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이상 신호를 보내올 때 독자님은 어떻게 하시나요? 제가 즐겨 사용하던 방법은 "괜찮아"를 소리 내 말하는 것이었어요. 누군가에게 위로받듯 제게 말을 걸고 나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곤 했어요. 특히 절 힘들게 하는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는 날엔 마법의 주문 "괜찮아"를 되뇌었습니다. 아낌없이 주문을 외웠기 때문이었을까요? "괜찮아"가 하나의 말버릇으로 자리 잡은 후엔 예전 같은 효력을 기대할 수 없게 됐어요. 오히려 마법의 주문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스스로 좋지 않은 상태를 인지하면서도 나 자신을 회유하는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요즘은 "안 괜찮아도 괜찮아"라는 말로 자신을 다독이는 대신 "아니! 안 괜찮은 건 안 괜찮아!"라고 인정해줘요. 전 부정적인 감정을 대하는 일에 서툴러서 존재 자체를 외면해버릴 때가 있어요. "괜찮아"란 주문이 빛을 잃은 것도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대충 얼버무리는 데 이 말을 사용했기 때문이겠죠. 소화하기 힘든 감정이 올라올 때 빠르게 무작정 덮어내는 것보다 약간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 나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뒤에야 비로소 홀가분하게 '그래서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지?'를 고민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 독자님, 이제 우리 안 괜찮을 땐 안 괜찮다고 말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