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쇼피파이의 교훈 2.무신사 vs. 크림
 2022.02.23 22-008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쇼피파이가 네이버에게 전합니다
  02 무신사와 크림의 대결은 이제 시작입니다
  03 뉴스 TOP5 - '배달특급은 진짜 성공했을까?'

   

쇼피파이가 네이버에게 전합니다
 
     
출처: 쇼피파이 / design by 슝슝
      
엇갈린 쇼피파이와 아마존

쇼피파이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16일 하루 동안 16.5%나 하락한데 이어, 17일에는 700달러 선마저 무너지며 낙폭이 이틀간 낙폭이 무려 26.0%에 달했습니다. 물론 쇼피파이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건 사실입니다. 거래액은 전년 대비 32% 성장하고, 매출도 41%나 늘었지만 영업 이익이 35%나 급락했거든요.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그래도 성장은 나쁘지 않았는데, 주가가 이렇게나 떨어지다니 말입니다.

사실 투자 전망을 결정적으로 어둡게 만든 요인은 바로 성장 둔화였습니다. 성장 속도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 아래 있었던 작년, 재작년보다 강력하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가 전해졌던 겁니다. 실제로 2020년부터 무섭게 성장하던 쇼피파이의 질주는 작년 2분기부터 급격하게 멈춰 선 모양새입니다.

데이터 출처: happist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에게까지 옮겨가고 있습니다. 성장 둔화가 쇼피파이 만의 문제는 아니니 말입니다. 쇼피파이와 유사한 쇼핑몰 솔루션 업체 빅커머스는 물론, 버티컬 커머스 웨이페어, 수공예 플랫폼 엣시, 오픈마켓 이베이 등 사업 모델과 상관없이 주가 하락은 퍼져나가고 있는데요. 유일한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쇼피파이의 최대 경쟁자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쇼피파이 주가가 폭락했던 16일에 오히려 1%가량 주가가 올랐거든요.

     
물류 투자를 한다는 게 더 치명적입니다

아마존이 이커머스의 시장의 성장 둔화라는 거시적인 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사실 아마존의 근래 성적표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투자 수익으로 깜짝 실적을 발표하긴 했지만, 본업인 온라인 유통 쪽은 모두 손실을 기록했으니까요. 하지만 아마존에게는 2억 명이 넘는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이 있습니다. 이렇듯 고객 기반이 탄탄하다 보니, 오히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견디는 힘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단기 처방으로 아마존 프라임 가격 인상을 내놓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아마존은 어떻게 이러한 충성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존이 가진 힘의 원천은 역시 물류입니다. 다른 경쟁자가 제공하지 못하는 배송 경험 때문에 고객은 아마존을 떠나지 못합니다. 당연히 쇼피파이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고요. 그래서 올해 2억 달러, 그리고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무려 10억 달러를 물류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소식이 오히려 주가에는 더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해 창고를 구축한다는 건,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기존 쇼피파이가 가졌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간 쇼피파이의 강점은 물리적인 투자 없이도 아마존과 싸울 방법을 찾아냈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아마존의 길을 그대로 걷겠다는 건 너무나 위험하게 들립니다. 쇼피파이가 지난 3년 동안 투자한 금액보다 무려 10배 이상을 배팅하는 거지만, 아마존과 경쟁하기엔 여전히 불충분해 보이니까요.
 
    
   
네이버는 오히려 더 투자해야 합니다

쇼피파이가 겪고 있는 이러한 딜레마는 네이버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간 아마존과 쇼피파이의 대결구도는 흔히 쿠팡과 네이버의 그것과 비교되었을 정도로 유사한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역시 성장 둔화를 쿠팡보다도 더 심하게 겪고 있고요. 단기적으로 이를 이겨 내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물류 역량 없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네이버

그나마 네이버는 현명하게 접근했는데요. 직접 물류에 투자하기보다는 풀필먼트 얼라이언스라고 불리는 일종의 동맹군을 만든 겁니다. 하지만 쉬운 길은 없는 법입니다. 아직은 기대보다 효과가 미미하고요. 동맹의 핵심인 CJ대한통운이 파업 여파로 흔들리는 사이, 역으로 쿠팡이 택배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제 쿠팡, SSG, 마켓컬리 정도를 제외하고는 온라인 물류 투자를 통해 승부를 보는 건 대부분 포기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선발주자들을 따라 잡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거지요.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 1위를 여전히 노리는 네이버는 물류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네이버도 쇼피파이처럼 조금 더 공격적으로 물류 투자를 단행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풀필먼트 동맹군들이 네이버와 지분으로 묶인 만큼, 추가적인 투자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더욱이 쇼피파이와 달리, 네이버가 가진 자본력은 쿠팡 못지않고요. 알리바바가 물류 동맹 차이냐오를 통해, 징둥을 이겨낸 사례도 있으니 아직 기회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무신사와 크림의 대결은 이제 시작입니다
 
        
출처: 무신사, 크림 / design by 슝슝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무신사와 크림의 물러날 수 없는 정면 대결은 정말 우연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지난달 중순, 크림의 고객 1명이 무신사에서 구매한 피어 오브 갓 에센셜 티셔츠를 되팔고자 검수를 의뢰한 것이 발단이었는데요. 크림이 이를 가품으로 판정하면서, 무신사와 크림은 정면충돌하게 되었습니다.

이 둘은 정말 진지하게 공방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고작 상품 하나인데, 이와 같이 가품 여부가 중요해진 까닭은 둘의 비즈니스의 존폐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티셔츠를 구매한 곳은 오직 정품 만을 판다는 무신사 부티크이고, 리셀 플랫폼 크림은 정확한 제품 검수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지난 2월 22일, 드디어 둘의 목숨이 걸린, 감정 여부가 발표되었습니다. 감질나게 판정을 맡은 한국명품감정원은 그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는데요. 해당 상품에 대해 "감정 불가" 판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다만 무신사는 공식 유통사를 통해 해당 상품이 모두 정품임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발표하였고요. 추가로 크림에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한다고 합니다. 반면 크림 역시 논란이 된 에센셜 티셔츠에 대해 무상 검수를 하겠다는 공지를 올리며 오히려 맞불을 놓았습니다. 이렇듯 둘 다 물러서지 않자 여러 커뮤니티의 반응도 엇갈리고 잇고요. 이들의 가품 여부 공방은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것 같습니다.

     
     
한 번은 터질 것이 분명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무신사는 아마 대부분 익숙하실 텐데 크림은 조금 낯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크림은 무려 네이버가 자회사인 스노우를 통해 론칭한 리셀 전문 플랫폼인데요. 연간 거래액이 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될 정도로 리셀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크림에게도 경쟁자는 있습니다. 바로 무신사가 만든 솔드아웃인데요. 이와 같이 애초에 경쟁 구도를 가진 두 회사이기에 더욱 물러날 수 없는 거일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번과 같은 가품 논란 등은 예견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리셀 플랫폼 등 고가의 상품을 다루는 곳들은 태생적으로 가품 이슈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들 업체가 공식 판매처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건 결국 가격밖에 없고요. 대신에 신뢰도는 아무래도 떨어지게 됩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여러 공급 루트들을 두루 활용해야 하고, 검증되지 않은 상품들이 섞여올 리스크가 항시 존재하거든요.

출처 : 캐치패션

이와 같은 상황에서 경쟁자와 차별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우리 플랫폼은 다 검증된 정품만 있고, 다른 곳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어필해야 합니다. 작년 명품 커머스 캐치패션이 동종업계의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을 고발한 것도 유사한 맥락의 일입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신뢰도 이슈가 참으로 애매한 문제라는 점입니다. 이번 무신사-크림 논란도 결국 감정원이 판정 불가라는 판정을 내렸듯이 말입니다. 사실 많은 상품들을 판매하다 보면, 그러면 안 되지만 실수로라도 일부 가품이 섞일 수도 있고요. 모두가 공식 판매처 혹은 현지 부티크 등과의 관계를 내세우지만, 결국 본사와 직접 거래가 아닌 이상에야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리셀 시장은 더욱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쉽습니다.  그래서 크림이나 솔드아웃, 트렌비 등 중고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은 모두 전문 검수팀을 꾸리고, 보상제를 마련하여 이를 돌파해왔는데요.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이미지 타격이 어느 정도씩은 감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백화점은 기회를 못 살리고 있습니다

최근 포털에서 연재 중인 한 유명 웹툰에서도 온라인에서 사기를 당해 가품을 구매한 에피소드가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달린 댓글 중에는 항상 반복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다소 비싸더라도 명품은 역시 백화점에서 사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이와 같이 럭셔리 시장에서 백화점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병행 수입이라도 백화점이 했다면, 대부분은 의심하지 않고 정품이라고 받아들이고요. 고가 브랜드는 꼭 백화점 공식몰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상당수 존재할 정도입니다.

최근 백화점의 성장률이 온라인 쇼핑보다 높아지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는 명품 소비가 증가한 덕분입니다. 하지만 이는 철저하게 오프라인 매장 구매에 기대고 있습니다. 작년 온라인 명품 구매도 폭증하면서, 명품 플랫폼들도 급성장하였는데, 백화점들의 온라인 전환은 여전히 더디다는 것은 아쉬운 포인트가 아닐 수 없는데요. 신뢰라는 한계에 갇힌 온라인 플랫폼들과, 신뢰는 가졌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 못하고 있는 백화점들. 럭셔리 시장을 과연 누가 결국 차지할지, 정말 아직은 변수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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