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성 소비란 이런 것일까?

많은 금융사들이 석탄발전소에 투자를 합니다. 청기행은 2019년부터 금융권에 탈석탄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는데요, 그 덕에 많은 은행으로부터 석탄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선언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탈석탄 선언이라 하면 그 선언 이후부터 계획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이미 하고 있거나 하기로 결정이 난 것들에 대해서는 번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외의 석탄산업에도 투자를 하고 있어 국내의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탈석탄 금융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탄소를 배출량에 따라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시장 구조의 변화가 필요해졌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금융 기관들은 하루빨리 주요 이익 수단을 변경해야 할 기로에 놓이게 됐습니다. 머지않아 사라질 석탄은 투자가치가 떨어지고 점점 커지는 재생에너지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죠.

이것을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보다 녹색금융이 더 전망이 좋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겁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기업의 동참이 요구되니 탈석탄과 탄소중립 선언이 트렌드로 떠오른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많은 금융사가 탈석탄 선언을 하는 건 기후위기를 걱정해서라기보다 이게 더 장기적으로 얻을 이익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투자를 지금 당장 멈추지 않는다는 겁니다. 탈석탄 선언을 하면 이미지가 좋습니다. 어쨌든 기후위기를 생각한다는 건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니까요. 이는 여러 제도적 혜택과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최근 사이 은행에서 환경과 관련된 금융 상품을 자주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죠. 그런데 금융사의 탈석탄과 탄소중립 선언에 비례하여 석탄 금융 지원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2021년 사이 1년간 약 15조 4천억 원이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금융 기관이 어떤 기업에 투자를 했을 때 이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했다면 기업에 투자한 비율만큼의 온실가스는 금융기관의 책임이라는 개념을 '석탄자산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이라고 합니다. 이런 금융 기관의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비율은 앞으로 점점 상승하여 2030년에는 두 배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금융은 매우 중요합니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도 기후대응을 위해서는 기후금융의 확대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술 및 역량을 구축하고 에너지 부문 등에 투자 확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직접적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건 다 하겠다는 건 어떤 측면에서 해석해도 그냥 그린워싱입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화석연료 기반 사업의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금융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