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도시 상하이를 가보신 분들은 잘 알겁니다. 황푸강 양변을 따라 화려하게 늘어선 마천루의 행렬은 미국의 뉴욕보다 더 화려하다는 것을. 그리고 시나브로 서구 자본주의의 최첨단 도시에 있는 듯한 감상에 빠집니다.
그러나 착각입니다.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오늘도 부단히 투쟁의 길을 걷고 있는 '공산당의 나라', 그 복판에 서 있는 것입니다. 중국 공산당원이 몇명인지 아십니까. 2017년말 기준으로 8천956만명입니다. 지금은 9천만명을 넘을 겁니다. 남북한 합친 인구보다 많습니다. 거기에 중국 공산당 청년조직(14-28세)인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도 9천만명에 달하는 단원들이 활동 중입니다.
현재의 중국 공산당을 '무산자 계급'의 당으로 생각하면 순진한 발상입니다. 서구 자본가들을 능가하는 재력을 자랑하는 공산당원이 즐비합니다. 14억 인민을 통치하는 공산당의 시스템을 알고나면 경악합니다.
최근 서방 언론에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시진핑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을 거론합니다.신종 코로나의 창궐과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한 현재의 중국 정치체제가 과연 온전할 수 있을까, 이런 관심일 겁니다. 향후 앞날을 정확하게 예상할 수 없으니 더이상 깊이 들어가진 않겠습니다.
다만 오늘날 중국이라는 당국가체제를 움직이는 공산당과 그 정점에 있는 시진핑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잠시 생각해볼까 합니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7월23일 상하이에서 창당했습니다. 코민테른의 지원 속에 소수의 급진적 지식인들이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의 한 사립학교 기숙사에서 창립대회를 가졌죠. 13명의 지식인 중에는 마오쩌둥(毛澤東)도 있었습니다.
상하이를 찾는 한국인들이 반드시 찾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와도 지근거리입니다. 그 일대가 상하이 시내 최고번화가인데 신천지(新天地)라고 부릅니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 대륙을 침략한 제국주의, 특히 일제에 맞서 싸우면서도 국민당과의 국공 내전도 벌이면서 성장했습니다. 고난의 대장정 끝에 베이징 톈안먼광장에 선 마오쩌둥은 1949년 10월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만방에 알립니다. 공화국의 목표는 당연히 공산(사회)주의 국가 건설입니다.
그 이후 시기를 구분할 때 혁명세대론이 등장합니다. 1세대인 마오쩌둥(毛澤東)부터 시작해 덩샤오핑(鄧小平 2세대))→장쩌민(江澤民 3세대)→후진타오(胡錦濤 4세대)→시진핑(習近平 5세대)으로 구분됩니다.
덩샤오핑은 1987년 공산당 제13기 전국대표대회(13차 당대회)에서 `3보(步) 발전목표'를 제시합니다. 중국발음 대신 우리 음으로 표기하면 온포(溫飽)사회→소강(小康)사회→대동(大同)사회로 발전한다는 이론입니다.
'따뜻하게 입고 배부르게 먹어' 기본적인 의식주가 충족되는 온포(溫飽)사회를 거쳐 전 국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의 질이 보장된 소강 사회, 그리고 이를넘어 모두가 잘사는 '복지 사회'를 만들자는 단계적 발전론입니다. 소강(小康)과 대동(大同)은 예기(禮記) '예운'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유교와 사회주의의 결합, 다시말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확 느껴집니다.
중국은 1인당 GDP가 1천달러를 돌파한 2000년 경을 온포사회를 달성한 시점으로 간주합니다. 그리고 소강사회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달성할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2017년 10월 19차 당대회를 열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통치철학으로 제시합니다.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인데 이름하여 '중국의 꿈(中國夢)'을 제시한 겁니다.
시진핑은 전면적 소강사회를 실현한 이후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의 실현, 그리고 마침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년이 되는 2049년을 즈음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을 위해 2018년 3월 헌법을 바꿔 '주석은 3회 연임할 수 없다'는 조항도 삭제했습니다. '시황제'의 등극을 의미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혁명 5세대 시진핑과 코로나 사태, 그리고 100년의 마라톤 얘기는 내일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