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단위의 프로젝트로 수행된 한 기업의 조직문화 컨설팅 자료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회사는 제가 약 4년 정도 근무했던 회사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약 1만명의 직원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교육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약 200페이지가 넘는 컨설팅 결과 자료였는데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과학적 설문문항을 바탕으로 심도있게 데이터를 분석했고, 향후 어떻게 변화관리를 할 수 있는지 여러 프로그램과 제도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물론 그 컨설팅사에서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요).
담당했던 직원에게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했더니, ‘위에서 하라니까 했고, 결과도 이미 다 아는 얘기이고, 직원들은 아무 관심도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억 단위 프로젝트에는 걸맞지 않는 대답이었죠. 특히 대상자 중 약 30%가 참여했는데, 이마저도 정말 어렵게 독려했다며 고충을 쏟아냈습니다.
사실 저도 200페이지가 넘는 컨설팅 보고서를 보며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데이터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직원들의 실제 고충과 니즈는 담겨 있지 않았던 것이죠. 그 회사는 정년이 보장되고 퇴사율도 매우 낮아 회사는 곧 내 인생, 내삶으로 연결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평생 다녀야 된다고 생각하니 사람들과의 관계도 매우 조심스럽고, 한번 평판이 나빠지면 그대로 조직 내에서 매장당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윗사람의 말에 순종할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 답답함과 번아웃이 자리잡고 있었죠.
윗사람이라고 답답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말을 잘못하면 노조에 신고하고, 좀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업무에 임하지 않는 부하직원들에게 어떻게 가이드를 줘야할지 방법을 못 찾고 있었죠. 반면 누구라도 오고 싶은 조직이고 경쟁률도 높은 회사였기에 직원들의 자부심은 높다는 것은 강점이었는데, 사실 그 자부심을 강화하는 메시지와 교육만 수시로 진행해도 직원들의 자존감 회복에는 큰 도움이 되었던 조직이었습니다. 거액을 쓴 컨설팅이라 이왕이면 그 동안 말 못한 직원들의속마음이 여과없이 보고서로 작성되어 경영진에게 전달되면 좋았을 텐데, 보고서에는 숫자는 있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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