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호랑이는 전래동화 단골 출연자로 한국에선 매우 익숙한 동물이었어요.

불교가 번성하였던 삼국시대와 고려 시대에는 살생을 삼가하는 분위기라 동물과 사람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 드물었고, 개체 수가 비정상적이게 줄어드는 일은 없었어요.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유교가 기본 이념이 되었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경작지가 필요해져 호랑이와 인간은 부딪히게 되었어요. 호랑에 의해 죽는 사람도 늘어났고, 호랑이 사냥도 빈번해졌죠. 

사진 출처 : 국립생태원 / 중앙일보

조선왕족실록에는 영조 10년(1974년) 여름, 가을에 호랑이로 인해 140명이 죽었고, 이듬해 봄에도 강원 영동 지방에서 4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기록되어 있어요. 

평안도에서는 호랑이 포획을 전문으로 하는 군사조직인 '착호군'을 편성하였고, 이 착호군은 현종 15년(1674년) 5,000명에서 숙종2 2년(1696)에 1만 1000명 가량 늘어날 정도로 대대적인 활동을 펼쳤어요. 

이후 20세기 초 일제의 해수 구제정책으로 인해 호랑이는 남한에서 멸종의 길을 걸었어요. 해수 구제는 사람에게 해가 되는 동물은 잡는다는 의미로 일본이 한국의 광물 자원 등을 수탈하기 위해 주민들을 동원하여 그 일에 방해되는 맹수를 사냥하게금 한 정책이에요. 

당시 일본은 반달가슴곰, 호랑이, 표범 등을 포함한 총 7만여 마리의 동물을 살생하였어요. 전문가들은 누실된 기록들까지 합해서 약 2배 정도의 동물이 죽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요. 

Q. 호랑이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은?

생태계 최강 포식자이기 때문에 호랑이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져있어요. 지난 100년 사이에 97%가 사라진 것으로 보고되었어요. 아시아 지역에 4,000마리 가량 분포하고 있고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인도에 살고 있어요. 

인도는 전 세계 호랑이의 60% 이상이 서식하고 있어요. 인도에서는 7만 4000㎢ (서울 면적의 122배)에 달하는 호랑이 보호 구역을 지정하고, 카메라를 설치하여 다양한 동물들을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AI)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로 인해 보호구역 내에서의 밀렵꾼에 대한 실시간 추적이 용이해지고 있어요. 이러한 노력으로, 인도는 지난 8년간 개체 수가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우리나라엔 백두산 호랑이가 살아있는데요. 남한의 야생에서는 멸종 상태이지만, 북한에서는 아직 10마리 정도의 소수 개체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러시아에 살아있는 백두산 호랑이까지 합치면 440마리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2016년 조사한 결과이니 지금은 더 줄어있겠죠. 

사진 출처 :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미산의 한 마을을 향해 걸어가는 백두산호랑이의 모습. 2021년 4월 23일 촬영됐다 / 연합뉴스

Q. 한국에서 반달곰은 어디 살고 있을까?

일제 해수 구제정책으로 기록상으로만 1,076마리(1915~1943)의 반달가슴곰이 희생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반달곰은 1983년 설악산에서 밀렵꾼이 쏜 총에 희생된 이후 모두가 남한에서 멸종되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1990년대 후반 지리산에서 반달곰 흔적이 발견되고 이어서 2000년 11월 지리산에 거주 중인 영상이 진주MBC에 의해 촬영됨으로써 국내에도 반달곰이 서식하고 있다는게 확인이 되었어요. 

곰은 야생동물 중 지능이 가장 높은 동물에 꼽히며, 장기적인 기억력이 탁월하고 한 번의 경험으로 음식물의 위치, 위험요소, 포획 도구, 총소리를 배우고 기억해요. (세상 똑똑함)

사람의 추적을 피해 흔적을 교란하고 일직선으로 가지 않아 사냥꾼들이 잡기 매우 힘든 동물 중 하나로 알려졌어요. 그렇다 보니 그동안 반달곰이 멸종되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부랴부랴 지리산 반달곰을 보존하는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하였고, 처음 5마리였던 반달곰은 보전사업의 도움으로 79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전사업은 유전적으로 동일 아종인 러시아, 중국, 북한에서 새끼 곰을 도입해 방사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방사할 때 발신기를 부착하여 매일 위치 추적을 하고 있으며, 무인센서 카메라를 통해 관찰하고 있어요. 

지리산 반달곰 사업은 꽤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서, 올해 5월에는 자연에서 태어난 최초의 4세대 베이비가 태어났어요! 2004년 첫 시작된 반달곰의 증손주격인 곰돌이가 태어난 셈이지요 🐻

그런데 이렇게 지리산에서 '우수리 아종' 반달곰이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을 때, 국제사회에선 같은 멸종 위기 동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일본/동남아 아종'이라는 이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육곰'에 대해 아시나요? 

국제 멸종 위기 동물이 사설 농가에서 웅담 체취를 위해 길러지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사설 농장은 30년 이상이 지나 쇠창살이 다 녹슬고 매우 열악한 환경인데다가 사육장 26개국 중 7곳은 잔반을 먹이고 있었으며, 다른 곰들 앞에서 도살하는가 하면 웅담 구매객에게 살과 발바닥 등을 제공하는 등 동물보호법을 지키지 않고 있어요.

사육 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 지구엽서에서 봐주세요 :) 하루빨리 사육 곰들이 철창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길 바랍니다. 

사진 출처 : 곰은 잡식성이라 산딸기, 도토리 등 작은 열매도 좋아한다 / 위키미디어 - Abu0804

Q. 판다 때문에 다른 곰들이 죽어? 

아시아에서는 반달가슴곰, 태양 곰, 느림보 곰, 큰 곰, 그리고 대왕 판다까지 총 5가지 종의 곰이 서식하고 있어요. 

이중 판다는 중국에서 전용 보호구역 67곳을 지정하고, 매년 약 2억 5500만 달러 (약 3235억 원)을 지출하고, 판다를 사냥 혹은 죽이거나 가담한 사람에게 사형을 시키는 등 보존을 위해 최고의 노력을 가하고 있어요. 덕분에 판다는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여 '멸종 위기종'에서 '취약종'으로 한 단계 완화되었어요. 

하지만 판다 보호 사업에만 신경 쓴 나머지 오히려 다른 곰들이 위기에 처한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미국 미시간주립대 수산 및 야생동물학부 교수 연구팀은 중국 푸단대 등과 공동으로 판다를 보호하기 위해 판다에 적합한 서식지를 만들면서 정작 다른 멸종 위기종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국제 학술지 ‘생물학 보전’에 작년 2021년에 발표한 바 있어요. 

판다는 대나무가 많고 경사가 완만하며, 인간과 접촉이 적어야 하는 등 매우 까다로운 서식지 환경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판다의 서식지가 20% 늘어날 동안 숲이 필요한 반달가슴곰은 서식지의 23%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스미스소니언 보존생활학연구소 야생동물 생태학자 윌럼 맥쉬아(Willam J. McShea)에 의하면 “판다 보전 성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한 가지는 종을 구하려는 의지와 충분한 자원이 있다면 보전이 가능하다는 것” 이라고 설명한 바 있어요.

한 종에만 특화된 보존사업은 전체에게는 이득이 되지 않아요. 중국 정부에서는 이에 각 동물들의 특성들을 고려하여 균형적인 보호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한 바 있어요. 

Q. 수달 보호가 하천 생태계에 중요한 이유?

수달의 피모는 탁월한 보온 능력을 가져 귀한 물건으로 거래되어 오래전부터 포획이 이루어졌어요. 고려 시대에는 수달만을 전문적으로 포획하는 집단인 ‘달호’가 있었고, 조선시대에선 중국에 가는 사신의 휴대물품에 수달피가 필수품목이었다고 해요.

수달의 감소 원인은 모피와 고기를 위해 인간이 사냥을 했기 때문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이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어요. 최근 들어선 로드킬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죠. 

사진 출처 : 한강에 나타난 수달 / 경향신문

수달은 세계적으로 극지, 시베리아와 사막을 제외한 대륙의 하천변에 널리 분포하고 있어요. 하지만 무분별한 포획으로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종에 속하고, 한국에서도 수달은 멸종 위기종이며, 천연기념물 제300호로 지정하고, 보호하고 있어요. 

또한 수달은 큰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배스나 블루길과 같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큰 외래종 물고기를 먹이로 삼아 강의 생태계를 보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만약 수달이 사라지면, 바로 아래 육식성 어류가 늘어나 작은 어류가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 프랑크톤류가 많아져 먹이사슬 구조가 흔들리게 되요. 

작년부터 서울에서도 한강에서 수차례 수달의 모습이 목격되고 있지만, 수달은 활동 영역이 매우 커 10-15km 안팎을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개체가 실제로 거주 중인지는 알기 어려워요. 단 몇 마리가 왔다 갔다 눈에 띄었을 수도 있거든요.

한강에 돌아온 수달의 개체 보존을 위해 작년 5월 사회적 협동조합 한강, 생태보전시민모임, 에코맘코리아, 자연의 벗 연구소 등 16개 단체는  ‘서울 수달 네트워크’ 창립을 하고, 시민들이 수달을 모니터링하고 보호하는 ‘수달 언니들’이라는 모임도 꾸려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