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도 여러분의 후원에 걸맞는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정월 초하루 사이의 기이한 일주일은 시간 밖에 있는 괄호 속 같다."(<외면 일기>, 미셸 투르니에, 현대문학, 2004)

이맘 때면 한 번씩 들춰보곤 하는 문장입니다. 이 '기이한 일주일', 후원 독자님들은 어떻게 보내고 계실까요. <시사IN>은 먼저 2022년에 도착해 있습니다. 올해의 사진으로 준비한 송년호에 이어 신년호도 나왔지요. 

후원 독자님들의 격려와 관심으로 만든 기사들이 여러 곳에서 칭찬 받았습니다. <시사IN> 특별취재팀(변진경·이명익·김동인 기자, 최한솔 PD)이 보도한 ‘스쿨존 너머’ 기획기사는 제4회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 ‘데이터저널리즘 혁신상’, 제10회 디지털저널리즘어워드 ‘디지털스토리텔링상’ 수상,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2021년 11월)을 수상했습니다. 김은지·김다은 기자가 보도한 ‘20대 여자 현상’ 기획기사 시리즈는 제23회 양성평등 미디어상 보도부문 최우수상(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관련 내용은 새해에 시사IN저널북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월에는 변진경 기자의 ‘K방역은 있는데 K언론은 왜 없을까?’가, 5월에는 김영화·장일호 기자, 김진주 PD가 진행한 미얀마 항쟁 연대 프로젝트 ‘#WatchingMyanmar #지켜보고있다’가, 8월에는 고제규·김은지 기자가 보도한 ‘누가, 왜, 어떻게 김학의 사건을 덮었나’ 기사가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수상했습니다. 

전 세계로 시야를 넓혀 살펴봐도 '독립언론' <시사IN>만큼 광고 비중이 낮고 구독 비율이 높은 매체는 매우 드뭅니다. 부족하고 촌스럽고 아쉬운 지점이 있지만, 있는 힘껏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려는 사람들이 <시사IN> 안에 있습니다. 세상 모두가 '기레기'를 욕하는 시대에도, 거의 모든 중요한 일은 기사로 알려지고 또 개선됩니다. 2022년에도 여러분의 후원에 걸맞는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독자님들의 건강과 기쁨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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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독자님께 나경희 기자가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자님. 시사IN 사회팀에서 일하는 나경희입니다.

목요일 아침, 겨우 마감을 마치고 달리는 택시 안에서 독자님께 드리는 편지를 씁니다. 독자님은 어디서 이 편지를 읽고 계실까요? 부쩍 추워진 날이 이어지고 있는데 밖에 나가실 때는 늘 따뜻한 장갑과 목도리 (그리고 시사인 잡지^^)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스스로 올 한 해를 돌아보니 유난히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습니다. 711호 기사 <모텔에서 태어난 아기>입니다. 이 기사를 쓸 때 머리 가득했던 고민이 떠오르네요.

여기 첫째 아이를 데리고 모텔을 전전하다 결국 둘째 아이도 모텔에서 낳은 한 젊은 부부가 있습니다. 아이 엄마는 지적장애가 있고 아이 아빠는 물류센터 알바를 하며 하루하루 모텔 숙박비를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부와 안면이 있는 모텔 사장님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살림이 없어도 어떻게든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 엄마가 구속됩니다. 지인에게 빌린 생활비를 갚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엄마가 체포된 이후 모텔에서 혼자 아이들을 돌보던 아이 아빠는 결국 둘째 아이를 테이블 위에 던지듯 내려놓습니다. 아이는 중환자실로 이송됐고, 아이 아빠도 경찰에 체포됩니다. 

여기서 악마는 누구일까요?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 물론 아이 아빠에게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겠지요. 그는 아동학대 가해자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이 아빠에게만 손가락질 하고 비난해서 무거운 벌을 받게 하면 그만일까요?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사건을 취재하던 제 머릿속에서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기사는 명료한 문제 원인과 해결책을 담고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은 그리 간단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원인이 무엇이고 해결책이 무엇인지 맞춤으로 말해줄 인터뷰이를 찾는 것도 어려워보였습니다. 유명한 변호사와 대학교수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문자를 썼다 지우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결국 문자는 보내지 못했습니다. 사건에 대해 이런 저런 해석이나 분석을 덧붙이기보다 사건 자체만 담백하게 전달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겠다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기사를 쓰는 동안 판단은 기자가 아니라 독자의 몫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해야 했습니다. 원인도, 해결책도, 인터뷰이의 말도 담기지 않은 기사를 쓴다는 건 생각보다 마음이 불안한 일이었습니다. '이래도 되나' '기사가 너무 밋밋한 거 아닌가' '결국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사실 기사를 쓰면서도 몇 번 휴대전화를 집었다가 내려놓았습니다. 인터뷰이로부터 '멘트'를 따서 적당히 형식을 갖춘 기사를 쓰면 안 될까, 좀 쉬운 길로 가면 안 될까 하는 유혹은 생각보다 강했습니다. 만약 제가 현장에 가서 모텔 사장님들을 모두 만나보지 못했다면 혹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이 기사를 써야했다면 마음이 급한 나머지 '쉬운 길'을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기사가 나가고 난 뒤 독자님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이 가족을 도울 수 있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관련 문의는 해당 가족을 지원하고 있는 관할 구청으로 연계해드렸습니다. 독자님들로부터 전화 한 통, 메일 한 통을 받을 때마다 기사를 쓰면서 불안했던 그 마음이 새삼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충분히 취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사IN은 주간지입니다. 매분 매초 기사가 쏟아져나오는 요즘 한 주에 한 건 기사를 작성하는, 어떻게 보면 정말 '시대에 뒤떨어진' 언론사입니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사 하나를 쓰는데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 달 동안 공을 들일 수 있다는 게 기자로서 얼마나 큰 기회이고 행운인지요.

새해에도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꽉꽉 채워서 좋은 기사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시사IN 기자들에게 시간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주시는 독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21년 12월
나경희 드림
[#하루시사 오늘 신청 마감] 새해가 시작됩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자, 마음 먹기 딱 좋은 시기죠. 꾸준히 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을 만들고 싶은데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는 분들, 어느 순간부터 긴 호흡의 글을 읽기 어려워진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 프로젝트 기간

2022년 1월3일(월)~1월28일(금)

주말은 쉽니다

 

  • 진행 방식

① 각자가 선택한 구독 방식대로 <시사IN> 종이책 또는 전자책(총 4권)을 읽습니다.

② ‘#하루시사’ 네이버 밴드에 가입한 뒤 <시사IN> 트레이너가 매일 큐레이션하는 추천 기사를 챙겨 읽습니다. *네이버 밴드 가입 링크는 프로젝트 시작 전 개별로 보내드립니다.

③ 읽은 기사에 대한 한 줄 평을 매일 네이버 밴드에 남겨주시면 인증 끝!

ⓒ한성원 그림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 있는
20대를 추천해주세요!


20대는 기성세대보다 기후위기에 더 민감할까요? 20대 남녀는 기후위기를 얼마나 다르게 인식하고 있을까요? 20대가 공유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지식과 감각은 어떤 형태일까요?

기후위기에 대한 여러분의 인식을 편하게 들려주세요. 친한 친구와 함께 인터뷰에 응해주셔도 좋고, 혼자 오셔도 좋습니다. 
시사IN 편집국 또는 나경희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래 버튼을 누르고 의견을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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