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신사 성장 전략 2.넷플릭스vs.애플
 2022.05.11 22-019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무신사,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02 넷플릭스와 애플의 엇갈린 행보
  03 뉴스 TOP5 - '반격에 나선 아마존'

   

무신사,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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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오면 진짜 실력이 드러납니다

지난주 이커머스 업계의 최대 화젯거리는 역시 아마존의 어닝쇼크였습니다. 그리고 사실 아마존뿐 아니라, 미국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위기가 찾아온 건, 팬데믹이 끝나고 리오프닝에 접어들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미국이 국내보다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더 빨랐던 만큼,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곧 때아닌 겨울을 맞이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당연히 시장 환경이 어려워진다고, 모든 기업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진 않을 겁니다. 근 2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곳이 있는 반면, 오히려 후퇴한 곳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결국 이러한 변화의 시기엔 진짜 실력이 드러나게 될 텐데요. 어떻게 이를 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 어디보다 무신사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꾀가 많은 무신사가 준비한 세 개의 굴

혹시 교토삼굴이라는 사자성어를 아시나요? 현명한 토끼는 위기에 대비하여 늘 세 개의 굴을 파고 산다는 뜻인데, 무신사에게 정말 어울리는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신사가 근래 들어 집중하고 있는 3가지 전략은, 마치 리오프닝 시대를 예견이나 한 듯 딱 들어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무신사는 무신사 부티크, 무신사 키즈, 무신사 플레이어 등 전문관을 확장하는 전략을 통해 고객생애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건, 온라인 침투율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즉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고객의 수가 늘어나면서, 그간 성장해왔는데, 이제 넘어올 사람은 다 넘어왔으니 양적 성장이 어려워진 겁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신규 고객 유치보다는 기존 고객 유지 및 강화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무신사는 카테고리 영역을 확장하여, 고객이 떠나지 못하게 붙잡는 동시에, 고객 한 명 한 명의 구매 금액을 키우는 액션을 이미 작년부터 해왔던 겁니다.
 
출처: 무신사 

또한 동시에, 무신사는 기존 핵심 고객과 중복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고객을 정조준한 신사업을 론칭하고 있습니다. X세대 여성 패션 플랫폼을 지향하는 신규 서비스 레이지나잇이 대표적인데요. 온라인으로 패션의류를 구매하는 것에 아직은 서툰 40대 이상 고객을 핀셋 공략하면서 둔화된 성장성을 보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뿐 아니라, 29CM와 스타일쉐어를 인수하거나, 솔드아웃을 만든 것도, 크게는 같은 맥락의 일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더욱이 본진인 무신사가 워낙 버티컬 카테고리 내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고, 수익도 안정적으로 내고 있는 만큼, 오히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사업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신사는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며, 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선 무신사 테라스 2호점을 성수에 오픈하였고요. 예일과 협업한 브랜디드 카페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홍대에서 성공을 거둔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강남역 대로변과 성수동에 신축 중인 사옥에 오픈할 예정이라 하는데요. 이와 같은 오프라인 접점들은 여전히 온라인 의류 구매에 보수적인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건 물론, 향후 지속적인 외형 성장의 기폭제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어디까지 클까?

특히 무신사의 가장 큰 무기라 할 수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어디까지 성장할지 가늠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미 작년 연간 매출이 2,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은 걸로 알려져 있고요. 대부분이 온라인 매출인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본격적으로 확장한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홍대점은 월 5~6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고요.

불과 2019년만 해도 유니클로의 매출이 1조 원을 가볍게 넘길 정도로, SPA 브랜드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매 운동 여파로 유니클로의 매출이 6,000억 원 내외까지 줄어들고, 탑텐과 스파오가 급성장하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여전히 완벽히 메우고 있진 못하고 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오프라인에 본격 진출한다면, SPA 브랜드 왕좌의 자리를 차지 못할 이유도 없는 겁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무신사가 작년부터 여러 구설수에 휘말리며,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압도적인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그만큼 기본 실력이 탁월해서가 아닐까요? 리오프닝 시대에도 여전히 '다 무신사랑 해'는 유효할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와 애플의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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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존을 비롯한 많은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지만, 역시 가장 충격과 공포였던 건 넷플릭스일 겁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주가가 작년 고점 대비 무려 67%나 폭락하였는데요. 화가 난 주주들이 증권사기 협의로 넷플릭스에게 집단 소송을 낼 정도였습니다.

주가 하락의 가장 결정적 요인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구독자 수가 줄었다는 거였는데요. 여기서도 잠잠해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무엇보다 최근 '오징어게임'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콘텐츠가 없었다는 점이 부진한 실적의 주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콘텐츠 플랫폼 사업의 본질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는 걸 다시금 알려주고 있는데요. 알고 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최근 흥행 부진이, 내부 알력과 전략 변화 때문이라는 기사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초기 넷플릭스의 성장을 이끈 건 콘텐츠 헤드 신디 홀랜드가 추구하던 오직 퀄리티만 생각하는 파격적인 투자였습니다.

하지만 '프렌즈'. '오피스' 같은 인기 있는 시리즈들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는 물량 전략을 채택하게 됩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질보다는 양을 늘리는데 집중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콘텐츠 헤드인 벨라 바자리아를 선임하였고, 신디와 일종의 경쟁 구도를 가지게 됩니다. 이 둘의 대결은 벨라의 승리로 끝났고, 이때부터 넷플릭스는 본격적으로 물량 전략으로 선회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결국 현재 넷플릭스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겁니다.

애플의 생각은 역시 달랐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넷플릭스의 기존 전략을 차용하여 근래 들어 크게 성공을 거둔 OTT 플랫폼이 있습니다. 바로 애플TV+인데요. 애플TV+는 '양 대신 질' 전략에 집중하여, 후발주자임에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이러한 전략 아래 탄생한 '코다'는 OTT 작품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고요. 최근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은 드라마 '파친코'에는 무려 1,0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애플TV+  

사실 서비스 론칭 초기만 해도 애플TV+의 성공 유무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특히 약점으로 지목받던 것이 부족한 콘텐츠였는데요. 애플은 수는 적지만, 퀄리티는 확실한 대형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이겨낸 겁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쿠팡플레이가 SNL이나 손흥민 경기와 같은 킬러 콘텐츠 몇 개 만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도 존재하고요. 진출 초기 더딘 성장을 보이던 넷플릭스가 현재의 위치에 올라선 것은 다 드라마 '킹덤' 덕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콘텐츠 산업에서 물량 전략보다는 질을 우선시하는 것이 정답인 걸까요?

결과론의 함정을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최근 넷플릭스와 애플TV+의 행보가 대조를 이루면서, 둘의 희비가 극단적으로 갈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결론을 내리는 건 위험합니다. 특히 넷플릭스의 전략이 실패했다고 평가를 내리는 건 너무 결과론적인 해석이기도 하고요.

다시 좋았던 시절을 떠올려볼까요? 작년 넷플릭스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건 '오징어게임'이 정말 폭발적인 인기를 끌은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오징어게임'을 발굴한 건, 마치 넷플릭스 위기의 원흉처럼 이야기되었던 콘텐츠 헤드 벨라 바자리아였습니다. 즉 물량 전략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결국 필요한 건 시스템 재정비입니다. 과거 위기를 겪던 JYP가 박진영 PD 1인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창작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다시 도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넷플릭스 역시 전략 선회 때문에 망가졌다기보다는, 방식을 바꾸는 사이 그간의 성공을 만들어온 디테일이 무너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소수의 작품에 자원을 집중 투하할 때와 자원을 분배하여 빠르게 많은 수의 작품을 만들 때의 퀄리티 컨트롤은 달라야 하니까요. 확실한 건 소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장 진입은 가능해도, 넷플릭스처럼 1위 자리를 지키려면 콘텐츠의 절대적인 수 자체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렇기에 넷플릭스는 물량 전략 자체는 유지할 가능성이 큰데요. 과연 넷플릭스가 콘텐츠의 양과 질 모두를 지켜야 하는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해낼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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