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님은 누구를 만나고 싶으신가요?
안녕하세요.
인간 강혁진입니다 .

어제는 제가 운영하는 월간서른에서 큰 행사를 치렀습니다. 서른마켓이라는 이름의 오프라인 마켓이었습니다. 위례 신도시에 있는 서점 책발전소와 함께 준비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기획을 시작해 애초에는 봄에 치르려 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행사가 3개월이나 미뤄졌죠. 

오프라인 행사는 아직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기에 모든 운영진과 셀러들이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방문객분들은 모두 체온을 측정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명단에 남긴 뒤 손소독을 한 후에야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불편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6시간 동안 9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입장해 36개의 셀러분들을 만났습니다.

아, 이 편지에 서른마켓 결과보고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보다는 흔히 말하는 ‘이 시국'에 많은 사람이 서른마켓을 찾아주신 이유를 나누고 싶습니다.

행사 전날 밤만 해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유명 셀럽도 참여하고 큰 기업들도 참여하시긴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방문객이 와주실까 하고 말이죠. 혹여나 누군가 오셔서 ‘이 시국에 이런 행사를 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따지시거나 화를 내지는 않으실까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걱정과는 다르게 오픈하기도 전에 수십 명이 줄을 서 계셨습니다. 다행히 모두 웃는 얼굴로 방문하고 오랜 시간 머물고 양손 가득 돌아가셨습니다. 셀러들의 아이템을 하나하나 살펴보시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도 꽤 많았습니다. 서점 앞에는 아이들이 타고 온 씽씽이, 더 어린 아이들이 타고 온 유모차가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셀러분들 역시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얼만큼의 매출이 나오는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뀔 것이고,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행업계는 줄도산이 이어지고 공연과 문화를 비롯해 오프라인 기반의 산업이 고난을 면치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물론 만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만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것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만나야만 할 수 있고, 만나야만 충족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만남의 힘은 강합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웃고 있는 표정을 나누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살아가는 것. 모니터가 아니라 내 눈앞에 서 있는 상대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삶을 살아내는 원동력이 되어 주리라 믿습니다. 

바이러스의 두려움을 간과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만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만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제 서른마켓에서 많은 분들의 미소와 웃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손에 과자를 들고 웃고 있는 아이들을 아주 많이 만났습니다. 거기서 오는 에너지의 힘을 믿습니다. 그 에너지가 저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에너지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전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만나며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려 합니다. 그 어느 것도 만남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만나지 않으면 만남에 대한 그리움과 결핍만이 커질 따름입니다. 그리고 그 그리움과 결핍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만남' 그 자체 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 안전하게 만나시길, 그리고 뜨겁게 나누며 살아가시길.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 강혁진 드림
1. 지난 인간 강혁진을 한번에 확인하세요.
혹시나 놓친 인간 강혁진이 있으신가요? 지난 인간 강혁진을 한번에 확인해보세요.

2.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인강 강혁진을 읽으신 간단한 소감을 여기에 남겨주세요. 여러분이 인간 강혁진을 잘 읽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이 남겨주신 의견과 응원은 큰 힘이 됩니다.

3. 인간 강혁진을 널리 알려주세요.
인간 강혁진을 추천하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아래 구독하기 버튼과 공유하기를 통해 소개해주세요. 더 많은 분들이 인간 강혁진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