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보이스 배경화면 무.나💚
*콘텐츠가 보이지 않을 경우 펼쳐보기를 눌러 확인하세요!

엘르보이스 안내 📢 >> 5월 9일 뉴스레터는 쉬어갑니다 << 

알록달록하지만 가물가물한 기억. 우리 할머니는 뭘 좋아했을까? 그걸 자세히 들여다본 적 있었나? 이것저것 물어보니 답하신다. “브랜드나 값어치는 잘 모른다. 그래도 내게는 소중하단다.”

연산홍집 할머니가 ‘내돈내산’ 장만한 유일한 혼수인 자개 문갑.


연산홍집 할머니


수줍어서 익명을 요청한, 아들이 직접 심은 연산홍 꽃나무가 자리한 집에 사는 할머니(75)는 최근 오랜 세월을 함께한 물건을 모조리 처분했다. 하지만 끝내 버리지 못한 것은 쉰 살 넘은 자개 문갑. “이리 와서 봐요. 노루가 뛰어다니고, 하늘에 구름이 한가득이야. 50년이 넘었는데도 자개가 아직 살아 있어요.” 매일 광나도록 닦은 문갑 위에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물건들이 줄지어 있다. 손녀의 손편지, 문배술과 헤네시 코냑, 영감님의 금메달, 튀르키예 여행에서 산 술잔까지. 제일 큰 존재감을 뽐내는 건 친정엄마가 물려준 항아리다. 유백색 바탕에 우아하게 핀 푸른 꽃을 볼 때마다 어머니를 생각한다.


바둑 할머니가 아끼는 손수건 위에 몽글몽글 자리한 옥바둑알, 옥팔찌와 반지, 디카페인 커피믹스.


바둑 할머니

박옥순(83) 할머니의 취미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바둑을 두는 것이었다. ‘님’을 먼저 보낸 뒤 더 이상 바둑은 두지 않고 금은보화 보듯 두고두고 아껴만 보신다. 이름 가운데 옥(玉) 자가 들어가니 담수 진주와 엮인 옥팔찌와 옥가락지 등 세상 모든 옥을 자신처럼 아낀다. 할머니는 최근 맏딸이 사는 부산으로 이사했다. 노인대학에 다니며 인생 3막쯤을 여셨는데, 학교 가며 꼭 챙기는 물건은 할머니처럼 활짝 핀 손수건과 맥심 디카페인 커피믹스. “믹스커피는 꼭 한 잔 마셔야 하루가 충만한데, 많이 마시면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이건 괜찮더라. 저승까지 들고 갈란다.”


연필로 공부한 흔적이 가득한 몽당연필 할머니의 구몬 일본어 학습지.

그 위에 딸과 함께 만든 손거울이 놓여있다


몽당연필 할머니

종로 ‘인싸’ 송혜자(83) 할머니의 고향은 일본 나고야다. 언제 한번 가족들과 일본 여행을 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얼마 전부터 일본어 학습지 공부를 시작했다. “아무리 공부해도 깜빡깜빡하는데, 계속 종이가 쌓이고 연필이 짧아지는 걸 보니 뿌듯하더라.” 할머니가 가장 아끼는 물건은 종이공예 자격증을 딴 둘째 딸과 함께 만든 손거울, 보석함 등의 공예품. 작품을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기도 좋고, 치매 예방에 도움도 되니 좋아하신다. 할머니의 진짜 속내는 무엇보다도 둘째 딸에게 직접 배우는 시간이 자랑스럽고 행복해서다!


감나무집 할머니의 절구는 이 집을 지키는 경호원처럼 대문 앞에 든든하게 자리한다.


감나무집 할머니

“우리 집 감나무에서 열리는 감 따 먹으려면 한참 줄 서야 해요. 동네에서 제일 인기 좋아.” ‘오픈런’해도 못 먹는 귀한 감의 주인 이순산(77) 할머니. 할머니 집에는 감보다 더 희귀한 것이 있다. 100년 된 묵직한 절구다. 50kg은 거뜬히 넘을 법한 절구를 치워버리지 않은 이유는 뭘까. “이 절구 꼴을 보면 누가 가져가겠어요. 나니까 우리 집 지하에서 썩도록 품고 있지.” 비록 절구가 너무 무거워서 요리할 땐 10단 조절 믹서를 사용하시지만, ‘똑이’라는 애칭을 받은 것은 오직 절구뿐이다.


앨리스 할머니가 사랑하는 공간에는 할아버지가 직접 만들어 선물한 축음기와 호롱불, 반려묘 ‘예쁜이’가 자리한다.


앨리스 할머니

성북구 장수마을에서 내로라하는 ‘클러터코어’인 정경숙(70) 할머니의 박물관 같은 집. 앨리스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 오브제의 대부분은 골동품 수집을 좋아하는 할아버지가 모은 것들이다. “아니 이런 걸 왜 자꾸 갖고 오는지 모르겠어. 갖고 오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는데. 호롱불은 좀 잘 만들었어. 내가 만드는 걸 옆에서 봤거든. 솜씨가 좋더라고. 선물이라고 주는데 참 어디 쓰라고… 하하하.” 집은 할머니의 반려묘 ‘예쁜이’의 놀이터다. 자식들 모두 시집 장가보내고, 부부가 새로 맞은 귀한 막내딸이다.


수수꼬짱 할머니가 아끼는 오색찬란 꽃 자수 가방. 할아버지의 여행 선물.


수수꼬짱 할머니

경남 마산을 주름잡던 장말분(90) 할머니. 열두 살에 한국으로 건너오기 전, 일본 교토에서 ‘수수꼬짱’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할머니가 끔찍이 아끼는 건 바로 꽃 자수 가방이다. 50년 넘도록 함께해 온 ‘그이’가 전주 여행 때 사다 준 선물이다. 휴대전화, 동전 지갑밖에 넣을 것이 없지만 수수꼬짱 할머니는 외출할 때면 꼭 한쪽 팔에 그이와 팔짱 끼듯 걸고 나선다. 그 시간이 그리워서일까.  


Writer 전혜진, 정소진
Photographer 이예지
- <엘르> 2023년, 5월호 기사 발췌


비하인드 더 보이스

하루하루 아리님과 함께하는 추억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워 마련한 코너
'비하인드 더 보이스'
아리님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마다 찾아옵니다💚
오늘의 비하인드 더 보이스는 바로 <기부 앤 테이크> 캠페인 후기입니다.
지난 3월 아리님과 함께한 기부 캠페인을 통해 총 250인의 기부자 명단과 + 업사이클링 파우치 + 생리대 세트를 전달했는데요.
4월 초 기부처였던 인트리로부터 진행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받아볼 수 있었어요. 꼭 필요한 분들에게 물품이 잘 전달되었다는 즐거운 소식!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중앙 사보>에도 이 뜻깊은 캠페인을 공유했답니다. 사무실 한켠에 뿌듯하게 한 꼭지 차지하고 있다는 후문.

다시 한번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조만간 <기부 앤 테이크> 2탄이 진행될 거라는 스포일러🤫!

지난번 캠페인에 참여 인원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던 분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랄게요. 그럼 또 재미난 엘르보이스 비하인드로 찾아올게요:)


엘르보이스 배경화면

무.료.나.눔💚



봄맞이 구독자 선물 도착!🎁
아래 링크를 통해 엘르보이스 배경화면을 다운로드 받아보세요!

>>해당 이미지는 영리 및 비영리 목적으로 임의로
수정, 재배포 금지되오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지난 주 구독자 보이스🔊
매주 여러분의 목소리 중 일부를 전해드립니다. 모든 분의 소중한 피드백 하나하나 귀 기울이고 있으니 오늘의 <엘르보이스>가 어땠는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오늘의 이야기는 평소 주변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공감되는 이야기 같았어요. 저 또한 겪어본 경험이 있고 제가 그렇게 행동한 적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를 고찰하게 되고,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악인이라 그런 것이 아니며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위로가 되지만 그 또한 무섭기도 합니다. 저 또한 느끼던 단점이자 제 위주일 땐 또 편하던 것이 의미를 알게 되며 많은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씨가 커서 넘 좋아요...♡

*제게도 의문이었던, 상처였던 나르시스트에 대해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저도 나르시시스트 주변인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메일 제목을 보고 뭐야 이거 맞춤형인가? ai가 내 머릿속을 침투했나? 싶을 정도로 딱 저에게 필요한 기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신기했고.. 제 마음을 덤덤하게 공감해 주는 느낌이라 위로가 됐어요. 제가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열심히 찾아볼 때 인상 깊게 본 한 구절이 있어요. 나르시시스트를 이해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멀어져라! 그런데도 이 글은 제 주변인들이 왜 그랬는지, 왜 그렇게 나를 대해야만 했는지 조금은 공감하게 해주네요. 감사합니다. 흥미로운 기사였어요.

*모든 인간에겐 역사가 있습니다. ‘흑역사’가 있으면 터닝 포인트와 나아짐의 시점이 있습니다. 비단 저 뿐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은, 실제로 세상엔 저와 같은 B군 인격장애 환자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러한 인격적 결함을 가진 분들의 치료 과정은 다소 상처투성이에 가깝습니다. 스스로를 부정해야 하고 끝없이 아픈 유년시절을 반복하고, 살아온 세월을 반성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이들에 대한 비난의 여론보다, 함께 서로를 포용하고 자기 성찰을 독려하는 따스한 말들이. 조금 더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나르시시즘은 ‘나는 누구에게도, 가족에게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한 문장이 가슴 깊이 새겨진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날을 세우고 끝없이 증명해 내는 것에 미쳐 살던 그 인생도, 누군가 진심 어린 포용과 지지를 해준다면, 치료 의사가 생기고 변화한답니다. 여러모로 혐오 사회의 한 면을 본듯하여 참 가슴이 답답한 레터였습니다. ‘나르시스트’를 대상화하여 사회나 인생 속 적대자로 세우는 사회는, 결국 더 많은 검열과 비판만 만들어 낼 것 같습니다.

💌  님, <엘르보이스> 57번째 레터 어떠셨나요? 
님의 감상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아래 링크에 남겨주시면 정성껏 읽고 다음 레터 준비하겠습니다💕
👋 엘르보이스를 이웃에 소개해주세요! 
더욱 다양하고 반짝이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담길 <엘르보이스>, 나만 볼 수 없죠?
동시대를 살아가는 님의 이웃에게도 <엘르보이스>가 널리 읽힐 수 있도록, 아래 링크를 공유해주세요 🙋
📝 구독자 정보를 바꾸고 싶어요!
엘르보이스 속 다양한 이벤트는 구독 시 기재해주신 정보를 통해 안내 및 제공되어요.  님의 구독 정보를 바꾸고 싶다면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허스트중앙 유한회사
elle.korea@hll,kr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156 JTBC PLUS 빌딩 02-3017-2580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