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한국인 1호’ 환경과학 석·박사… 국내 수질분야 최고 권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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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14. 오후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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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순 교수는…

관련 저서·역서만 20여권 달해

최근엔 전자파의 유해성에 관심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자신을 ‘1980년대 운동권이 아닌 1970년대 새마을 운동권 출신’으로 분류했다. 대학 재학 시절 새마을부 간부로 활동했고 농어촌 봉사활동, 소외계층 돕기, 새마을 운동 이론 등을 학습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약관’의 대학 시절인 1979년 문교부 주관의 전국 대학생 학술대회에서 기초과학 분야 최우수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연구재단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2007년), 대통령 녹색성장 표창(2013년) 등의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그는 경북 경산 출신(인터넷 프로필에 대구로 잘못 기재됐고, 대구에서는 고등학교만 다녔다고 밝혔다)으로 어렸을 때부터 꿈이 컸다. 생물 전기학에 심취했고 이를 공부해 노벨상을 타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서울대 생물약학 계열로 입학해 자연대 동물학과(현 생명과학부)에 진학했다.

“철새가 지구 자기장을 이용해 이동 경로를 찾고 박쥐와 돌고래가 초음파를 이용해 어둠 속에서도 먹이를 구하며 전기뱀장어가 발전 기능을 가진 게 저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죠. 정말 신기했어요. 그래서 국내 권위자인 국방과학연구소 박사님을 만나러 대전까지 가기도 하고 ‘바이오닉스’라는 책을 펴낸 기자도 만났지요.”

생물 전기학을 계속 공부하고 싶었던 그의 소망은 이뤄지지 못했다. 국내에 생물 전기학을 전공할 만한 곳도 마땅치 않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찾지 못했다고. 그래서 새로운 연구 분야인 환경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공부에 매진, 천착했다. 미국 럿거스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환경과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하고 1988년에는 한국과학재단 해외유치과학자로 귀국했다. 연구활동 기간에 펴낸 저서와 역서(譯書)만 해도 20여 권이다. ‘꿈의 섬, 일본의 환경비극’ ‘만화로 보는 박 교수의 환경재난 이야기’ ‘환경위기의 진실, 가난이 환경의 최대의 적이다’ ‘부국환경 담론, 부강한 나라가 환경을 지킨다’ ‘수질 관리학, 원리와 모델’ ‘환경재난과 인류의 생존전략’ 등이 대표작. 국내외 주요 학술지에 1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일간지, 전문지에 실은 기고는 170여 편에 달한다. 왕성한 연구활동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그 스스로 “나는 강, 호수(수질환경 분야)만 연구한 사람”이라고 할 정도다. 자신의 학술적 연구 결과나 주의, 주장에 대해 반대 뜻을 개진하거나 공박하는 경우 이에 대해 충분히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진지한 태도로 토론하고 결과를 도출해 낼 자세가 돼 있는데도 그럴 기회가 흔치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박 교수의 관심사는 전자파다. 최근 ‘전자파 침묵의 봄-무선통신시대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란 역서를 펴낸 이유다. 인간이 만든 전자파가 자연 생태계를 교란하고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가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케이티 싱어 미국 전자파 방사선 정책연구소(EMPRI) 연구원의 저서다. 박 교수는 “유튜브 방송 ‘정규재TV 진짜 환경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레이철 칼슨의 ‘침묵의 봄’을 정리해볼 기회를 얻었는데 관련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됐다”며 “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국민에게 반드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번역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박 교수는 “최근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이 뇌종양으로 사망했는데 악성 뇌종양은 전자파 방사선의 유해성이 원인이다”고 했다. 전자파에 대한 일방적 규제가 아닌 이른 시일 내에 법, 제도를 정비하고 기술을 보완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게 책을 펴낸 배경이라고 했다.

△1957년 경북 경산 출생 △경북사대부고, 서울대 자연대 동물학과, 미 럿거스대 환경과학 석·박사 △미 럿거스대 환경과학과 박사후 연구원 및 객원교수, 미 프린스턴대 토목환경공학과 객원교수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환경문제연구소장, 산학협력단장, 연구처장, 연구윤리센터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BK21 환경공학 핵심사업 책임자 △한국환경교육학회 회장, 국립환경과학원장,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 위원 등 역임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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