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과 경험의 경계없는 교감’을 제안하는 팩토리의 이번 루프트(Luft) 전시에는 요리사이자 디자이너인 오케다 치카코의 작업이 함께 합니다. 테이블웨어는 매일 먹는 음식을 담고 깨끗이 관리해야하는 것으로 우리의 생활에서 꼭 필요한 물건이지요. 손 안에 들어오는 크기, 질감, 무게, 주변과 이루는 모습을 경험하다보면, 잘 만든 하나의 그릇이 우리 일상을 얼마나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지 실감합니다. 절제미가 있고 불편함이 없는, 삶에서 최소한의 필요를 고민한 오케다 치카코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사진. Luft 제공
오케다 치카코 Okeda Chikako 桶田千夏子
1977년 도쿄 출생. 게이오 대학 법학부 법률학과 졸업 후 법률가로 일을 하다가 요리사로 전업했다. 2010년 도쿄의 기요스미 시라카와에 음식점 야마쇼쿠도(山食堂)를 오픈했고, 2012년부터는 마키시 나미와 가구·공간·제품 등의 디자인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매일 요리를 하는 동시에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재정립하자’는 모토로 디자인에 임한다. 
기무라 글라스(Kimura Glass)와의 협업으로 유리 간장병 〈Table Soy Sauce〉을 디자인했고, 그릇 시리즈 〈에르데(Erde)〉를 비롯해 쿠킹스푼과 서빙스푼 등 요리에 필요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타인의 삶 The Lives of Others, 사진. 손수미 
“루프트가 작업하는 공간, 가구, 그리고 제품과 관련한 일. 지금까지의 일을 되돌아보면 이중 내가 주로 끌어가는 일은 제품에 관한 일, 그중에서도 ‘음식(食)’과 관련한 일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공간을 생각하는 것, 가구를 생각하는 것, 제품을 생각하는 것 사이를 가르는 경계는 없다. 제품과 가구는 각각이 단일체로 존재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공간 안에서 그 거처를 얻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을 생각하지 않고 제품 자체만의 모습과 존재를 상상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타인의 삶 The Lives of Others, 사진. 손수미 
테이블 위, 테이블 주위. 테이블을 둘러싼 의자, 그곳에는 사람이 모이기도 하고 혼자 앉아 있기도 하다. 테이블 위에는 불빛이 내려앉거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요리가 놓이거나, 과일 바구니, 음료수 옆에 읽다 만 책, 쓰다 만 편지가 올려져 있기도 하다.

타인의 삶 The Lives of Others, 사진. 손수미 
테이블이라는 존재를 매개로 그곳에는 시간이 만들어진다. 그것은 한순간 한순간의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그 시간만의 풍경. 때마다 사람, 조명, 정물이 그 순간마다의 색감이기에. 그곳에 자리하는 테이블, 의자, 그리고 그릇은 상황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조용한 모습으로 있으면 좋겠다.
글. 오케다 치카코의 <On and Around a Table> 중에서 발췌
루프트 Luft
디자이너 다케시마 토모코와 마키시 나미가 2005년 설립한 디자인 사무소. 2012년에는 요리사이자 디자이너인 오케다 치카코가 합류했다. 독일어로 ‘공기’를 의미하는 루프트(Luft)는 공간이나 사물에 여백 혹은 그사이에 신선한 공기를 담는 것을 모토로 공간, 가구, 제품 등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한다.

<On and Around Table (by Luft + 𝛼)> 전시 전경, 2022
사진. 정해민
2022년에 루프트와 팩토리2가 마련한 <On and Around Table (by Luft + a)>. 이번 전시에서는 루프트를 비롯해 오키나와에 위치한 금속공방 치카푸(cicafu), 그리고 윤라희, 이소영, 차승언 세 작가와의 다양한 대화와 작업 과정이 루프트의 테이블을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입니다. 
또한 아티스트 프루프(Artist Proof)의 최경주 작가와 SAA(Screen Art Agency)가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굿즈 및 팩토리 에디션 작업이 루프트와 이루는 조응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기획 팩토리2 
에디터 뫄리아
진행 김보경, 이지연
디자인 김유나 (유나킴씨) 
디렉터 홍보라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