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호
(통권 37호) 2021. 6. 10
🤘 열린 세미나 🤘

다음 주 목요일 (6/17, 오후 7:30) 주제는 <2021.05.21 한미 정상회담 분석>입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합의문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지난 열린 세미나(6/3)의 주제였던 '코로나 백신 문제'와도 연결 지어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6/3, 6/17 토론 내용 갈무리는 다음 뉴스레터에 함께 실릴 예정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토론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참고 자료 👈

👈 지난 세미나 갈무리 👉

5월 27일에는  <박준영 변호사의 제보에 기초한 '한국일보가 직접 쓰는 윤중천 김학의 백서' SBS 보도의 정치적 성격에 대하여> 열린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박준영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4월 19일자 한국일보 보도를 시작으로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이 공론화"될 것을 예고하며 1,300페이지 분량의 검찰 과거사 진상 조사단 최종보고서한국일보와 SBS에 전달했습니다. 이후  한국일보는 [한국일보가 직접 쓰는 윤중천·김학의 백서]라는 제목으로 기획 연재를 이어갔고, SBS 또한 '김학의'를 헤드라인으로 내 건 다양한 형식의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열린세미나에서의 토론은 이러한 박준영 변호사의 행보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병적 징후들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비판적 관점 아래 진행되었습니다.

진행된 토론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검찰 과거사 진상 조사단의 역사적 위치, 성격
  • 박준영식 공론화와 젠더 백래시
  • 정부 비판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검찰 과거사 진상 조사단의 역사적 위치, 성격  👥
👥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역사적 위치와 성격이 무엇이었는지를 살피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국민의 힘과 그 외곽지식인들의 공격이 과거사진상조사단 활동을 "기획 사정"으로 정의하고 그것을 불법화하는 데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간의 경찰, 검찰 적폐를 조사하여 청산한다는 것이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역할인데 이는 박근혜 퇴진과 탄핵을 요구했던 촛불다중의 요구를 문재인 촛불혁명 정부’(?)가 받아안는 방식이었습니다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혁명적 요구를 개혁적 형태로 변형하여 적폐 청산이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   문재인 정부는 촛불이 더 높은 혁명으로 발전하는 것을 저지하고 제도 내에 안정화시키기 위해 촛불혁명을 "과거사" 청산에 한정합니다. 미투는 촛불혁명 과정에서 잠복되어 있었던 것, 즉 젠더폭력에 대한 거부인데 그것을 과거사의 틀 내에 제한하려고 했습니다문재인 정부는 이런 의미에서 수동혁명 정부인데, 수동혁명은 혁명을 반혁명의 방식으로 수행하는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1)과거사진상조사단이  '기획사정'이라는 국민의 힘의 주장과 2) 민주당이 혁명의 발전을 저지하는 수단으로  조사단을  활용했다는 것.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둘 다 문재인 정부의 진상조사단을 비판한다는 점에서는 통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문재인 정부가 글자 그대로의 혁명정부였다면 진상조사단은 과거사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실천과제를 해결하는 기관으로 구성되었을 것이며 수사권을 갖도록 구성되었을 것입니다혁명권력은 기존 권력을 광범위하게 혁파해야 하는데 거기에는 "기획""사정"이 한 요소로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인적 청산에 머무르면서 낡은 권력체제를 혁파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폐청산이 '기획사정'으로 인식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명 '장자연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계속 느끼는 것이었지만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이 사건을 과거 기록으로 남기는 것에 집중할 뿐 실제 사건을 재수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에는 지극히 무관심했습니다 검찰의 부실 수사에 의해 처벌되지 않은 성폭력 범죄의 경우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재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체제적 공간을 열어놓았다면 지금과 같은 방식의 반혁명적 역습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   정리해보았습니다.
1) 촛불의 혁명적 요구를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이라는 변형된 형태로 받아들였고, 적폐청산의 수단으로 꾸려진 것 중 하나가 대검 과거사위원회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이다.
2)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수동혁명(적폐청산) 성격 때문에 "기획사정"이라는 공격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   김학의가 과거사진상조사단을 우습게 보고 일체의 조사에 응하지 않다가 대통령의 엄정조사 지시 이후에는 해외도피하려 한 것은 진상조사의 비현실성과 불철저성, 적폐청산의지의 취약함을 꿰뚫어 보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   문재인 정부는 기존 권력을 혁파하는 혁명적 제스쳐만을 취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 과정에서 많은 미비점을 남겼고, 그 미비점들이 국민의 힘에 역습의 빌미를 주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증언혐오』 36쪽에 관련 내용이 등장합니다.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가 이 재조사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이 재조사는, 검찰을 대상으로 하는 검찰 외부의 새로운 조사 주체의 구성을 통해서가 아니라 검찰 관료계급의 자기반성이라는 형식 속에서 전개되었다. “과거사위원회라는 이름은 정확히 이것을 반영한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법무부 산하에 놓였고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검사 2인 외에 대학교수 2, 변호사 2인이 참여하는 형식을 갖추었지만 과거사진상조사단이 대검 산하에 놓여 있는 한에서 검찰이 자신의 과거사를 스스로 조사한다는 본질을 바꾸기는 어려웠다. 우리 속담에서 불가능하다고 한 것, 즉 중에게 제 머리를 깎게 하고 의사에게 제병을 고치게 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   여성다중은 가부장적 성폭력 체제의 폐지와 청산을 요구하는데, 그것을 가능케 할 입법적 사법적 행정적 제도개선 없이 몇몇 인적 표적을 잡아 뭔가 대단한 것을 하고 있다는 여론 인상을 주는 것에 그쳤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법절차 위반이라는 반격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지요과거사진상조사단에게 수사권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에도 해외도피하려는 김학의의 무시, 조롱, 도피가 제도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국민의 힘 쪽은 이때 청와대가 외압/청탁을 넣어 출국금지를 시키고 과거사조사위원 검사(이규원)가 인터뷰를 조작한 가짜조사보고서를 내놓았다고 공격하는데그렇다면 강제수사권이 없는 과거사진상조사단이 미투다중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상황입니다강제수사권 없는 조사단이 처한 궁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촛불다중의 아래로부터의 요구(제헌력=material constitution: 물질헌법)와 대한민국 형사법(formal law) 사이의 간극, 모순을 혁명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개혁에 한정하면서 끌어안고 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진상조사단이 다중의 요구를 진정으로 실현하고자 했다면 자신들이 처한 실질적인 어려움을 다중에게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알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제헌권력이 다중에게 있다는 사실이 매 순간 너무 쉽게 망각되는 것 같습니다.

👥   만약 이 때 김학의가 해외로 도피하도록 방관했다면 다중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를 훨씬 빨리 철회했을 것입니다여기서 "해외로 도피하도록 방관했다면"="법차를 있는 그대로 지켰다면"이지요그런데 박준영 변호사는 바로 이 지점을 과잉 수사로 몰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   절차와 형식의 측면에서 본 법 위에서 보면 과잉수사이고 기획사정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다중의 혁명적 요구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그 혁명적 요구의 극히 부분적인 실현과정에 놓이게 됩니다혁명은 항상 기존 절차와 형식을 넘어서는 과잉(excess)를 포함합니다과잉이 없다면 보수주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   검찰의 보수주의 척결은 혁명적 과잉을 요구하는데 문재인 정부의 실제 정책 집행은 혁명의 안정화를 지향했기 때문에 "과잉수사"라는 말이 먹혀들 수 있는 지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봅니다비혁명적인 기관을 통해 혁명의 요구를 수렴하도록 지도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박준영식 공론화와 젠더 백래시  👽
👽   박준영 변호사가 보여준 여러 모습 중에 (기존의 형식을 넘어서는 혁명적 과잉을 거부하는) 보수적인 의식이 엿보이는 것 중 또 하나가 그의 '공론화'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공론화를 한다면서 진상조사단의 자료를 특정 언론사 두 곳에만 전달했습니다. 예전처럼 다중에게 알리는 통로가 특정 언론사밖에 없었을 때는 그가 취한 방식이 공론화 방식의 하나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시대에 그것을 공론화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그가 말하는 "공론화"는 실제로는 공적 과정과 공적 자료의 "사유화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박준영 변호사도 자신의 자료 유출에 법률적 문제가 있음을 느끼고/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의 공개는 현재 불법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엄청난 세금으로 확보한 공적 지식을 특정 소수의 권력기관만이 소유하고 이용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박준영 변호사는 공론화를 한다면서 사실상 그 소수의 권력기관에 두 개의 언론사를 더했을 뿐입니다우리는 자료를 읽을 수가 없습니다. 

👽   비열한 "공론화" 즉 사유화인 것이지요. 두 언론사 외에 박준영 자신이 실리를 챙긴 공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끝까지 조사위원을 한 어느 누구도 하지 않은 수법으로 (중간에 그만둔 그가) 자신의 정보실리를 챙기고 있습니다윤지오 씨도 조사과정의 자료를 갖고 있었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   공개가 불법이라면 박준영 변호사를 처벌할 방법이 있을까요?

👥   공개는 불법이지만 (그것이 어느 수준의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조사단이 행정기관이므로 행정법규가 아닐까 싶지만 확실치는 않습니다.) 공익성이 담보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므로 공익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 끝에 처벌여부가 결판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어느 당이 불러도 안 가겠다는 식의 (박준영 변호사의) 응답은 정치적 순수를 위장해서 공개(?)의 공익성 기준을 지키려는 담론적 기술로 파악됩니다. 특정 정당에 간다면 공익성은 깨지고 사적 이용, 즉 사유화가 입증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박준영 씨가 반문재인 반민주당 정치지향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아닌가요그도 인터뷰에서 자료 공개(?)가 '국민의 힘'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은 공공연하게 인정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박준영 씨는 스스로 굉장히 중립적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기록을 원래 한겨레에 보냈다가 철회했다"는 서술도 그렇게 느껴집니다여성주의 운동을 실질적으로 공격하면서 자신은 남성의 편도 여성의 편도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이 모 정치인도 생각납니다.

👥   이번 박준영 변호사의 소위 '공론화'와 그에 따른 보도들은 '윤중천, 김학의 사건'이 '성폭력 사건'이라는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면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의 성격 또한 짙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렇다면 과거사진상조사단에 대한 박준영 변호사의 공격은 촛불과 미투운동에 대한 공격일까요?

👿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그 성격이 드러난다고 보는데요, (1)2014 세월호부터 2016의 촛불혁명 → (2)2016-2019까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수동혁명 → (3)2020 이후 보수세력(국민의 힘 등)과 외곽 지식인들의 반혁명 등. 현재 (3)의 국면에 박준영 변호사가 공개(?)한 문서와 보도가 위치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이대남' 논쟁도 그렇고 백래시/반혁명이 다양하게 일고 있는 것 같다는 감각은 일상적으로 느낍니다. 관련해서 오늘 본 기사 중에 공감 가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지긋지긋한 사례들을 끝도 없이 나열하는 <백래시>는 의외로 위안을 준다. 여자들이 꽤 잘 싸우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래시는 셀 수 없이 반복되어 온 일종의 통과의례임을 깨닫게 된다. 변화를 향한 움직임은 백래시의 시간을 '존버'하여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내 왔다.」 _ [프레시안]2021.05.25. 손희정 기사 보기 ↗

👽   '한국 민주주의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있었던 최 교수의 말들이 이것을 종합한다고 봅니다.  최 교수는 촛불을 혁명으로 오인한 것이 최근 문재인 정부의 과오의 시작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촛불의 혁명적 성격을 박탈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런 시도는 촛불과 미투의 격하와 부정, 즉 촛불과 미투는 반민주주의였다는 명제로 요약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는 "모든 시민들이 깨어있는 시민이 돼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역할을 떠맡도록 만드는 것은 온 사회를 정치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이는 매우 위험한 민주주의 이해 방식"이라고 했다.」 _ [프레시안]2021.05.7. 임경구 기사 보기 ↗

👥   직접민주주의를 혐오하고 정당민주주의만이 유일한 민주주의라고 보는 학자지요이런 사람들을 "이데올로그"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준영, 서O, 조선일보, 한국일보, SBS 등은 "김학의는 죄가 없다", "검찰은 죄가 없다", "조선일보는 죄가 없다", "성폭력은 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싶어합니다. 이것은 "윤지오가 유죄다"에서 시작되어 "조국이 유죄다", "김학의 피해자를 자처하는 여성들이 유죄다", "검찰을 과잉압박한 문재인 정부가 유죄다"를 거쳐, 이제 "촛불과 미투가 유죄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박준영 변호사의 경우 "성폭력은 죄가 아니다"라고 까지 말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주장 하고 싶어 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성폭력 사건을 흐려버리는 방법 중에 '순수한 성폭력'과 그렇지 않은 요컨대 '성거래'를 철저히 분리한 뒤, 어떻게든 거래의 흔적을 찾아내서 "이것은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요, 박준영 변호사와 이번 백서를 쓴 한국일보의 기자도 똑같은 취지의 말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   법조계 사람들이 대개 보수적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성폭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렇고요평등주의와 반권위주의 여파들로 인한 국내 불안정을 염두에 두기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그런데 권력이 권력의 자기안정화를 바라면서 노동의 불안정, 삶의 불안정을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것이 바로 그 권력 자신이라는 점은 스스로 숨기는 것 같습니다
정부 비판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
👿   윤중천의 원주 별장은 "혁신적인" 권력형 성폭력의 실험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   원주 별장에서는 자신들의 내적 불안들을 타자들에 대한 가학성을 가지고 해소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   미얀마 군부, 전두환 군부, 검찰권력 등이 공유하는 어떤 것을 지적해 주신 것 같습니다.
     
👿   박준영은 윤중천의 뇌물공여를 강조하면서 성폭력을 지우려고 하는 것 같네요.
     
👥   . 박준영 변호사가 제기한 절차적 정당성 논란으로 피해자의 목소리는 묻혔습니다. '김학의'를 검색하면 출금 관련 논란이 다수 나오고 피해자가 목소리를 낸 기사는 202011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읽을 수 있습니다김학의 전 차관은 지금 박준영 변호사 덕분에 '억울한 희생자'(피해자)로 다시 자리매김 되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   네. 결국은 개별 문제에 대한 집중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권력자 남성들의 성폭력에 대해서 이 사회는 지나치게 관대합니다. 문제 제기는 이 흉악범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관련 논란을 보면서 피해자는 다시 억장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   검찰과 박준영 변호사의 시각에서는 '윤중천, 김학의 사건'에 성폭력은 없고 성거래, 성접대, 기껏해야 성뇌물만 있을 뿐입니다.

👽   지금의 반혁명은 문재인정부의 수동혁명 속에 내재한 반혁명적 측면이 '국민의 힘'을 비롯한 보수세력에 의해 연속되고 확대되고 폭발되는 양상이므로 다중이 정세의 섭정주체로 다시 나서는 것을 통해서만 제어될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그래서인지 다음과 같은 기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촛불항쟁' 단체들 다시 뭉친다…"文정부, 무늬만 개혁"」_[연합뉴스]2021.05.12 정성조 뉴스보기 ↗

👿   더 숙고할 요소가 많겠지만 당적 경쟁을 넘어선 힘의 출현이 절실한 시기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 문재인 정부 비판은 '국민의 힘' (과 함께 있는 자들)이 아니라 다중의 힘으로 해야겠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지 2주 후, 한때 유명했던 배트맨과 로빈의 밈을 풍자한 밈이 돌기 시작했다.


2021년 6월
메이 유 (May Yu)
번역: 정현주 (독립연구가)

*이 글은 RAISE THREE FINGERS의 홈페이지 블로그에 올라온 두 번째 아티클을 번역한 것입니다.

*Raise Three Fingers (이전의 Art for Freedom MM)는 미얀마의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글로벌 예술 커뮤니티를 하나로 모으고 2021년 2월 1일 군사 쿠데타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인권의 위기를 알리기 위해 설립한 캠페인 허브입니다.
쿨의 작품 1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지 2주 후, 한때 유명했던 배트맨과 로빈의 밈을 풍자한 밈이 돌기 시작했다. 두 그림 중 첫 번째에서 배트맨은 미얀마군의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의 뺨을 때리는 붓다로 대체된다. 쿠데타 지도자는 "우리 버마민족과 종교와 번영을 수호하자"라고 외치고 있다. 붓다가 "닥치세요!"라고 말하며 손으로 민 아웅 흘라잉의 얼굴을 가격한다. 두 번째 그림에서 붓다는 가면을 쓴 여성 시위자로 대체된다. "국가기밀, 사살 명령, 체포영장!" 민 아웅 흘라잉이 외친다. "네 꺼나 빨아!" 시위자가 응답한다.

     쿨(Kool)은 미얀마 군대가 2월 1일 민간정부를 전복시키고 집권하자마자 밈을 만들었다. 33세의 일러스트레이터는 양곤에서 태어나 2011년까지 유지되었던 SPDC(State Peace and Development Council) 시대에 자랐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군부 통치 하의 삶의 불안과 폭력을 이해했다.

쿨의 작품 2


     다양한 예술가들이 미얀마 군부 지배의 억압에 저항하기 위해 오랫동안 일러스트레이션과 유머를 사용해 왔다. 쿨은 저명한 풍자 만화가와 예술가의 만화책을 읽으며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이들 중 한 사람은 예술적 재능과 정치적 신념으로 널리 존경받는 우 페 떼인(U pe Thein)이었다. 그의 작품은 1988년, 군부가 약 3,000명의 시위대를 살해한 대규모 봉기 이후에 금지되었다. 쿨은 우 페 떼인을 존경했다. 우 페 떼인의 정치적 신념과 사람들에 봉사하려는 갈증이 쿨의 작품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초기 쿨의 정치적 의식은 행동주의를 통해 표현됐다. 그러나 쿨에게 1990년대와 2000년대는 분노의 시기였다. "과거에는 항상 거리에 있었는데 군부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군부 재산을 파괴하고 싶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2015년 미얀마가 사이비 시민정권의 통치를 받자 국유 재산에 피해를 주려는 그녀의 욕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낙관주의가 커졌다. 그러나 미얀마의 들뜬 시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군부 통치가 도래하자마자 거리로 나왔다."

     쿠데타 이후 30여 명의 예술가가 체포 구금되었다. 경찰과 군인들이 시위대에 발포한 후로 다른 예술가들은 사망했다. 쿠데타의 결과로 미얀마의 인권은 급속하게 인도주의적 위기에 빠졌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바꾸게 되었다. 

     "사는 일이 먼저다."라고 쿨은 말한다. "체포되지 않는 것이 두 번째다." 군사정권이 정기적으로 언론인과 예술가, 유명인을 주요 신문에 수배자 명단으로 게시하면서 쿨은 이제 위협을 매우 밀접하게 느끼고 있다. 

     그녀는 일러스트레이터, 뮤지션 등의 광범위한 예술가 공동체 일원으로, 어떤 정치적 운동이든 끊임없는 폭력에 직면했을 때 앞으로 에너지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함을 알고 있다. 모든 사람이 진압군에 의해 사살되거나 체포, 폭행을 당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이 누가 그렇게 되었는지 알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시위자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군부가 희망하는 것도 시민 불복종 운동을 복종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쿨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친구들이 경찰과 군대에 의해 구타당하고 성폭행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폭력은 그녀의 여러 동료가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를 낮추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그렇기에 시민 불복종 운동의 상승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당연하다.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흐텟의 작품


     음악가이자 예술가인 흐텟(Htet)은 시민 불복종 운동의 반항 정신을 고취하고 유지하기 위해 직접 작품을 제작한다.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Freedom from Fear, 1990년대 아웅산 수치가 유명하게 만든 문구)라는 제목의 작품을 만들 때 다른 사람들이 가슴을 내밀고 턱을 위로 올려 두려움에서 벗어나도록 격려하고 싶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잔인한 단속과 체포, 폭력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예술가들은 그들이 가장 잘 아는 무기를 계속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흐텟은 "나는 달리기를 잘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폭력적 진압에 마주하는 대신 시위 예술을 선택한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저항음악의 악기 버전을 만들었고, 그녀가 판매한 여러 작품의 수익금은 시위대를 지원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것은 내각 예술가로서 군대에 저항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은 목숨을 바쳤는데 내가 왜 포기해야 하는가?" 

     쿨에게 있어서는 위협, 불안, 두려움 - 이러한 것들이 저항 운동의 정신을 약화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특히 시위대가 퇴각하고 군부가 나라 전체를 장악하는 일이 벌어질 것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그 시나리오에서 삶을 제한하는 불안과 두려움의 감정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다. 

     쿨은 여전히 변화를 이끄는 예술의 가능성을 믿는다. "나는 시민 불복종운동이 다른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미얀마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영감을 줄 수 있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행진하고 슬로건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는 일이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나는 그 용감한 사람들을 위해 지치지 않고 예술을 창작할 것이다."

     쿨의 작품은 미얀마의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글로벌 예술 커뮤니티를 하나로 모으고 군사 쿠데타로 인한 인권과 인도주의적 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설립한 캠페인 허브인 Raise Three Fingers에 소개된 작품 중 하나다. 

     쿨의 작업을 보려면 Behance를 참조하라.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 종료일(6/23)까지 13일 남았습니다. 오늘 0시 기준, 2만 5천 명 정도 모자란 상황입니다. 주변에도 널리 알려주시고 아직 동의 전이시면 꼭 참여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
진실연대자의 비평
(미얀마의) 진실에 다가가기」

신현진 (미술평론가)


1. 11명의 목소리들   

     지난 5, 나는 미얀마와 동남아 미술작가에게 미얀마 쿠데타 이후의 근황을 묻는 월간미술인터뷰 기사를 번역할 기회를 얻었다. 우연하게도 그다음 주 또 다른 미얀마 예술인에 대한 인터뷰를 접할 수 있었다. 미얀마에 완전히 무관심하던 나는 이번에 쿠데타 영향권 안 11명 미술인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어려운 정치, 사회적 사정에 공명하게 되어 한편으로는 무척 감사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동시에 듣다 보니 각자 경험한 미얀마의 쿠데타가 같으면서도 다름을 비교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실은 한국 단체들의 시점도 다른 것이 눈에 뜨였다. 사람마다 각자의 시점과 견해가 다른 것이 대수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 글이 게시되는 뉴스레터, TAPIC을 발행하는 주체가 진실을 추구하는 모임인 <탈진실시대의 진실연대자들>임을 생각하면, ‘진실을 추구하는 연대에 참가하는 경험의 의미를고민할 기회가 주어졌음을 깨달았다. 만약, 미얀마의 쿠데타를 우리가 번역에 의해서만 경험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미얀마를 직접 경험하는 이들 사이에도 미세하나마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fake 뉴스가 만연하는 탈진실시대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가를 우리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적어도 11명의 미얀마와 동남아시아 미술인의 진술이 가진 뉘앙스의 차이를 발견하고 곱씹어보면서, 탈진실시대의 진실연대자들이 격주로 개최하는 <열린 세미나>에서 배운 바를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 공통적인 것의 범위

     내가 이해하는 탈진실시대의 진실연대자들의 <열린 세미나>는 어떤 사안에 대한 진실을 찾아내 하나의 진실을 고정하려는 모임이라기보다는 공통적인 것을 구성하는 과정이다. 공통적인 것에 대한 정의는 다음을 참고했다.1) 이 자료의 저자는 공통적인 것을 공동체 구성원 전체에게 공통적인 것, 즉 누구에게나 속하는 것이라 규정했다. 이들은 공통적인 것의 영어에 해당하는 단어인 커먼즈’(commons)공통적인 것과 구별했는데, 커먼즈는 공통적인 것의 원리가 실제 현실에 구현된 것이자 시민사회가 국가와 자본을 대체하는 구조가 확립됨을 의미하는 것이며, 또한 그것을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으로 규정했다. 이와 달리 공통적인 것이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개별적 생각이 비교되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판단의 합 정도가 아닐까 한다. 이념이나 팩트를 기준으로 찾아낸 진실이 아니라 개개인의 생각을 버리지 않고, 판단의 합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생각은 매력적이다. 이는 합의가 아니라 구성주의에 가깝다. 다만 그것이 현실에 구현된다는 커먼즈는 어쩌면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현실 세계의 제도나 언어로 정립하는 과정을 포함하는 일이라 정치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나의 논의는 커먼즈가 아니라 공통적인 것으로 제한하고자 한다
1) 정남영, 윤영광 저, 커먼즈 번역 네트워크 편집, “청년 X 커먼즈 매거진 1커먼즈, 가장 오래된 젊음의 씨앗’(서울특별시 청년허브, 도서출판 제노: 2018) link (https://youthhub.kr/download/32636)
     미얀마 쿠데타 상황에서 공통적인 것 중 하나는 이미 정해진 듯하다. 이해관계 때문에 군부의 편에 서겠다는 사람에게조차도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없다라는 명제, 더구나 그리도 무참히 빼앗을 수 없음은 개인의 입장을 앞서는 최상급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미얀마의 사정을 적은 글들은 편차가 있었다. 그 편차는 현 사안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고 잠재된 위험을 의미하기도 했다. 먼저, 공통된 내용을 보자면, 내가 받아본 글들은 모두 예술단체가 예술을 주제로 물어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수집한 것이어서2) 인터뷰 대상자 대부분은 예술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하는 한편,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성취하기 위해 끝까지 저항의 목소리를 높이리라는 맹세를 포함했다. 물리적 상황을 묘사하거나 개인적인 목소리가 느껴진 인터뷰 중, 니안 키알(Nyan Kyal)숨어 있지만, 전혀 안전하지 않습니다.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술을 항의와 위협의 한 형태로 보는 독재에 대항하여 정의가 이길 때까지 소프트 파워를 사용해 계속 싸울 것을 요청합니다라고 했다. 노벨 아웅(NobelAung)하지만 지금은 자기검열을 끝낼 때다. 세상은 우리의 말을 들었고, 우리는 계속 말할 것이다"라며 비장한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미얀마의 정치적 상황에서 성장한 작가로서 나 자신은 그러한 조건에 따라 규정지어진 배우이자, 행위예술가 여성임을 깨닫게 된다라고 말하는 야나다 윈(Yadana Win)진정한 무력 충돌을 그대로, 그것도 지나치게 실제적으로 목도한작가로서 마닝곤(Myaynigone) 다리 아래에서 흰옷에 방독면을 쓰고 가짜 피가 뚝뚝 떨어져 신체를 서서히 적시는 링겔 드립백을 들고다리에는 족쇄를 채운 채, 망가진 의자에 몇 시간을 앉아있었다고 한다.
2) 하나는 갤러리 포도나무이고 다른 하나는 2021년 월간미술 6월호이다.
     한편, 애초에 자신이 쓴 글을 한국에 보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다행히도) 직접적인 폭력이나 감금을 당하지 않은 상황이어서인지 관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진술도 발견했다. “작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라고 호소한다든가, ‘워홀의 시대라든가 공포 영화에서처럼 모든 시도가 실패를 거듭하지만, 또다시 똑같은 장면으로 반복해서 되돌아간다라는 메타포를 사용할 여유를 가진 포포(Po Po), “정확한 재현에서 멀어지려한다며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는 싱가폴의 호 추 니엔(Ho Tzu Nyen), 미얀마의 예술계 역사를 훑으면서 “2015년에서 2020년에 해당하는 최근의 미얀마예술은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이 이루어지면서 발전하고 있으며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라는 정치적인 코멘트를 잊지 않았던 아웅 미야 테(Aung Myat Htay)의 글을 읽을 때는 혹시 신변의 위협을 받지 않은 지역도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들은 진정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가진 사람들인가? 내가 예측했던 진술이 아니라니. 나는 무엇에 실망했던 것일까? 어쩌면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내용을 미리 결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 더구나 홍콩의 아이작 총 웨이(Isaac Chong Wai)가 작은 생채기에도 바람이 빠질 고무풍선 오리가 태국에서는 공격을 참아내게 해주는 영웅이었다라는 내용을 번역할 즈음에는 2017년 광화문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의 말에 공감했고 좀 더 울컥할만한 표현을 찾아 머리를 굴리는 나의 모습도 발견했다. 돌이켜보면, 이들의 진술은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쓰였다. 그래서 문법이 틀린 부분이 많았고, 번역 내용의 흐름이 부조리해지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상상과 편집이 필요했었다. 또한, 나는 미얀마가 아닌 홍콩인의 진술에 더 많이 공감하고 있었고 번역이라는 권력으로 내가 과거에 경험했던 동남아시아에 대한 편견을 재생산했으며, 심지어 강조하고 있었다. 내 생각은 미얀마 사태를 그저 끔찍하고 불쌍하다로 축약시킬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데에까지 미쳤다

     번역 말고도 인간이 객관적일 수 없는 이유와 메커니즘은 많겠지만 신경생리학적 원인도 있다. 뇌과학이 규정하는 인간의 판단과정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인간의 의식은 대상에 대하여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이를 분류하는 1차 의식단계의 활동을 제일 먼저 수행한다. 분류만으로도 확신한다면 인간은 더는 생각하지 않고 행동에 옮긴다. 혹은 의식 활동을 중지한다. 이어서 주관적 가설, 즉 의미를 예측하는 단계가 이루어지고 마지막 고도의식 단계에서 예측한 가설을 타자, 혹은 사회적 의미와 비교하고 교집합이 아니라 그 차이를 통해 이성적인 이해와 판단에 다다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과거 경험으로 이해판단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사고를 중지하면 우리는 확증편향의 순환고리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차이를 비교할 수 있어야 판단이 완료된다는 것이다. 차이는 판단을 유도한다.

     진실에 조금이나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또 다른 하나의 계기는 사왕 웡세 양훼(Sawangwongse Yawnghwe)의 인터뷰였다. 그는 다른 예술가와 다른 시점의 진술을 보내왔다. 그의 할아버지는 양훼라 불리던 군주국가의 수장이었고 그 지역의 민족은 샨족이라 했다. 버마에 네윈이 쿠데타를 일으켰던 1962, 자신의 아버지는 부하 장교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여러 발의 총격을 받았다고 한다. 총알은 부하 장교의 머리 뒤쪽에서 앞으로 관통했고 그의 아버지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부하는 사망했지만, 생명이 빠져나간 그의 주검은 아버지의 등에 기대어진 채 도주하는 내내 오토바이에 매달려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구사일생으로 암살에서 살아났지만, 그의 참모들은 몇 년 후 태국에서 하나씩 차례차례 암살당했다. “장례식에 이어 또 다른 장례식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그들을 삼촌이라 부르면서 자랐습니다. ... 역사적으로 지속된 불공평이 규명되기 전까지 그러한 진보는 더 광범위한 전국 규모의 개입과 협력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그의 인터뷰는 알지 못했던 미얀마의 실체에 또 다른 이면이 존재함을 일깨운다. 그는 이전 군부가 만든 이름인 미얀마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국가를 버마라 불렀고, 미얀마에는 몇 년 전 인종청소를 당했다던 로힝야족 이외에도 차별받는 수많은 소수민족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더욱이 미얀마인 수백 명이 죽어 나가는 이 마당에도 이 사태가 끝나도 끝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그의 경고는 나머지 10명의 미술인 중에서 단 한 명도 미얀마를 버마로 부른 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울림이 더 강했다


3. 결론 없는 <열린 세미나>

     격주로 열리는 <열린 세미나>에는 결론이 없다. 주제가 결정되면 이에 대하여 각자가 조사하고 그 내용을 게시판에 올리고 모임이 시작됐을 때 각자의 주장을 (카톡이라서) 짧게 언급한다. 그러면 다른 이가 심화하기도 하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반론이 공방전처럼 오가기도 하지만 어느새 주제가 가진 다음 이슈로 넘어간다. 공방전에서 이기려 고집부리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열린 세미나>는 진실을 찾아내는 모임임은 맞지만, 진리에 가까운 말을 해줄 누군가를 찾는 모임이 아니다. 논리로 싸워 이긴 것을 합의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하버마스식의 공론장도 아니다. 결론이 없는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나의 사고가 다른 사람과의 사고 사이에존재하는 앎이 공통적인 것으로 수렴되기 때문이지 결론이 공통적인 것으로 기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을 제시하고, 비교해보는 공통적인 것을 구성하는 이 과정은 주체적인 의식 활동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가 바라보는 쪽 이외에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뇌과학자는 우리의 뇌가 구두쇠라서 기시감이 드는 문제는 까탈스럽게 자세히 들여다보기보다 이름을 붙여 축약하는 방식으로 가능한 한 의식 활동을 절약한다고 말한다. 1차 의식으로 과거 경험을 반복하면서 살면 편하겠건만 탈진실 시대를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도의식을 써야 가능할 듯하다. 불교의 명상 용어에는 마음 챙김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현재의 순간에 발생하는 경험에 예단 없이 매 순간순간 주의를 기울이는 심리적 과정이라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음 챙김이 필요한 시간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의 생각이 아니라 전 세계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의 차이가 공통적인 것을 만들어가는 데에 메커니즘이라면, 나 또한 이 세계에서 의미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려면 다른 이의 생각들을 비교하는 의식 활동, 까칠한 마음을 챙기고 즐겨야 할 것이다
🙌 
공통진실 찾기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공통진실 찾기>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철학자 질 들뢰즈의 개념을 자유로운 활동의 '무기'로 번역한 책, 조정환의 『개념무기들』을 읽고 있습니다. 공통진실 찾기의 역량을 더해줄 개념무기를 장착하는 시간, 매월 1, 3주 토요일 오후 1시실연대자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6월 19일 (토요일) 세미나는 도서출판 <갈무리>에서 진행하는 『브뤼노 라투르』 출간 기념 그레이엄 하먼(저자) 전 지구 인터넷 화상 강연회로 대체합니다. 
6월 5일 세미나 참가자들이 뽑은 책 속의 문장들
🙎  기술적 구성과 정치적 구성의 관계를 설명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방법론적으로 무기력하고 정치적으로 무력하다고 느끼며 따라서 정치적 프로그램이 불가능해진다. 이와 반대로 기술정치적 관계의 특유한 양상을 지각함으로써 우리는 역사적 문턱을 규정할 수 있고 이것은 조직과정과 적합한 행동프로그램의 정식화를 가능하게 한다. _『개념무기들』 조정환 지음, 갈무리 p.381

🙋  등장하고 있는 기술적 요소들을 전쟁기계의 무기로 전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미 확정되어 기선을 제압하고 있는 이 우울한 배치의 왜곡에 저항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직공이나 전사 집단을 결합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배치를 발명해야 한다. _『개념무기들』 조정환 지음, 갈무리 p.368

🙆   필요한 것은 가속 그 자체가 아니라 분자들의 빠름과 느림의 결합인 상대적 속도관계(경도)와 정동하고 정동되는 절대적 내포역량인 속력(위도)의 결합에 대한 연구로서의 행동학이다. 특이성들을 중계해 줄 수 있는 가속, 특이성들의 공통되기를 가져올 수 있는 가속만이 절대적 도주선을 그릴 수 있는 가속이다…… 특이성들의 중계를 가져올 수 있는 가속을 위해서는 다선적 체계가 필요하다. 이것들은 선들의 타협이나 평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들의 중간을 뚫고 나가는 사선들의 내재적 블록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_『개념무기들』 조정환 지음, 갈무리 p.387
재밌게 읽으셨나요? 내용이 유익하셨다면 TAPic을 구독해 주세요.
매월 2번 (2,4주 목요일) 나의 메일함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진실연대자들(TAP)
truth.commoners@gmail.com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