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호
(통권 36호) 2021. 5. 27
🤘 열린 세미나 🤘

5월 20일 세미나가 5월 27일(오늘)로 순연 되었습니다. 
오늘 저녁 7시 30분, "박준영 변호사의 제보에 기초한 <한국일보가 직접 쓰는 윤중천 김학의 백서> 및 SBS 보도의 정치적 성격에 대하여" 토론을 진행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토론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참고 자료 👈

1) <한국일보가 쓰는 윤중천·김학의 백서> 기사 링크 모음(클릭!)
2) 윤중천 김학의 백서 비판적 댓글노트(클릭!)  

* 2) '윤중천 김학의 백서 비판적 댓글노트'는 <한국일보가 쓰는 윤중천, 김학의 백서>에 대한 비평 코멘트가 달린 정치철학자 조정환의 노트입니다.  (코멘트는 말풍선처럼 노트 페이지 오른쪽에 달려 있습니다.)
조정환은 권력형 성폭력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를 향한 마녀사냥의 문제점과 그것이 불러오는 심각한 사회적 위험을 고발하는 두 권의 책, 『증언혐오』와 『까판의 문법』을 펴낸 바 있습니다. 저자는 이번 박준영 변호사의 제보로 작성된 한국일보의 기사를 2020년 한국 사회에 거세게 일어났던 마녀사냥 사건의 연장 선상에서 바라보고 분석합니다. 이번 토론 주제에 대해 사유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코멘트들 입니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RAISE THREE FINGERS
예술이 독재정권에서 살아남는 방법, 세 미얀마 예술가

translation by 정현주 (독립연구가)

*이 글은 RAISE THREE FINGERS의 홈페이지 블로그에 실린 아티클을 번역한 글입니다. 

*Raise Three Fingers (이전의 Art for Freedom MM)는 미얀마의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글로벌 예술 커뮤니티를 하나로 모으고 2021년 2월 1일 군사 쿠데타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인권의 위기를 알리기 위해 설립한 캠페인 허브입니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사쿠데타 이후, 영화제작자, 만화가, 화가, 시인 등 수십 명의 예술가들이 군부에 억류되어 있다. 쿠데타와 그 여파는 공공예술(public art)의 지형을 변화시켰다. 미얀마의 많은 예술 공동체의 많은 사람이 지하에 숨도록 강제되었고, 한때 개인적인 이유, 느긋이 쉬거나 치유의 수단으로 예술을 창작했던 다른 사람들은 국가 폭력과 박해에 노출된 결과로 더 많은 정치적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사건들이 지역 사회를 통해 전해진 한기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의 예술가들이 독재 통치에 대한 저항의 방법으로 예술 형태를 사용하는 일은 낯설지 않다. 따라서 미얀마 군부가 독립적으로 제작된 예술을 항의와 위협의 한 형태로 보는 것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세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RTF) 캠페인은 군사쿠데타와 창의적 사고와 표현에 대한 군부의 탄압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되었고 이제 전 세계의 예술가들은 세 손가락 경례에 대한 그들의 해석을 제안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책과 영화로 만들어진 <헝거 게임>에서 처음 나타났지만, 동남아시아 국가의 활동가들이 이 경례를 자국민에게 기본권과 보호를 제공하지 못하는 독재 정부에 저항하는 연대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여기서는 쿠데타로 인해 자신의 삶과 일이 획기적으로 변한 3명의 미얀마 RTF 창립자들과 예술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예술이 독재정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니안 키알 Nyan Kyal


니안 키알은 Pencell Animation Studio의 공동 창립자이자 감독이다. 수상작인 첫 번째 영화 <학교에 가고 싶어>(I Wanna Go to School)가 2015년에 개봉되었다. 두 번째 영화 <원하지 않는 내 인생>(My Life I Don't Want)이 2016년에 개봉되었다. 그는 Raise Three Fingers와 Art for Freedom (MM)의 창립자 중 한 사람이다.

쿠데타 소식을 듣고 곧바로 예술을 통해 제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저는 저의 예술로 운동에 기여했고, 제 예술을 가지고 사람들을 지지했고, 제 예술을 통해 제 생각을 공유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을 온라인과 인쇄된 종이, 벽과 도로, 사진, 비디오 등 모든 매체에서 합니다. 군사정권이 우리를 막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이러한 일을 합니다. 예술은 우리 마음속에 존재합니다. 우리의 창작물은 감정과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예술은 미얀마 봄의 혁명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예술가들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군사정권은 우리의 일을 불법적으로 파괴하거나 억류하거나 심지어 죽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도망치고 숨어야 합니다. 우리는 폭압적 군사정권의 고문을 받지 않고 계속 창작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예술가는 실명은 말할 것도 없고 필명조차도 자신의 예술작품에 표기할 수 없습니다. 익명이어야 합니다. 나는 정권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한 505a조 위반 혐의로 불법적인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그들의 폭력이 나를 쫓고 있습니다. 숨어 있지만, 전혀 안전하지 않습니다.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술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한들, 예술은 죽지 않을 것입니다. 항상 존재합니다.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데 사용되는 예술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저는 이 혁명의 모든 예술가가 계속 창작하고, 정의가 이길 때까지 소프트 파워를 사용하여 계속 싸울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정의를 위해 싸우고 따뜻한 관심을 공유해준 지역과 세계의 모든 예술가에게 감사드립니다. 


노벨 아웅 Nobel Aung

노벨 아웅은 2017년 형제인 니안 키알과 함께 설립한 Pencell Animation Studio의 미술감독이다. 그는 니안 카알과 함께 미얀마 예술과 영화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미얀마 최초의 세트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감독했다. 그는 Raise Three Fingers와 Art for Freedom (MM)의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이다. 

2월 1일 전날 밤 나는 잠을 자지 않았다. 나는 새 만화책 시리즈를 만드는 중이었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내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확인했다. 난 충격을 받았다. 내 꿈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군부독재정권을 경험했지만, 지난 3~4년 동안은 삶의 다양한 분야가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꿈은 실현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쿠데타는 우리에게서 그 꿈을 빼앗았다. 우리가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둘 거라고 그대는 생각하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고 있었다. "왜 그들은 그랬을까? 그들은 지금이 2021년이라는 것을 모르는가? 그들은 이 세대의 힘을 과소평가하는가?"

예술이 독재정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다. 자유롭지 않은 조건에서 제작된 예술은 정말 예술인가? 아니면 예술가들은 정권이 허용하는 (또는 선전 활동에 기여하는) 예술을 생산하여 삶에서 앞서 나갈 수 있게 될까? 만약 우리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둔다면, 우리는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 군사 정권의 세계관을 확인하고, 국가, 민족, 종교 등에 대한 퇴행적 사상을 강화하는 예술이 제작될 것이다. 

미얀마 군사정권의 암울한 시기에, 많은 미얀마의 위대한 만화와 만화가들은 출판사는 물론, 군사 정권이 그들을 체포하거나 출판허가를 취소할 것을 두려워하며 자기 검열을 해왔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군부는 우리가 세상에 진실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 명백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일을 끝낼 때다. 세상은 우리의 말을 들었고, 우리는 계속 말할 것이다. 


니이 모우 Nyi Maw

니이 모우는 12년 전에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프리랜서로 활동한 그는 양곤의 한 프로덕션 하우스에서 광고 및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일하고 있었다. 

모든 독재정권은 국민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를 원한다. 그 통제에 가기 위해, 그들은 정보, 아이디어 그리고 지식을 제한한다. 그들은 교육을 낮추고, 문화를 억압하며, 자기표현의 수단을 검열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행의 시작을 이끈 미얀마에서 자라난 모든 젊은이의 현실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 모든 곳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다. 

독재가 예술에 하는 일은 단지 여러분이 쓰고, 그리고, 랩을 하거나 영화를 만드는 일을 제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훨씬 더 깊숙이 들어간다. 그것은 어떤 생각이나 아이디어까지도 뿌리내리기 전에 익사시킨다. 끊임없는 두려움과 감시 아래 살다 보면 자기 검열은 제2의 천성이 된다. 

여기서 예술은 죽는다. 당신은 위험을 줄인다. 당신은 주어진 한도 내에서만 일한다. 당신은 이미 문화부가 당신의 스크립트에 빨간 선을 그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기도 전에 폐기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나? 이러한 일을 극심한 빈곤과 자원에 대한 제한된 접근과 결합하면 예술이 번성할 여지가 많지 않다. 

예술의 영역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내 열정과 삶, 그리고 미래가 두렵다. 우리가 억압 아래 오래 살수록, 우리는 그것에 무감각해지고 그것을 보통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두렵다. 언젠가는 우리의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그들에게 총조차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통제는 단지 삶의 일부가 될 뿐이다. 내가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른 형태의 예술이 불굴의 용기와 회복력의 결과로 계속해서 나타나기를 희망한다. 고난과 투쟁에서 태어난 예술에는 큰 장점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예술의 아름다움에 감사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결코 일반적 규준이 아니다.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 즉 사상의 자유를 요구한다. 그리고 우리는 더 적은 것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 
공통진실 찾기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공통진실 찾기>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철학자 질 들뢰즈의 개념을 자유로운 활동의 '무기'로 번역한 책, 조정환의 『개념무기들』을 읽고 있습니다. 공통진실 찾기의 역량을 더해줄 개념무기를 장착하는 시간, 매월 1, 3주 토요일 오후 1시실연대자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5월 15일 세미나 참가자들이 뽑은 책 속의 문장들
🌳   내재성의 평면, 혹은 공재consistance의 평면은 계획이나 프로그램과 같은 정신 속에서의 구상의 의미로서의 평면이 아니라 단면, 교차점, 도표와 같은 기하학적 의미의 평면, 양태적 평면이다. 그렇지 때문에 그것은 온전하게 존재하는 평면이면서 동시에 건설되어야 하는 평면이기도 하다. _『개념무기들』 조정환 지음, 갈무리 p.337

🌲   행동학의 관점에서는 정동들이 사물들을 위협하는가 가속하는가, 독이 되는가 영양분이 되는가, 보다 연장된 새로운 관계, 보다 강력한 역량을 구성할 수 있는가 없는가, ... 등이 문제다. 그러므로 문제는 이용이나 포획이 아니라 관계와 공동체이다. _『개념무기들』 조정환 지음, 갈무리 p.340

🌴    자본주의 기계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앎을 촉진하고 기계적 잉여가치를 추구하지만 그와 동시에 역시 자신의 필요에 따라 무지를 촉진하고 인간적 잉여가치에 집착한다. 그 결과 과학기술이 가장 발전된 부문들이 가장 진부한 의고주의와 결연을 맺곤 하는데, 과학기술 노동자들이 퇴근 후에는 텔레비전이라는 바보상자와 결착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첨단 과학기술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국가와 군대가 낡은 관료주의의 온상이 되곤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_『개념무기들』 조정환 지음, 갈무리 p.350

🌱  추상기계는 어떤 것을 표상하지 않고 오히려 도래할 실재, 새로운 유형의 현실을 건설하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다. 창조의 점들 혹은 잠재성의 점들을 구성할 때, 그것은 역사 바깥에 있지 않고 항상 역사 앞에 있다. _『개념무기들』 조정환 지음, 갈무리 pp.358,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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