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프리몰 뉴스레터 '대현가족' 2020 신년호
문화공간
을지로 힙스터들은 
지금 서점으로 간다
글과 사진 : 임운석 여행작가
을지로는 오랜 시간 켜켜이 쌓아올린 장인들의 손길이 가득하다. 그 위에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힙스터들이 모여 새로운 문화를 이끈다. 그들의 개성과 취향을 한껏 채워줄 수 있는 을지로 대표 문화공간을 찾았다.

책이 아닌 취향을 파는 곳, 아크앤북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한 힙스터들이 모이는 을지로에 핫한 문화공간이 있다. 
을지로입구역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아크앤북 서점이 바로 그곳이다. 오프라인 출판인쇄 간행물이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는 이때, 최신 트렌드를 이끄는 힙스터들이 서점으로 간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언제든 접속 가능한 모바일과 인터넷이 도처에 널려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인근에 포진해있다. 
도서와 함께 음반, 액세서리, 문구류 등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딱히 새로울 게 없다. 아크앤북을 직접 찾아보니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곳이 머지않아 힙스터의 성지가 될 수밖에 없겠구나.’ 운명적(?)인 예감마저 들었다. 우선 고급스럽게 꾸며진 널찍하고 우아한 공간은 마음까지 넉넉하게 한다. 마호가니 빛깔의 서가와 매대, 도서검색을 위한 빨간색 전화박스, 누구든 앉아서 쉴 수 있는 편안한 소파는 유럽의 서점을 떠올리게 한다. 야외형 벤치와 가로등 같은 조명은 길을 걸으면서 상점을 구경하는 기분이 든다. 아크앤북의 랜드마크는 책으로 쌓아올린 ‘책 터널’이다. 이곳에 서면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켠다.

단순히 독특한 인테리어가 아크앤북을 힙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곳은 문학, 여행, 예술 같은 카테고리별, 주제별로 분류하는 기존 서점의 틀을 깼다. 대신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을 전면에 내세운다. DAILY(일상), WEEKEND(주말), INSPIRATION(영감), STYLE(스타일)의 4가지 테마로 서가를 엮었다.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면서 3만여 권의 장서와 3천여 종의 브랜드를 테마에 맞게 감각적으로 디스플레이 했다. 
게다가 서점에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또한 기존 서점의 틀을 무너뜨린다. 인근 사무실에서 식사를 하러 온 직장인들은 이곳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큐레이터의 제안을 받게 된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은 어때요?’, ‘이런 삶은 어때요?’ 등 감성과 지성, 뚜렷한 취향으로 중무장한 힙스터들은 그것에 직관적으로 반응한다. 그들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카페로 가서 읽거나 식당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 수도 있다. 아크앤북을 나올 때 즈음에는 자기도 모르게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자신만의 취향을 사기 위해. 그 일련의 과정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 아크앤북을 찾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워너비 라이프스타일 제안, 띵굴스토어
아크앤북에 입점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띵굴스토어’ 또한 ‘힙스터의 취향저격’ 연장선에 있다. 2015년부터 띵굴시장이라는 플리마켓을 운영 중인 ‘프로 살림러’ 띵굴마님이 키친, 푸드, 패션, 키즈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매장은 마치 띵굴마님이 사는 집을 들러보는 느낌이다. 화려한 스타일보다는 살림의 가치를 드높여 줄 것 같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제품이 많다. 라탄 스타일의 소품부터 주방을 빛내줄 커트러리와 식기류,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간편식, 예쁘고 성분 좋은 욕실제품과 노멀한 의류까지. 요즘 젊은 주부들 사이에 유행하는 스몰브랜드가 가득 모여 있어 결정 장애를 불러일으킨다.

- 아크앤북: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29 B1F, 070-8822-4728 
대현프리몰
mhkang@daehyun.com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 214 대현프리몰 B/D 02-2233-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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