달업을 선호하는 경향은 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일할 선주민을 구할 수 없으니, 위에 구인들처럼 외국인 유학생을 주목합니다. 코로나로 불경기가 더해져 유학생 구인 요건도 변화합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2~3명을 고용하기 보단 1명이 낫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주 20시간 근무는 부족합니다. 이러다 보니 유학생이 일할 수 있는 자격을 가졌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학생이 취업 이후 출입국사무소에 제출해야하는 표준근로계약서와 사업등록증도 제공할 수 없습니다. 서류로 보장할 수 없는 계약엔 위험요소가 따릅니다. 노동력 착취라는 위험을 유학생 혼자만 질 수 없습니다. 이런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페널티 또한 필요합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유학생 취업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정부는 고민해야 합니다.

 

   시간제 취업 제도 전체가 잘못 된 건 아닙니다. 취업 아니 학업을 위해서도 한국어 능력은 필요 합니다. 그런데, 상담에서 만난 상당수의 베트남 유학생들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이야기 하지 못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나오지 않는 한국어가 학업이라 다를까요? 유학생의 한국어 실력은 대학 수업의 질과 관련 있습니다. 이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수업이 불가합니다. 이 때문에 같이 수업을 듣는 내국인 학생들과의 갈등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제도 이전에, 대학이 유학생을 엄정히 선발 했는가를 묻게 합니다.


   2000년대 이후,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에 처한 대학이 교육부 정원 외 모집이 가능한 외국인 유학생들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위기를 벗어난 이후에도 여전히 대학은 유학생 유치에만 관심합니다. 국내 여느 이주민 정책처럼, 이들의 정착은 나몰라하고 말입니다. 대학의 유학생 관리는 선발에 그칠 수 없습니다. 힘들게 어학연수를 마치고 학사 과정에 올라, 졸업을 하여도 국내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학사 기간 중에 진로나 취업 지원이필요합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현재,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베트남 유학생과 나눴습니다. 이 내용에 동감한다는 호앙 씨는 지난 클린 하이킹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아래는 호앙 씨와 베트남 유학생 관련해 나눈 인터뷰입니다.   

<호앙씨와 줌 인터뷰>

서울   2020년, 어학연수 과정을 중도탈락하고 미등록자가 된 수가 20,330명에 달했습니다.

         그 가운데 10%인 16,572명이 베트남 출신이었습니다(출처: 더불어민주당 이탄희의원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호앙   유학생들이 방값이 싸고 교통이 편한 종로구 창신, 숭인동 근처에 많이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탈 이후에도 원래 있던 곳에 머물지 않을까요?

 

서울   우리 주위 유학생들이 이탈하여 미등록 체류상태에 머물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요?

호앙   어학당에서 배우는 한국어는 충분치 못합니다. 센터와 같은 곳에서 한국 문화와 더불어

        한국어를 배우면 학업 뿐 아니라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학교로부터

        이탈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   우리 지역 유학생들 공동체나 아지트를 찾을 수 있을까요?

호앙   유학생들은 지역보다 주로 소속된 학교 위주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서울   그렇다면 지역 유학생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선주민 센터직원으로는 이들과

        관계를 맺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호앙   이런 활동,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습니다. 상황이 닿아 종로구 베트남 유학생과 이주민을

        만나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행과 더불어 선행을 나누려고 북한산에 함께 올랐던 호앙씨의 발걸음이 이제, 산동네 창신동으로 이어지려 합니다. 한국어 사용이 미숙한 이들을 위해 이주민 봉사자들의 참여가 더욱 더 필요합니다. 호앙씨와 같은 선의가 더욱 귀해지고 있습니다.

10월 후원 명단
단체후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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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후원금

- 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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