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5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18호

7월의 마지막 날, 어딘가로 떠나야할 것 같은 금요일입니다. 마음은 바닷가인데 몸은 그럴 수 없다면 이 그림으로 대리만족해보면 어떨까요. 자동차 여행을 테마로 그림을 그리는 전영근 작가의 작품입니다. 여행을 떠나듯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 주 새 책도 둘러보시고요🐣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바다에서 M

📚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 난치의 상상력

📚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우리가 발견한 책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 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7월 5주, 이 책 어때?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깊고 웅장한 그림 속으로

📚 바다에서 M(요안나 콘세이요 지음, 사계절)

🧲 #그림책 #바다 #여름 #일러스트

오랜만에 골라본 그림책 신간입니다. 이 책을 그리고 쓴 '요안나 콘세이요'는 폴란드 출신 작가인데요. 몇 해 전, 그림책 <빨간 모자>를 보며 처음 그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독특한 매력을 내뿜는 그림과 빨간모자의 색다른 결말*이 인상 깊어서였는지 기억에 남았죠.

* 유럽 민담에 뼈대를 둔 빨간 모자 이야기는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 버전과 독일 그림 형제 버전의 결말이 다른데, 이 책은 후자를 따르고 있어요.

얇은 연필선이 드러나는 그림을 그렸던 전작들과 달리 요안나 콘세이요는 이번 책에서 시퍼런 파도의 일렁임과 금빛으로 물든 석양 풍경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몽환적인 세계에 온 것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머물렀던 풍경 같기도 하죠. 멍하니 보고만 있어도 좋은 그림 속으로 초대합니다. 가끔은 수많은 텍스트보다 마음 편히 기댈 수 있는 그림을 보는 것도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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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Albus Gallery 온라인 전시 <잃어버린 영혼>전 요안나 콘세이요의 스케치북
7월 5일까지 한남동 알부스갤러리에서는 요안나 콘세이요의 전시가 열렸습니다. 이미 끝난 전시라 아쉽지만... 다행히!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방문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전시 영상이 올라와 있어요. 총 6개의 영상 중 요안나 콘세이요의 스케치와 단상이 담긴 것을 골랐는데요. 특히 '빨간 모자'의 작업 스케치가 많이 나옵니다. 전시회를 둘러보는 기분으로 차분히 감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독창적인, 아름다운, 그러나 일상적인

📚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윤혜정 지음, 을유문화사)

🧲 #예술가 #거장 #인터뷰 #대화

잘 몰랐던 상대에 대해 진득히 알아가게 될 때, 그에게 호감이 생기는 순간이 선명해질 때, 주고받는 이야기의 틈새에서 나의 생각이 피어오를 때. 이럴 때 인터뷰라는 장르의 매력은 한껏 드러납니다. 인터뷰이의 매력과 인터뷰어의 애정이 만나 탄생한 인터뷰는 남다른 감동과 여운을 주기도 하죠.

이 책은 <보그>, <바자> 등의 잡지에서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만나 온 피처 에디터 윤혜정의 인터뷰집입니다. 배우 틸다 스윈턴, 감독 박찬욱, 디자이너 디터 람스, 미술가이자 팝 아티스트 에드 루샤, 출판인 슈타이들,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이들이 인터뷰이로 등장합니다.

그동안 모아온 이야기를 남김 없이 털고 다듬었다는 저자는 자신이 만난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 살아온 과정, 세계관, 앞으로의 도전 등 역동적인 대화를 압축해 책을 완성했어요. '나의 예술가'를 소개하고 탐구하는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도 조금씩 담았고요. 이들의 대화 속에서 우리도 각자에게 필요한 영감의 재료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윤혜정: 한 가지 일을 수십 년 동안 지속하며 산다는 건 상상조차 힘든 일입니다. 그걸 운이라고 생각하나요, 운명이라고 생각하나요? / 에드 루샤: 운이든 운명이든, 나에게는 시간이 얼마나 흐르든 제 작업에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 더 중요해요." (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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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VOGUE 진격의 예술가, 류이치 사카모토(2020)
최근 <VOGUE>에 실렸던 윤혜정 에디터의 인터뷰입니다. 2018년 피크닉에서 열렸던 류이치 사카모토의 전시 <Life, Life>를 다녀온 기억까지 소환하며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이 대목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27세에 만들었던 그 음악을 지금은 만들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그때의 나는 현재 같은 음악을 만들 수 없을 거예요. 경험과 나이에 적합한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에서, 저마다 의미를 가진 챕터를 쓰고 있다는 말이 맞겠네요."

낫지 않는 몸이 만든 질병의 언어

📚 난치의 상상력(안희제 지음, 동녘)

🧲 #장애 #질병 #한국사회 #경계인

나를 둘러싼 세계가 익숙한 목소리로 가득해질 때, '잘 몰랐던 누군가의 세계'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바쁘고 피곤한 일상에 묻히기도 하고, 굳이 알아야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초대장처럼 느껴졌어요. <난치의 상상력>은 크론병으로 투병 중인 20대 저자가 자신의 '몸'으로 겪은 사회의 면면과 그로 인한 생각을 날카롭게 벼려낸 책입니다. 청춘과 나이듦, 질병과 장애,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만연한 사회에서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칭하는 그의 이야기는 당연하게 여겨온 수많은 마침표를 물음표로 바꾸죠.

건강이 권력이 되어버린 사회 속에서 더 풍부한 질병의 언어를 만드는 일. 이 언어로 서로가 연결될 때 사회가 지금보다 조금 더 안전해질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익숙한 생각의 틈을 비집고 자라나 더 멀리 날아가길 기대해봅니다.

🔎 "면역 수치가 '정상치' 미만인 게 나에게는 '정상'이다. '비정상'과 '정상'이 공존하고 둘이 잘 구분되지 않는 애매한 인간인 나는 '청춘'이 아닌 '아픈 청춘'으로 살고자 결심했다. 그리고 그런 내가 생존하기 위해 좀 느리고 아파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한다. 나는 아프지만 살아있고, 아프게 살 것이다."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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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비마이너 집에서의 5개월 : 어느 아픈 대학생의 칩거 수기
<난치의 상상력>은 장애인 언론 <비마이너>에 실린 저자의 칼럼 중 일부가 수정/보완되어 실리기도 했는데요. 이 칼럼을 통해 저자의 글을 먼저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모두가 감염병을 관통하고 생존하여 삶을 지속하려면, 단지 비대면/원격 기술의 도입만이 아니라, 세상의 전제가 되는 몸을 아픈 몸으로 바꾸어 시간과 공간과 노동을 모두 다시 상상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모두를 위한 포스트 코로나의 '뉴 노말'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경쟁하는 팀'에서 '협력하는 커뮤니티'로

📚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에릭 슈미트, 조너선 로젠버그, 앨런 이글 지음, 김영사)

🧲 #스타트업 #실리콘밸리 #코칭 #리더 #경영코치

일을 하다 보면 종종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찾아옵니다. 이럴 땐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하거나 도움이 될 자료를 뒤적거리게 되죠. 그래도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때, 누군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해보기도 하고요.

혼자서도 뭐든 해낼 것 같던 실리콘밸리의 슈퍼스타들에게도 이런 코치가 있었습니다. 에릭 슈미트,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 셰릴 샌드버그, 팀 쿡, 제프 베조스... 쟁쟁한 이들이 인생 코치로 꼽는 사람의 이름은 '빌 캠벨'. 39세까지 풋볼 코치였고 애플의 마케팅 임원을 거쳐 구글의 기업문화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빌 캠벨의 리더십 원칙은 무엇이고 그의 코칭은 어떤 점이 달랐을까요?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하고, '테이커(taker)보다 기버(giver)'로 살았던 빌 캠벨은 실리콘밸리에서의 유명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그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을 즐기지 않았다고 해요. 이 책 역시 10년간 코칭을 받은 에릭 슈미트가 빌 캠벨과 함께 일한 8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집필한 결과물이고요. 저자의 글이 직접 들어가지 않아 아쉽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는 게 다행이겠...죠?

🔎 "아마도 사람들 사이의 관계(친구 간의 우정, 연인과의 사랑, 가족의 끈끈함, 그리고 비즈니스 관계)를 경제라고 본다면, 신뢰는 그 경제의 화폐가 아닐까? 적어도 빌 캠벨에게는 그랬다. 만약 빌이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당신과 빌은 아무 관계도 아닌 것이다. 만약 당신과 빌이 서로를 믿는다면, 이런 상호 신뢰는 관계의 모든 측면을 가능케 하는 토대였다. 신뢰는 모든 관계에 중요하지만, 특히 대부분의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개인의 목표와 가치의 상호교환이라는 요소와 함께 자리하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114~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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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노사이드 <마인드풀 러닝: 케냐 이텐에서 찾은 나를 위한 달리기>
'잘 달리고 싶어서' 케냐로 떠난 저자가 직접 달리면서, 또 함께 뛴 마라토너와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달리기의 정수를 깨달아가는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사실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로 추천하는 이유는 이 책에 나오는 '코치 브로콤'의 이야기가 빌 캠벨의 코칭 원칙과 닮은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요. 브로콤의 아홉 가지 코칭 철학이 담긴 내용 일부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음표를 그리며 생각한 것

📚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히사이시 조 지음, 책세상)

🧲 #음악가 #영화음악 #클래식 #지휘 #연주자 #에세이

지금까지 국내에 번역된 히사이시 조의 책은 총 3권. 그 중 하나인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를 에그브렉 4호에서 소개한 적이 있어요. 비즈니스와 크리에이티브 사이에서 고민하는 창작자라면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가 창조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는 음악 철학과 음악적 일상을 조명한 책이에요.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음악을 만든 작곡가로 알려져 있지만, 히사이시 조는 클래식 음악의 지휘자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 책 역시 클래식 음악을 하면서 느낀점을 연재한(2014. 01~2015. 11) 글을 모은 것이라고 해요.

시대 안에서 고민하고 호흡하는 음악가 히사이시 조. 이번 책에서는 또 어떤 사유와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전달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감수와 추천에 '손열음'이라는 이름을 본 순간 책에 더 끌렸다는 TMI...)

🔎 "문화는 심심풀이가 아니다. 문화란 듣는 사람에게 아첨을 떠는 것이 아니다. 듣는 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어느 정도의 노력과 인내를 요구한다. 지식을 위해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닌 순수한 청중이라면 재미있거나 혹은 새로운 체험을 통해 재미있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리라 믿는다. 그 체험이 음악적 하루하루를 일군다." (47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영상] 히사이시 조 공식 유튜브 채널 'JOE HISAISHI FUTURE ORCHESTRA CLASSICS Vol.2 全曲特別配信! Special Online Distribution'
클래식 음악을 지휘하는 히사이시 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입니다. 2020년 2월 13일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으로, 온라인에는 지난 7월 13일에 공개된 따끈따끈한 연주 영상이에요. (코로나19 때문에 이 공연을 끝으로 Vol.3, Vol.4, Vol.5는 취소되었다고...) 브람스 교향곡 1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연주는 48:40부터 들을 수 있어요.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우종영 지음, 메이븐)

🔎 그들은 그 어떤 삶에도 저마다 살아갈 이유와 가치가 깃들어 있다는 진리를 온몸으로 보여 준다. 비록 볼품없고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지만 그럼 어떤가. 가시를 단 나무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서있을 뿐이다. (126쪽)

발견의 기록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너무 좋은 책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 본 어떤 드라마 속에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될거야' 라는 대사를 들었던 기억이 나는 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왜 나무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취업 준비로 막막하고 힘든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얻었고,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분들이 저처럼 이 책을 읽으시고, 위로와 힘을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 Egg Break's comment

'우리가 발견한 책' 네 번째 나눔이 도착했습니다. '동그라미'님이 추천해주신 책은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인데요.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이라는 부제처럼, 좀 더 넉넉한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볼 여유를 가져다 주는 책이에요. 마음을 다잡으며 나아가는 동그라미님도, 동그라미님 덕분에 이 책을 만나게 될 누군가도 힘껏 응원합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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