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크림 오프라인 진출 2.데이터로 본 퀸잇
 2022.11.30 22-048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크림 이럴 거면, 매장 내지 말지
  02 리스틀리로 분석해 본 퀸잇의 성공요인
  03 뉴스 TOP5 - '쿠팡의 '무모한 도전' 시즌2'

   

크림 이럴 거면, 매장 내지 말지

     
design by 슝슝 (소스 출처: @kream.co.kr)
    
크림도 오프라인으로 향합니다

11월 29일,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모습이 낯설진 않습니다. 최근 중고거래 시장의 오프라인 확장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더 현대 서울에 번개장터의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 랩'이 오픈한 바 있고요. 아예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중고상품 전용관인 '세컨드 부티크'를 신촌점에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번개장터에 투자한데 이어, SSG닷컴에 이를 입점시키기도 했고요. 이렇게 중고거래에 백화점 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건, 이른바 리커머스가 젊은 세대에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이들 리셀 매장들을 새로운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활용하려는 거죠.

그렇다면 역으로 크림에게 이번 오프라인 진출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이 역시, 최근 트렌드와 연관성이 깊은데요. 근래 들어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해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오프라인 접점 확보 시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림 역시 고객이 직접 한정판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브랜딩을 강화하고자 했을 거고요. 여기에 더해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럭셔리한 이미지를 더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을 겁니다.

또한 크림은 이번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고객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 또한 가지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크림은 한정판 리셀 거래로 출발했기에, 마니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리셀을 넘어 종합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만큼, 더 다양한 고객과 만날 기회를 열심히 찾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잠실 롯데월드몰이라는 곳은 유동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이러한 목적에 완벽히 부합하는 장소입니다. 특히나 다른 패션 관련 업체들이 이미 많이 진출한 성수동보다 더 매스한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되는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직접 가본 크림의 매장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지점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최근 29CM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던, 이른바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공간으로 잘 꾸며놓았고요. 현장에서 지켜봤을 때도, 방문한 일부 고객들이 평소 쉽게 볼 수 없던 상품들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상당히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추후 오프라인 드랍존이 본격적으로 운영이 된다면, 이용자들이 굳이 택배로 상품을 보낼 필요가 없어서, 편의성도 증대될 거고요.

이미지 출처 : 직접 촬영

그런데 정작 고객의 경험을 증대시킬 수 있는 체험 요소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상품은 그저 볼 수 있을 뿐, 시착하는 것은 물론 만지는 것까지도 적극적으로 제지하고 있었거든요. 이럴 거면 굳이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보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더욱이 고객 확장 측면에서 마니아를 제외한 매스 고객에 대한 배려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상품 정보나 안내 등이 전혀 없었고요. 추후 QR코드가 추가될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듣긴 했지만, QR 자체도 그리 친절한 수단은 아니라는 점이 함정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아무런 설명이 없는 건 쫌 심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가장 기본적인 정보인 가격 자체도, 점원에게 문의했을 때 앱에서 직접 상품을 검색하여 찾아서 봐야 한다고 안내받았는데요. 이러한 불친절한 경험 설계 때문에, 오픈 초기에는 어느 정도 시선을 끌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방문할만한 재미 요소를 주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였습니다. 특히나 정말 내부적으로도 고객의 외연 확장을 노리고 있다면, 이러한 부분은 필히 고쳐야 할 겁니다.

사실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의 오프라인 매장은 실효성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재무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드랍존 기능만 해도, 유의미한 볼륨을 만들려면 매장 수가 일정 수 이상으로 늘어나야 하는데 비용 대비 효율이 날 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결국 브랜딩 효과가 주목적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한 영역의 결실이라도 제대로 얻으려면, 크림은 지금보다 더 체험형 요소를 확충하고, 의미 전달을 위한 도구들도 보완해야 할 겁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합니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오프라인 진출을 꿈꾼다면 지금처럼 좋은 때는 앞으로 영영 없을지도 모릅니다. 더 젊은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이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주길 원하는 오프라인 매장들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앞다투어 온라인 몰의 오프라인 진출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트렌드 덕분에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은 비용으로도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브랜딩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정말 잘 활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면, 오늘 이야기 나눈 크림처럼 아쉬운 부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온라인 몰의 오프라인 공간들은 아무래도 판매보다는 전시를, 매출보다는 브랜드 경험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단지 매력적인 상품을 선별해서 공간을 멋지게 꾸민다고, 좋은 전시 경험을 줄 수 없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심지어 근래 잘 되는 전시들조차, 유명 작품을 확보하는 걸 넘어서서, 전시 의도 전달이나 공간 경험 설계 등을 철저히 준비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커머스 플랫폼들 역시 이러한 부분을 명확히 설계한 후, 오프라인으로 확장해야 기대한 효과를 온전히 거둘 수 있을 거고요. 그렇지 않는다면, 이러한 오프라인 매장 진출 트렌드 역시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도 모릅니다. 고객이 금방 지루함을 느낄 테니까요.

   

#광고, 리스틀리로 분석해본 퀸잇의 성공요인

        
design by 슝슝
      
브랜드와 상품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패션은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간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카테고리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여성 패션 플랫폼 1위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데요. 이들은 크게 2가지 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그리고 브랜디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동대문 기반의 패션 플랫폼 시장이고요. 다른 하나는 이보다 더 고가의 도메스틱 브랜드 위주로 입점한 온라인 패션 편집샵 시장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그간 W컨셉과 29CM가 양분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이 둘 모두를 긴장시키는 새로운 곳이 등장했으니, 바로 퀸잇입니다. 퀸잇은 거래액 규모로는 아직 둘에 비해 부족하지만, 앱 트래픽 기준으로는 이미 둘을 초월한 지 오래인데요. 심지어 올해 10월 기준 MAU로는 둘을 합친 것보다 퀸잇의 방문자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퀸잇의 성공 비결을 분석해볼 예정인데요. 사실 패션 편집샵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보려면, 어떤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얼마나 많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확보하고 있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물론 외부인의 관점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얻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온라인 몰의 특성상 상품과 가격 정보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웹 크롤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데요. 이전까지 크롤링은 개발 지식이 없으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었기 때문에, MD나 마케터 입장에서 이를 활용하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리스틀리와 같은 툴을 적절히 활용하면 클릭 몇 번 만으로도 필요한 데이터를 손쉽게 얻을 수 있었는데요. 오늘 퀸잇을 분석할 때, 리스틀리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었습니다.


경쟁을 피한 것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그렇다면 퀸잇은 도대체 어떤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걸까요? 퀸잇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섭게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빈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입니다. 리스틀리로 확보한 '베스트 상품 100'에 속한 브랜드 리스트를 비교해보면, 유독 퀸잇은 다른 두 플랫폼과 차이를 보입니다. W컨셉과 29CM는 중복되는 브랜드가 꽤 있는 반면, 퀸잇은 겹치는 것이 아예 하나도 없을 정도로요. 이는 곧 퀸잇이 그간 기존 온라인 패션 편집샵들이 놓치고 있던 시장을 찾아냈다는 걸 뜻합니다.


데이터 출처: 각 사, 리스틀리로 가공


이처럼 경쟁사와의 차별화된 포지셔닝에 성공한 퀸잇은 아예 다른 고객과 브랜드 풀을 사실상 선점해버립니다. 후발주자가 아닌 새로운 시장의 개척자로 출발한 건데요. 이렇게 직접적인 경쟁을 피한 덕분에 더 효율적으로 상품을 확보하고 초기 고객 획득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도 아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퀸잇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원래는 도대체 어디서 판매가 되고 있었던 걸까요? 퀸잇의 베스트 브랜드들을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답은 쉽게 나옵니다. 검색 광고에 뜨는 플랫폼들은 주로 SSG, GS SHOP과 같은 종합 플랫폼들이거든요. 즉 이들은 패션 전문몰들에게 외면받아왔던 브랜드였던 겁니다. 이러한 지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덕택에, 퀸잇은 신생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들 역시 비교적 쉽게 입점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고객뿐 아니라 상품 공급업체까지, 퀸잇의 빈 시장 공략이 제대로 먹혔던 겁니다.

물론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퀸잇의 한계점 또한 리스틀리로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초기 브랜드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가격 통제력까지는 아직 온전히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브랜드 풀을 보유한 SSG 등과 비교했을 때, 최저가를 확보한 상품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여전히 신생 플랫폼이고, 트래픽 대비 실제 발생하는 거래액 볼륨이 작다는 것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인 거죠. 플라이 휠을 본격적으로 돌리려면 조금 더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더욱이 할인 상품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고민거리일 겁니다. W컨셉과 29CM는 베스트 판매 상품 중 할인이 아니라 정가로 판매하는 상품 비중이 최소한 20% 정도는 되었습니다. 하지만 퀸잇은 거의 100%가 할인해서 판매하는 상품이었습니다. 즉 퀸잇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은 패션 편집샵보다는 브랜드 아웃렛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이미지가 고착화되면 지속적인 수익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보다 큐레이션 역량 등을 키워야 할 겁니다. 정가에 상품을 판매하는 정판율을 올려야, 내부 수익성도 좋아지고 브랜드들의 퀸잇 의존도도 충분한 수준까지 커질 것이니까요.

※이 글은 리스틀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자세한 수치가 들어 있는 상세 분석 과정 및 내용은 아래 버튼을 누르고 전문을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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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없는데 실적 반등은 요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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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고객 경험을 다시 되돌리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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