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에디터 지연입니다. 새해에 처음 인사드리네요^^

 

 

- 2022년 01월 28일, 에디터 지연 -

바뀌지 않는 사회에서 나는 내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월에 소개할 책은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입니다.

 

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J의 편지에서 이전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요(『산자들』), 이번에 소개할 책도 사회와 개인에 대한 통찰이 잘 담겨있는 소설입니다. 『한국이 싫어서』는 종합금융회사 신용카드팀 승인실에서 근무하던 20대 후반 여성 계나가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을 가게 된 과정을 1인칭 시점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서술 형태가 마치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반말 대화 형식이라는 점인데요, 자연스럽게 계나의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계나가 호주를 가게 된 이유를 두 마디로 요약하자면 '한국이 싫어서',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입니다. 학벌, 경제적 능력, 외모를 비롯해서 자아실현에 대한 욕망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은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호주로의 이민을 결정하게 됩니다. 계나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은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면서도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게 만듭니다. 과연 호주에서의 생활은 탄탄대로일까요? 그리고 행복을 쟁취했을까요?

깊이 있는 주제를 명쾌하게 풀어낸 소설,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입니다.

+ 장강명 작가님은 요즘 tvn에서 방영하고 있는 '알쓸범잡 시즌2'에도 출연하고 계신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반갑더라구요:) 설 연휴에 알쓸범잡 시즌2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ㅎㅎ

 

🏷️ 내가 여기서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건......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도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직장은 통근 거리가 중요하다느니, 사는 곳 주변에 문화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

🏷️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솔직히 나라는 존재에 무관심했잖아? 내 고국은 자기 자신을 사랑했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그래서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 줄 구성원을 아꼈지. 김연아라든가, 삼성전자라든가. 그리고 못난 사람들한테는 주로 '나라 망신'이라는 딱지를 붙여 줬어. 내가 형편이 어려워서 사람 도리를 못하게 되면 나라가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내가 국가의 명예를 걱정해야 한다는 식이지. 내가 외국인을 밀치고 허둥지둥 지하철 빈자리로 달려가면, 내가 왜 지하철에서 그렇게 절박하게 빈자리를 찾는지 그 이유를 이 나라가 궁금해할까? 아닐걸? 그냥 국격이 어쩌고 하는 얘기나 하겠지. 

 

🏷️ 애국가 가사 알지? 거기서 뭐라고 해? 하느님이 보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야. 만세를 누리는 것도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나는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야.

 

🏷️ 대학 졸업하고 회사 다닐 때는 매일 울면서 다녔어. 아침에 지하철 2호선 타고 아현역에서 역삼역까지 신도림 거쳐서 가본 적 있어?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