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맞춘 삶이 아닌, 삶에 맞춘 집

어려서부터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아왔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파트가 아닌 집이 제겐 오히려 신기했습니다. 아파트 이외의 집에서 사는 삶은 상상이 잘 되지 않았죠. <브리크brique>를 접하고 에디터로 이직한 것도 어쩌면 다른 삶에 대한 궁금증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요즘은 세상에 있는 집의 개수만큼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살아온 그간의 생활은 규격화된 공간에 제 삶을 맞추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살고 싶은 대로 공간을 꾸미는 게 아니라, 공간이 허락하는 만큼만 제가 선택할 수 있었죠. 그야말로 '집에 맞춰진 삶'이었던 거죠.

반면에 <브리크brique>를 통해 만난 취재원들은 '삶에 맞춘 집'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단칸방이라도 발품을 팔아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미기도 하고, 전문가를 찾아 일생의 꿈을 담은 보금자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집과 사는 이야기를 접하다 보니, 새삼 제 삶도 돌아보게 됩니다.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걸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삶의 방식이 한 가지로만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도 어렵고, 더 나은 삶을 고민하기도 어려울 테니까요. 마치 제가 아파트 이외의 삶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요. 
 
오늘 저희가 뉴스레터에서 소개해드리는 다양한 집을 통해 더 나은 삶,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종우 에디터 드림


광주 동명동 구도심 골목 사이, 콕 박힌 길쭉한 땅에 지어진 집이 있습니다. 양 옆 건물과, 아래위 상가공간과 주거공간을 요철처럼 이어주는 모양새 덕분에 집 이름도 '콕coak'이라 지어졌죠.

이 집은 외형뿐 아니라 내부 구조도 아주 특이합니다. 층고와 출입구까지 다른 상가와 주거공간을 연결하고, 주야 교대근무로 독립적 생활이 필요한 부부를 위해 단차와 스킵플로어를 활용해 공간을 구분했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위해 책 읽는 다락과 건식 욕조, 발코니 평상까지 만들어 집을 흥미진진한 놀이터로 바꿔놨습니다. 

집 짓는 과정이 "언제나 좋았다"는 건축주 부부. 도대체 건축가와 어떤 소통이 있었길래 이런 평가가 가능할까요? 

창업 10년차에 자신의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꾼 조한준 건축가. 차별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결단이자 자신감의 표현으로 느껴졌습니다. '뿔' '틈' '이오스' 등 협소주택 설계로 탁월함을 보였던 그에게 '좋은 집'의 정의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건축가가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그러려면 의뢰인의 엉뚱한 요구에 반박할 수 있는 소통 능력과 타협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상가주택 '콕'을 비롯, 그의 손을 거쳐 나온 다양한 집들을 함께 둘러 보시죠.

류월의 제주 | 제이와이 아키텍츠
용인 흥덕하우스 | 제이와이 아키텍츠
합정 파셜플리츠 | 씨:드 CIID
통영 지그재그 펜션 | 리슈 건축사사무소

친숙한 삶의 공간인 도시를 색다른 시선과 태도로 조망한 전시 <CITYSCAPE>가 이번주 금요일(7월10일)부터 부산 디오티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이번 전시는 도시를 삶의 흔적이 쌓인 '양피지'로 보고 도시 위에 그려진 인문학적 텍스트를 읽어내, 작가들 자신만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전시입니다. 작가 개개인이 이방인의 관점에서, 인공물의 관점에서,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새로운 관점에서 도시를 재해석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익숙한 도시 공간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전시에는 백재헌 작가의 <블라인드 시티>, 홍성우 작가의 <APT-HV-2>, 황문정 작가의 <회양목> 등 총 25점의 작품이 선보입니다. 전시는 오는 8월23일(일)까지 계속됩니다.

<브리크brique>는 도시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창의적인 주거 공간을 기록하고, 공간을 통해 위로와 휴식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확산하는 온·오프라인 미디어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 ‘집’이 탄생하기까지 과정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봅니다.
집의 탄생을 주도한 기획자, 집을 설계한 건축가, 그 집에 사는 거주자를 만나 공간과 삶에 관해 나눈 이야기를 대화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공간에 가치를 더하는 여러 오브제도 다루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해법으로 풀어낸 다양한 집들도 함께 소개합니다.
종이책은 교보문고 전국 매장, 스틸북스, 책발전소 광교, 최인아책방 등 오프라인 서점과 인터넷교보,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서점에서 각각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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