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명처럼 약간은 러프하고 어두운 인테리어이지만 따스한 조명 덕에 아늑하다. 바 테이블과 네다섯명이 앉을 수 있는 일반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프라이빗하면서도 트렌디한 분위기라 소수의 친구들과 함께 오기 좋은 장소이다.

술 종류는 위스키부터 칵테일, 꼬냑, 그리고 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각각의 술에 대한 설명도 메뉴판에 자세히 적혀있으니, 초심자들의 대략적인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델라망은 프랑스에 기반을 둔 *꼬냑 제조회사로, 전 제품에 15년 이상 숙성시킨 **그랑 샹파뉴산 원액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첫 모금을 들이킨 순간 그 명성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달콤한 오크향 베이스에 살구, 건포도, 바닐라 등의 풍미가 느껴진다.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가며 향긋한 과실향을 남긴채 깔끔하게 마무리 된다.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깊고 충만한 맛이다. 흡사 와인을 농축시킨 맛과도 비슷해서, 진하지만 맛있게 마실 수 있다. 델라망을 담고있는 벌룬잔도 인상깊었는데, 향을 위로 응집시켜주며 매력을 극대화 시켜주었고 소유욕을 자극하는 비주얼이기도 했다.

*꼬냑: 프랑스의 코냐크 지방에서 와인을 증류해 생산되는 브랜디의 일종이다. (브랜디는 과일주를 증류하여 만든 술의 총칭이며, 좁은 의미로는 포도주를 증류한 후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술을 가리킨다.)

**그량 샹파뉴: 코냐크 지방의 6개 지역 중 하나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브랜디는 향이 무겁고 강한 편이다.

글렌모렌지 라산타

도수 : 46.0%

가격 : 16,000원

꼬냑에 이어 두번째로는 위스키를 주문했다. 글렌모렌지 라산타는 *버번 위스키를 담았던 **캐스크에서 10년 이상 숙성시킨 다음, 이를 스페인산 ***셰리와인 캐스크로 옮겨 추가 숙성시킨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리퀴드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래서일까, 적포도의 느낌이 은근하게 난다. 향은 스모키하면서도 달달한 캬라멜이 떠오르고, 약간의 스파이시함으로 마무리 된다. 델라망 베스퍼보다는 향과 점도가 덜 강한 편으로 조금 더 캐주얼하게 마시기 좋다.

*버번: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증류주. 내부를 태운 통에 넣어서 숙성시킨다.

**캐스크: 술을 숙성시키는 나무통. 특히 이동성이 없는 나무통을 지칭한다.

***셰리 와인: 스페인 헤레즈 지방에서 만들어진 와인.

카덴헤드 클래식

도수 : 50.0%

가격 : 15,000원

다음으로는 럼을 두 잔 시켰다. '해적의 술'이라고도 불리는 럼은 옛날부터 선원들에게 널리 애음되어 왔다.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들어 대체적으로 달큰하고 캐러멜틱하며 도수가 높다. 카덴헤드 클래식은 럼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마시기 적당한 술이다. 향은 산미가 조금 느껴지는 아세톤의 느낌으로 강렬했다. *스월링 후에는 토피와 카라멜의 향이 풍기기도 했다. 강렬했던 첫 향과는 달리 맛은 스카치 캔디를 굴리는 것 처럼 꽤 부드러웠고, 달달한 베트남 원두 커피 같은 느낌도 있었다. 당도가 있는 술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스월링: 리퀴드를 잔에 따른 후 공기와 섞어 향을 발산시키기 위해 그 잔을 둥글게 돌려주는 행동.

두번째 럼은 프리미엄 럼의 진수인 디플로마티코 리제르바 익스클루시바이다. 이 럼은 순수한 사탕수수의 당밀로 만들어진 *시핑럼이다. 일관된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오크통에서 12년동안 충분히 숙성된 원액을 블렌딩하여 만들어졌다. 호박빛을 띄는 디플로마티코는 메이플 시럽, 오렌지 껍질, 갈색 설탕 등의 향이 다채롭게 느껴졌다. 향긋한 느낌보다는 대체적으로 묵직하고 달큰한 느낌으로, 말린 바나나칩이 떠오르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가벼운 시트러스와 우디함이 피니쉬까지 이어진다. 많이 달콤한 탓에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겠다.

*시핑럼: 한 모금씩 잔으로 마시는 럼.

달달한 망고와 짭짤한 프로슈토, 그 위에 얹어진 브라운 치즈와 별사탕. 중간중간 입가심을 하며 더욱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해주었다. 다만 냉동 망고를 해동하여 만들었는지 식감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부담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안주였다.

안주로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니, 따로 먹고 싶은 안주를 준비해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혹적인 과실향에 푹 빠져 인생 꼬냑이 되어버린 델라망 베스퍼부터, 달큰한 매력의 럼까지 다채롭게 즐겨보았다. 술 종류에 따른 코스도 준비되어 있으니, 다양한 술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바러프를 적극 추천한다.

ᑯ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26 지하 1층

ᑯ 영업시간

    매일 18:00 -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