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의 유튜브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강성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주무관 ·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운영자
대한민국 정부 채널 운영 방향이 어떠한지,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작업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려고 합니다.

홍보 효과는 첫인상에서부터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은 2019년에 개설되어서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부 대표 유튜브다 보니 각 지자체나 담당 부처들과 홍보 콘셉트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범부처적으로, 각 부처의 다양한 정책들을 한곳에 담는 일종의 편성국 역할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처음 맡았을 때에 가장 큰 고민이, '각 부처별로 내놓은 다양한 정책들을 어떻게 다룰까?'였습니다.
우선 '랜선 집들이'처럼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정부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국민에게 다가가고자 유튜브 채널아트 등 디자인을 바꿨습니다.
더불어 메인 화면에 뜨는 카테고리도 정리하였습니다. 정부 채널을 일종의 종합 편성국이라고 친다면 이 카테고리는 종합 편성표가 되니까요. 구독자들이 보고 싶은 카테고리를 바로바로 볼 수 있도록 정확히 정리했습니다.
현 시기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담는 채널아트 헤드 이미지. 현재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부 유튜브 채널 메인화면의 카테고리들. 국민이 가장 관심 있을 현재 코로나 상황을 맨 위에, 다음으로 오리지널 프로그램들, 그다음에는 각 부처의 캠페인들이 나오도록 배치했다.
한 클릭이라도 더 유도하기 위해, 썸네일·분석 툴 모두 빼놓지 말아야
채널을 운영하면서 겪는 고민 중 하나는, 정부가 매일같이 쏟아내는 콘텐츠가 많은데 이중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느냐입니다. 그래서 유튜브 인기 카테고리와 콘텐츠 제목, 썸네일을 매일같이 분석하면서 요즘 국민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파악합니다. 이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람들이 검색을 통해 얻어갈 만한 정보들을 키워드로 넣기 위해서지요.
또한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썸네일도 정부에서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여러 인기 영상들의 썸네일을 공부해서 제작했습니다. 영상을 업로드할 때에는 관련 정책명도, 출연하는 사람들의 이름도 제목에 넣지 않아서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시청할 마음을 먹은 상태에서 클릭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영상을 올린 뒤 반응을 분석할 때에는, 좋아요나 댓글 수 같은 것들도 지표가 될 수 있겠지만, 저는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분석 툴을 기본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관리자 분들은 아시겠지만요. 정부가 점잖은 톤으로 바른 정보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사실 기본 중의 기본일 뿐입니다. 유튜브에 들어왔을 때 떠 있는 수많은 영상들 중에 이 영상을 고르고, 이걸 봤다면 다른 영상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려면 반드시 분석 툴을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6월에 김민아 캐스터와 충주시 김선태 주무관을 만나게 한 영상이 올라간 뒤에 구독자가 800명이 늘었더라고요. 그래서 '김선태' '홍보맨' 키워드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판단해, 다음 영상을 기획할 때 이 데이터를 참고했습니다.

친근할 때는 친근하게, 필요할 때에는 진지하게
정부 유튜브가 종합 채널인 만큼 각 부처의 현안도 함께 다뤄야 합니다. 지금 제일 중요한 콘텐츠는 매일 진행하는 질병관리본부와 방역대책본부의 브리핑인데요. 올 1월부터 매일 2시에 작업을 시작하여 동일한 호흡으로 하이라이트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이때 YTN 등 방송사의 썸네일을 참고해서 뉴스다운 느낌을 주는 단일화된 포맷으로 썸네일을 만드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처럼 현황 공유형 콘텐츠에는 포맷화가 필요합니다.

영상의 경쟁자는 다른 영상
공공 정책에 대한 홍보 역시 민간 채널을 경쟁 대상으로 삼고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영상의 홍수 속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가치가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정부 채널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을 다함께 극복하자는 취지의 영상을 선보이고자 했는데, 이미 너무나도 많은 영상들이 쏟아져 나온 상황이었죠. 덕분에 챌린지나 방역 수칙 준수 등 몇 가지 아이디어를 놓고 고민하다가, 이번에 'K방역'이란 말이 나온 데서 착안해 글로벌 팬덤을 갖고 있는 1 Million 댄스 스튜디오와 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8월에 영상을 올리고 나서 국내의 1Million 팬덤에 자연스럽게 바이럴을 했고, 더불어 공공정책에서 가장 필요하다 할 수 있는 무료 사용이 가능한 동시에 가장 영광적인 바이럴 매체,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2차 바이럴을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보러 오시고 그 가치를 다른 분들과 공유해 주셔서 큰 의미가 있었죠.
이 지점을 다른 공공기관 채널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정부의 각 부처 채널들만 해도 모두 하루에 족히 50개는 되는 영상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그 구독자들은 정부 채널 말고도 다양한 민간 채널들도 구독하거든요. 구독자들이 다른 채널들의 영상이 아니라 우리 영상을 클릭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썸네일이 중요합니다. 많은 부처나 공공기관에서 썸네일 작업을 따로 하지 않고 영상 캡처본 정도로 때우는데요. 썸네일에 많은 내용을 담아서 먼저 보고 싶게 느낄 수 있게끔 만들면 좋을 것입니다.

홍보 실무자 저격 꿀팁 대방출
썸네일 제작이고 빅데이터 활용이고, 물론 다들 중요성은 알고들 있으시겠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시겠죠. 유튜브를 담당하게 된 실무자들이 모두 행정 공무원들이시니 따로 배우지 않는 이상 힘들 거니까요. 이에 제가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사이트 두 곳을 소개합니다. 한 곳은 저작권 걱정 없이 무료로 썸네일을 만들 수 있는 미리캔버스입니다. 저도 실제로 이곳의 디자인을 많이 차용하고 있고요. 
그리고 앞서 이승환 대표의 발제에서도 언급했듯이, 제작한 콘텐츠가 곳곳에, 더 필요한 곳에 더 많이 가닿으려면 키워드 쿼리에 대해 공부하는 것 또한 필수적입니다. 이때 한국언론재단에서 운영하는 빅데이터 사이트인 빅카인즈가 큰 도움이 되는데요. 오늘 하루 어떤 키워드가 많이 검색되었는지 확인하면 어떤 영상을 올릴지 기획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튜브 안에서 모든 지자체와 정부 부처가 독립적으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공공기관들이 서로 '콜라보'를 진행함으로써 각자의 작업과 정책 홍보 팁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강성은 주무관이 살짝 자랑하기도 했지만, 요새 MZ세대들은 대한민국정부 유튜브의 새로운 시도들에 깜짝 놀라고, 자부심을 주는 콘텐츠들에 좋아요와 구독을 아끼지 않죠. 그래서인지 대한민국정부 유튜브 운영의 진짜 스토리를 궁금해하시는 국민이 많았어요! 국민의 입장을 가장 많이 고려하는 창작자로서, 또 조직 안의 실무자로서 여러 관점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 강성은 주무관과의 질의응답 살펴보시겠어요? 
💬실시간 댓글 질문 주무관님께는 혹시 홍보 콘텐츠를 내밀었더니 팀장님 과장님 실장님이 반려한 경우는 없으셨나요?
발제자 답변    이 자리에 실무자인 사람이 나가는 게 낫겠다고 해서 주무관인 제가 나오게 된 것처럼, 일단 제가 일하고 있는 국민소통실이 영상이란 매체에 대해 열려 있는 편입니다. 더불어 국민소통실에 있다 보니 민간에 있는 좋은 영상을 함께 '콜라보'할 수 있는 계기도 많습니다. 제 상급자 분들의 경우에는 평소에 좋은 영상에 대한 레퍼런스를 평소에 수시로 공유해 주시기도 하기 때문에 예산을 투자할 만한 기획을 해야 할 때에 좋은 기획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실시간 댓글 질문 정보성과 예능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요? 기획하실 때 어느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혹은 어떻게 반영하려고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발제자 답변     우선적으로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그 안에서 정보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만일 저희가 B급으로 머무는 채널이었다면 구독자도 유입되지 않았을 것이고, 보고 싶어 하는 정보가 담긴 영상들을 제공하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정보 70%, 잔재미와 예능성을 30% 정도로 조화시키려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때에 파급력이 클 거라고 봅니다.
💬실시간 댓글 질문 콘텐츠 기획 제작에 보통 기간이 얼마나 걸리시나요?
발제자 답변    업무 협조를 요청하는 사업의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업을 실제로 계획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업들의 홍보만 맡아서 하다 보니 그 기간을 직접 조절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매번 갑작스레 업무가 주어지다 보니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한 편입니다. 미리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업 계획에 대해 알았더라면 더 준비할 수 있을 텐데, 1주일 전쯤에 갑작스레 요청하시면 좋은 영상을 만들지 못해 담당자로서도 아쉽습니다. 사업을 시행하시는 부처에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맡겨 주신다면 더 시너지 있는 홍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자리를 빌어 조심스레 말해 봅니다.
💬실시간 댓글 질문  재미로 만드는 정부 정책이 가끔 도를 넘어 불편함을 일으킬 때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수위 조절은 어떤 식으로 할까요? 얼마나 꼼꼼하게 검토가 이루어지나요? 혹시 문제가 생길 경우 어떻게 대처하나요?
발제자 답변    도를 넘은 불편함이라는 것은 보시는 분들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고, 어떤 시점에 바이럴되었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에, 영상을 처음에 만들고서 내부 검토를 많이 하기보다는 일단 공개한 뒤에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독자분들의 반응을 보고 그에 따라 수정하기도 하고, 실제로 수정 요청을 하실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콘텐츠들은 기본적으로 자체 심의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불편을 안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실시간 댓글 질문 유튜브 담당자로서 생각중인, 꼭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으시다면요? 
발제자 답변    코로나19가 지나면 시도해 보려고 생각 중인 계획이 있습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여섯시愛복지Q'라는 이름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실시간으로 국민의 반응을 보는 것도 중요하기에 열린소통포럼처럼 라이브 스트리밍을 시도해 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현장 추가 질문 유튜브 담당자인 공무원도 개인의 주관과 감성이 있을 텐데, 이런 개성이 콘텐츠에 묻어나는 것이 권장할 만한 일일까요?
발제자 답변      당연합니다. 내가 정장을 좋아하는데 캐주얼을 입으면 불편하듯이, 제가 좋아하는 장르로 만들어진 영상들로 보는 분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다음에 그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준비해야 하고요. 저 역시 민간에서 일하다가 공무원이 되었는데요, 저처럼 정책 홍보 일을 맡게 되고서 함께 고민하고 싶으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국민소통실에 요청해 주시면 함께 고민 나누면서 도와드릴 수 있으니 많이들 찾아주시길 바라요.
제가 발제 중 말씀드리긴 했는데요, 공공기관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이 언젠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간과 공공기간의 중앙이 없다 보니 이를 네트워크로 구축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국민소통실 자체가 중앙부처를 아우르는 범정부 홍보를 하고 있듯이 지자체 단위에서도 상위 시·도 단위에서 네트워크를 조직할 수 있는 계기를 한 달의 한 번씩이라도 꾸준히 열어준다면 함께 힘낼 수 있지 않을까요. 여튼 모여서 고민을 나누면 더 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