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한국에서 코로나 하루 확진자는 10만명대. 하지만 아직 절정에 이른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치명률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망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으며, 중증환자의 수도 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어떤가요? 하루에 100만~200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매일 만명이 넘게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간단한 수치로는 보이지 않는 현실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불평등하게 미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들이며, 저소득 국가, 남반구 국가들이 더 많은 타격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팬데믹 시기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률은 11%밖에 안되지만, 부유한 국가에 먼저 백신을 팔고, 불공정한 백신 계약을 맺으며 화이자는 수익으로 2021년 241억달러(전년대비 134% 증가)를 벌어들였습니다. 백신불평등과 제약사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행태는 지난 12월 진보포럼 <백신 불평등, 어떻게 오미크론을 만들어냈는가>에서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보다는 이윤을 중요시하는 거대 제약사와는 달리, 연대의 가치를 실현하며 팬데믹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쿠바입니다. 쿠바에서는 2005년 보건부가 설립한 헨리 리브 국제의사파견단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세계의 재난 현장에 의료 인력을 파견해왔습니다. 이번 팬데믹 기간에도 쿠바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이윤이 아닌 생명과 연대의 가치를 우선시하며 팬데믹 초기부터 세계 곳곳에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40여개국에 57개 팀을 파견했습니다. 또한, 최근 쿠바는 자국이 개발한 백신을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 보급함과 동시에 헨리 리브 국제의사견단을 파견해 백신 접종에 필요한 의료 인력을 지원하고, 백신 접종에 필요한 훈련도 지원합니다. 실제로, 국제원조구호기구(CARE)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지역 보건 체계의 배급 능력 부족으로 인해 많은 기부된 백신이 사용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쿠바는 백신과 관련된 기술을 이전하고 백신을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15여개국과 협의 중이며 아르헨티나, 베트남, 니카라과와 같은 나라들과는 이미 기술 이전 계약 협상을 했습니다. 대규모 제약 회사가 생산하는 백신과 달리 쿠바 백신 기술은 냉동 체계가 필요하지 않고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생산하기 쉽습니다. 쿠바만의 백신국제주의를 통해서 팬데믹 종식에 기여하고 있는 겁니다.
3년째 계속되는 팬데믹 종식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문가를 초청해 들어보는 뉴스를 많이 보곤 합니다. 더 철저한 방역,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 등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한 국가 또는 한 지역에서만 진행된다고 해서 팬데믹은 종식되지 않습니다. 연대의식, 그리고 연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쿠바의 사례에서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