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의 침공 & 예고된 논란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오늘의 어거스트
오늘은 스포티파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도 창대할까요? 

글로벌 최대 음악 플랫폼이라는 스포티파이, 의외로 미움받는 플랫폼이라는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속을 들여다봅니다.
💣 이번 주 에디터는 FRI 입니다

💬 오늘의 에디터 PICK
달의 하루「염라(Karma)」 Music Video
 신나는 노래인데 마음은 안타깝습니다. 이 곡을 만드신 달의 하루 팀의 작곡가 ampstyle 님이 얼마전 세상을 떠나셨거든요. 작게나마 들린다면, 당신의 음악은 영원히 슬프지 않을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스포티파이가 이번엔 진짜 와요?!

오래 기다렸습니다.
바로 '스포티파이'를요.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텐데요, 스포티파이는 스웨덴에서 탄생한 글로벌 최대 음악 플랫폼입니다. 그 규모가 어떤지 보니 2020년 상반기 기준 가입자수가 2억 9900만명, 유료 가입자 수는 1억 3800만명을 보유중입니다. 지난 5월 즈음,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대치동의 위워크 건물에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 진출을 준비한다는 기사가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비롯한 이해집단과의 음원수익에 대한 배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말만 무성하게 들릴뿐, 이렇다할 진출 소식이 없었죠. 현재 국내 음악플랫폼의 음원 수익은 기획사, 가수, 작곡가, 작사가를 포함한 창작자가 65%, 음악유통사가 35%로 배분하는 방식인데, 스포티파이는 국내 업체들에 비해 낮게 혹은 다르게 수익 배분을 하겠다고 협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런데! 이제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스웨덴 경제 저널리스트 스벤 칼손과 레이욘휘부드가 스포티파이의 성공 전략에 대해 쓴 책 <스포티파이 플레이>에 대한 리뷰를 비롯해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점쳐보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 밑밥을 까는거에요. 이제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나봅니다. 사재기가 넘실대는 멜론도 지겹고, 한국 계정으로 쓰는 애플뮤직은 특별할게 없고, 유튜브 뮤직(유튜브 프리미엄)도 메리트를 모르겠는 와중에 음악 추천 알고리즘의 강자 스포티파이가 강림하신다고 해서 몹시 기대를 했었죠. 그런데, 제가 스포티파이를 잘 몰랐던거 같아요. 어쩌면 여기저기에서 다 미움받을 수 있는 서비스더라구요. 왜 그런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오늘 한번 이야기해볼게요.
🙋 먼저 스포티파이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요
2000년대 초반, 개발자였던 다니엘 에크는 음원을 불법으로 다운받는 것이 횡행해 음반시장이 위축되자, 음원 저작권자에게는 합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소비자들은 합법적으로 무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그런 그의 계획에 동참한 마르틴 로렌손과 함께 2006년 스포티파이를 만들고 2008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료로 음원을 들을 수 있게 하되, 유튜브 프리미엄이 광고를 없애주듯 광고를 듣고 싶지 않은 이용자들은 월정액제에 가입하도록 유도합니다. 그 이용료와 광고료의 70%는 음원 저작권자에게 지급하죠.  

💎 그럼 스포티파이는 이 수익모델로 성공하고 있을까요
아직 성공이라는 말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음원 시장에서 승기를 잡던, '애플을 이긴 스타트업'이라는 수식어는 거창하지만 갈 길은 멀어보입니다. 스포티파이는 매년 적자입니다. 버는 돈에 비해 저작권자에게 가는 돈이 크다고 하네요.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조를 버리지 않고 있으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대신 팟캐스트 산업에 뜻을 두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미셸 오바마 등을 필두로 한 독점 팟캐스트 콘텐츠도 만들고 있습니다.
🍋 스포티파이가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 말고, 매력적인 점은 무엇일까요
스포티파이하면 '큐레이션'이 손꼽힙니다. 제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답게 재생 이력을 참고할 수 있는 이용자들 풀이 큰데다, 큐레이션 담당자들이 만든 15억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인디 뮤지션이나 잘 알려지지 않는 음악들을 적재적소에 섞여있어 뻔하지 않다는 평이 많습니다. 음악 좀 듣는다, 하는 사람들이 행운과 같은 음악을 발견하기에 좋은 곳이죠. 게다가 혐오표현을 사용하거나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아티스트의 음악은 스포티파이에서 내쫓긴다고 하니, 여러모로 요즘 감성과 잘 맞죠?  

😬
근데 왜 미움을 받을까요?

배배 꼬여버린 생각일 수도 있지만, 저는 기업이 내놓는 이상적인 슬로건은 마케팅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를테면 스포티파이의 창업자 다니엘 에크가 "수백만명의 음악인이 자신의 예술로 먹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이야기는 진심이겠죠. 정말로 진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가 이끄는 사업은 자선 사업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그의 신념과는 대치되어 보이는 행보를 보여 꽤나 당황스러우니까요.

11월 2일, 스포티파이는 '디스커버리 모드'라는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디스커버리 모드는 스포티파이의 라디오 세션, 오토플레이 기능에서 일단 적용되는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에 참여하겠다고 결정한 아티스트, 레이블은 자신들의 노래를 스포티파이의 큐레이션에 자연스럽게 섞여들어가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동화된 큐레이팅 시스템을 일정 부분 수동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참여하는 데 별도의 돈을 지불하는 형식은 아니고, 해당 모드를 통해 벌어들인 음원 수익이 더 적어지게 만드는 형식입니다. 아티스트와 음반회사로 하여금 결국은 어느 정도의 손해(=비용)를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죠.

물론 음악계에서는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10월 말 뮤지션 및 음악 관계자 조합(Union of Musicians and Allied Workers)은 '스포티파이에 정의를 (Justice For Spotify)' 캠페인을 벌이며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했습니다.  밥 딜런,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콜드플레이, 테일러 스위프트 등 많은 아티스트와 사이가 좋지 않은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음악 전문지 <피치포크>는 스포티파이가 현대화된 '페이올라'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여기서 잠깐 페이올라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죠. 

페이올라(Payola)는 돈을 지불한다는 '페이(pay)'와 축음기의 한 종류인 '빅트롤라(Victrola)'의 합성어라고도 하고 라디오 장비에 많이 쓰이던 접미사 'ola'를 붙였다는 말도 있습니다. 어쨌든, 페이올라는 원래 라디오에 자신의 음악을 틀어달라고 돈이나 선물을 DJ 및 관계자에게 주는 불법적인 관행을 일컫습니다. 피치포크지는 스포티파이가 '디스커버리 모드'라는 이름으로 음반 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해당 음악을 우선 추천, 플레이스트 큐레이션에 넣는 방식으로 노출빈도를 늘리는 것현대판 페이올라 아니냐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직접 금품수수를 할만큼 자본금이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엔 적은 음원 수익을 배분함으로써 스포티파이가 그만큼의 돈을 더 받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광고를 듣고 싶지 않다고 유료로 가입한 소비자들은 자신이 듣는 플레이리스트 안에 '광고인 음악'까지 듣게 되는 웃지 못할 일이 생기는거죠.

👂
너무 궁금해요, 그 실력이 어떤지
물론 이 모든게 스포티파이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하나의 전략이 되죠. 스포티파이 측도 문제가 되고 있는 디스커버리 모드는 단순히 실험이라고 하고 있고, 그 실험이 성공할 수도 있으니 지켜볼만은 할 것 같습니다. 되도록 빨리 한국에 들어왔으면 하네요. 얼마나 큐레이션을 잘하는지 얼른 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이야기해보죠. 정말 스포티파이가 애플을 이기는지.  

오늘 글을 피드백 해주세요!
💌  주 화요일 오전에 뵙겠습니다 :)
💎 AUGUST Edited by MON, TUE, WED, THU, FRI
💌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 어거스트 구독하기
      어거스트 구독 링크를 복사해 친구들에게 알려주세요!
Copyright © AUGUST All rights reserved.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