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내리고 귀뚜라미 소리👆정겨운 무렵

 마음살림편지
2020년 9월 7일 백로白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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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풍경


                                                      여류如流 (이병철 마음살림연구위원회 자문위원)

                  먼저 가슴 열어
 

                       푸른 새벽            
              하얀 사발에 담아 올린 정화수
                   퍼져가는 물결을 본다

              모두가 탈 없이 잘 지내기를
                   참으로 행복하기를
 
                내쉰 내 숨을 당신이 들이쉰다
             우리는 서로에게로 이어진 한 물결
                만물이 한 숨길 속에 출렁인다
 
                     선 자리가 중심
              물결은 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다시 이 자리로 밀려온다
 
                   서로가 서로를 품어
     어느 것 하나 외따로일 수 없는 이 물결 속에서
                 가는 것이 오는 것이다
 
                      본시 한 목숨
                 내가 먼저 가슴 열어
                     당신을 안는다.
  

 당신에게.
 유난했던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풀잎에 이슬이 맺히는 백로 무렵입니다.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확산되면서 두려움이 온 나라를 얼어붙게 합니다. 이제 생명과 무생명 사이의 반(半)생명체라는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이 낯선 생명체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은 지금까지 우리가 누려온 현대물질문명, 이른바 산업성장사회가 지구의 생명유지시스템을 파괴한 결과 초래된 기후위기의 한 현상입니다. 생존이 위태로운 생명 위기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전환을 절실하게 요청합니다. ‘죽임의 길에서 살림의 길로, 크게 살고 함께 사는 길로, 우리가 추구해온 한살림의 길’을 다시 묻고 확인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물질이 아니라 생명이 중심인 세상에 대한 비전을 함께 마련하고 나누며 일상에서부터 생명 중심의 삶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 길에서 우리 자신이 먼저 가슴을 열 때 우리가 모두 본시 하나의 생명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자체가 곧 전환의 출발이며 새로운 희망을 일구는 일입니다.
                                     <아침에 만난, 천상에서 핀다는 황련> 

 새롭게 맞이하는 이 가을. 안을 걷어내고 새로운 희망을 밝게 여는 계절이 되기를. 
 그 길에서 걸음마다 건강과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이즈음 절기이야기


백중, 내 안의 하늘과 만물이 모신 하늘 어우러지는 축제


                                                                     학산鶴山 (이정훈 마음살림연구위원)

 음력 7월 보름은 백중(百中)날입니다. '어정 7월, 동동 8월' 이라는 옛말처럼 농촌의 7월은 세벌 김매기가 끝나 바쁜 농번기를 보낸 뒤이면서, 한편으로는 녀름지은 오곡백과의 갈무리를 앞둔 달이니 이제 잠시 허리를 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백중(百中)은 백중(白中), 백중(百衆), 백종(百種), 백종절(百種節), 중원(中元), 망혼일(亡魂日) 등으로도 불리는데 보통은 백중이란 말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여러가지의 이름만큼 뚜렷한 기원이 불분명 하고 또 여러 행사가 전해 옵니다.

 우선 나라에서는 이른 벼를 베어 종묘(宗廟)에 올리고 각 가정에서는 녀름지은 열매를 조상에게 올리는 천신(薦新 새로운 것을 올리는) 차례를 지낸 후에 성찬(盛饌)을 차려 가무를 즐겼으며 농사일로 고생한 농민들과 머슴들도 하루를 쉬면서 마음껏 놀아 ‘백중장’이 서기도 하였습니다.
불가에서는 음력 7월 15일, 백일 동안의 안거(安居)를 끝내는 날에 우란분재(盂蘭盆齋), 또는 백중기도를 통해 마음농사를 잘 지으신 수행자들을 대접하고 수행자들은 시주(施主)의 조상들의 천도(薦度)를 빌어서 회향(回向)을 하였고 사찰과 달리 민간에서는 백중날 밤에 채소, 과일, 술, 밥을 갖추어 돌아가신 어버이와 조상을 기리는 망혼제(亡魂祭)를 올렸습니다.
이처럼 백중은 남아있는 유풍(風)을 대강 보아도 하늘과 조상영혼에 제사(祭祀)하고,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의 날입니다.

 앞에서 백중의 또 다른 이름이 중원(中元)이라고 하였는데 원래 ‘중원(中元)’은 도가(道家)의 말로서 하늘이 일 년에 세 번 인간의 선악(善惡)을 살피는 삼원(三元)이 있는데 1월 15일을 상원(上元), 10월 15일을 하원(下元), 7월 15일을 중원(中元)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원일(元日)에는 초제(醮祭)라 하여 하늘의 별(星辰)에게 차례를 드리는데 성신(星辰)이라는 말처럼 별들의 중심인 북극성(辰)과 북두칠성(北斗七星) 그리고 칠성(七星)에 대응하는 28숙(宿)의 뭇별(星)들에게 차례를 드리던 날이었습니다.

 기록을 살펴보면, 《후한서(後漢書)》에는  “고구려(高句麗)는 귀신(鬼神)·사직(社稷) ·영성(零星)에 제사 지내기를 좋아한다.”고 하였는데 영성(零星)은 고구려의 유물과 유적을 살펴보면 북두칠성(北斗七星)을 말하고,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신라는 “입추(立秋)후 진일(辰日)에 영성(靈星)에게 제사를 지낸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 영성(靈星)은 농경(農耕)을 담당하는 별로서 28숙(宿)중 동방(東方)창룡(蒼龍)의 천전성(天田星)을 말합니다. 
고구려의 전통을 이은 고려는 태조로부터 역대로 황제가 직접 초제를 계속 지내왔는데, 별들을 모시는 차례는 조선시대까지 소격서(昭格署: 밝을昭, 바로잡을格)라는 관청을 통해 전승되어 오다가 임진왜란 이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처럼 상고시대로부터 전해오는 모심(侍天)의 문화가 고려(高麗)시대에 이르러 도가(道家)와 불가(佛家)의 문화와 만나 지금의 7월 보름, 백중(百中)의 풍속(風俗)으로 전해져 온 것입니다.

 우리 고유의 속절(俗節)인 백중(百中)에는 먼저 하늘(天)로부터 나(人)와 만물(萬物)에게 이르는 생명의 질서(秩序)를 확인(確認)하고 약속(約束)하는 ‘차례(祭祀)’를 봉행하고, 하늘을 모신(侍天) ’사람 된 하늘’ 로서 만물(萬物)에 모셔진 하늘을 열어(養天)주고 맺어(體天)주는 ‘녀름지기’의 살림살이를 서로 축복(祝福)하는 ‘두레놀이’가 행해져 왔습니다.
그러나 근래에까지 전승되고 있는 호미걸이, 호미씻이👆, 술멕이, 풋굿, 질먹기, 진서턱 같은 허다한 ‘두레놀이’를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것은 오늘날의 두레놀이는 진정한 ‘놀이’가 아니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두레’라는 우리겨례 공동체 조직은 상하가 아닌 수평적 구성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사람의 위에는 오직 하늘만이 있을 뿐이며 그 하늘은 또 모두에게 모셔져 있으니 두레에는 중심(中心)이 있을 따름이지 위와 아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기와 만물에게 모셔진 하늘을 열고(養天) 맺어(體天)가는 사람의 ‘노릇’은 기껍고 기쁘게 ‘놀이’가 될 수 있었습니다. 흔쾌(欣快)하게 받아들인다는 말인 ‘기꺼움’(깃거움)과 환희(歡喜)의 우리말 ‘기쁨’(깃븜)이 본래 같은 말이었던 것처럼 모심(侍天)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노릇(養天)’을 할 때 그 살림살이는 저절로 기쁨의 ‘놀이(體天)’가 되기 때문입니다. ‘노릇’과 ‘놀이’와 ‘놀음(노름)’도 본래 한 말이며 이런 말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우리 문화가 바로 모심(侍天)의 문화였던 것입니다.

 오늘날 ‘생산’과 ‘소비’ 라는 쳇바퀴를 끝없이 굴리는 햄스터처럼 사람은 생산과 소비의 능력으로 그 가치가 매겨지고 사람 ‘노릇’은 소비를 위한 고역(苦役)이 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놀이’‘놀음(노름)’은 고역(苦役)의 괴로움과 원망을 잊기 위한 유흥(遊興)과 범죄(犯罪)의 그 어디쯤을 고향 잃은 나그네처럼 떠돌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침침한 눈빛으로 속풍(俗風)의 조각 속에서 모심(侍天)의 마음을 더듬어 찾는 이 밤에 속절없이 퍼붓는 장대비 소리가 못내 ‘놀이’가 되지 못하는 저의 일상(日常)을 꾸짖는 소리인 것만 같습니다.
이즈음 살림행공 - 절

이즈음 먹거리 - 열무

 이 절기(節氣)에는 열무가 최고의 건강식품입니다.
 
 토종 열무는 오행성(五行星) 별의 정기를 받아 화생(化生)하여 다섯 가지 맛이 나고 여러 가지 약리 작용을 합니다.
토성(土星)의 별빛을 받으니 맛이 달고, 비위(脾胃)를 보하여 몸을 윤택하게 하고
금성(金星) 별빛을 받으니 맛이 아리며 기운을 크게 보하여 건강장수케 하고
수성(水星) 별빛을 받으니 강한 해독력를 지니며 또한 뼈를 튼튼하게 하여 관절염과 신경통을 예방해주기도 합니다.
목성(木星) 별빛을 받으니 힘줄을 튼튼케 하고 신경을 통하게 하여 정신이 맑아지도록 하고
화성(火星) 별빛을 받으니 비위를 도와 소화불량을 치료하는 약재가 됩니다.
 
 우리 주변에 각종 공해가 많기 때문에 재배하는 채소는 갓 나온 것이 채독(菜毒)이 없고 건강에 두루 좋은 영양물이며 산중 약초의 뿌리는 오래 묵은 것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열무도 발아하여 잎이 일곱 잎일 때까지는 하늘의 별 기운과 땅속의 유황 성분만을 흡수하여 순수한 보양제이지만 8~9잎이 지나면 차츰 잎 속 모공이 발달하여 약성(藥性)이 감소합니다. 혹여 흡수한 독성(毒性)은 마늘을 첨가하면 중화(中和) 되니 나물을 무치거나 김치를 담글 때 마늘을 이용한다면 최상의 건강식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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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 동막골, 
'마음닦기' 하시는 
자상선생님 기운받으며 
씩씩하게 자란 토종 열무~
                  - 열무나물    

                                                 살림연합 식생활센터 절기식문화연구분과 자료제공  

재료 : 솎음열무 500g, 다진 건고추 홍고추1개,
        양념 - 된장 2큰술, 고추장 1/2큰술, 국간장 1큰술, 다진파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들깨가루 1큰술, 검은깨 1큰술 

만드는 법:  4인분 / 20분 소요
    1. 열무는 다듬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다.
    2. ①을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3. ②의 열무에 준비한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단맛과 짠맛은 기호에 따라 가감합니다)                                  
이즈음 마음살림 소식

 지난 9월1일 저녁7시 30분, 하반기 [몸마음살림연습 8주] 프로그램이 70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강좌로 시작되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아직 세련되진 못하지만, 상반기에 진행한 현장과 온라인 두 가지 방식과는 달리 두 분 선생님도 정읍과 지리산 자택에서 직접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하였고, 제주를 포함한 전국 각지의 참여자들이 화상을 통하여 행공 동작과 마음닦기 명상을 익히는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8주 동안, 주1회 강의를 듣고, 주중에는 각자 배운 '몸마음살림'을 꾸준히 연습하면서 궁금한 사항들은 참가자 오픈채팅방에서 선생님, 담당자들과 함께 소통하고 있습니다. 
 
 다시 강화되고, 장기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쳐가는 즈음... 
꾸준한 자기돌봄, 자기수양을 통해 가족과 이웃공동체에 밝고 선한 영향력이 퍼져나가길 기대합니다.   💚💕💛💖💜💝💙
한살림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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