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17일

[준법감시인심사필 제23-0003]

[글로벌주식] 에너지 섹터의 구조적 호황 가능성

지난 6개월간 에너지 섹터 ETF와 WTI 원유 가격 사이에 기존 통념과 다른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대개 원유 가격과 에너지 섹터 주가는 [차트 1]에서의 빨간 박스처럼 동행하는 추이를 보이는데 2022년 중반 이후부터는 Fed의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짐에 따라 원유 가격은 하락했지만, 에너지 섹터 ETF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견고한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이번 기고에서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 살펴보고 투자 함의를 찾아보고자 한다.

[차트 1] XLE* ETF와 WTI근월물 가격 추이

(Source: Bloomberg, RootN Global Investors)

*Energy Select Sector SPDR Fund

에너지 섹터 ETF의 주가가 견고한 이유는 실적 때문이다. S&P 500내에서 GICS 하위 산업 분류상 ‘Integrated Oil & Gas’와 ‘Oil & Gas E&P’에 속하는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EBITDA 합을 살펴보면 (차트 2), 장기 시계열에서도 2022년이 역사적으로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차트 2] S&P 500 Oil & Gas sector 상위 10개사* EBITDA  

(Source: Bloomberg, RootN Global Investors)

*시가총액 기준
**2022년 자료는 4분기 미발표 기업은 예상치 사용

2014년 이후 에너지 기업들의 CAPEX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 발생 직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고비용 유정들은 생산이 중단되거나 폐쇄되었다. 이렇게 공급이 감소한 상황에서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 공급이 추가로 줄어든 반면 글로벌 원유 수요는 빠르게 회복되었다. 따라서 유가가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생산 비용이 낮은 상위 에너지 기업들이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차트 3]에서 보듯이 에너지 기업들의 CAPEX는 2014년 이후 대폭 감소한 상황이며 2022년에는 역사적인 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규모는 2014년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고 있다. CAPEX를 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2021년과 2022년 이익 대비 투자 비율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이다(차트 4).

[차트 3] S&P 500 Oil & Gas sector 상위 10개사* CAPEX

(Source: Bloomberg, RootN Global Investors)

*시가총액 기준
**2022년 자료는 4분기 미발표 기업은 예상치 사용
[차트 4] S&P 500 Oil & Gas sector 상위 10개사* CAPEX/EBITDA

(Source: Bloomberg, RootN Global Investors)

*시가총액 기준
**2022년 자료는 4분기 미발표 기업은 예상치 사용

그렇다면 에너지 기업들은 늘어난 현금을 어디에 쓸까? 과거에 에너지 기업들은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하면 더 많은 이윤 창출을 위해 늘어난 현금은 생산설비를 증설하는데 사용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으로 탄소 중립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화두가 되면서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늘어난 이익을 CAPEX투자보다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에 힘쓰고 있다. 2022년 상위 에너지 기업들의 배당은 2020년 대비 약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트 5).

[차트 5] S&P 500 Oil & Gas sector 상위 10개사* 배당, 자사주매입

(Source: Bloomberg, RootN Global Investors)

*시가총액 기준
**2022년 자료는 4분기 미발표 기업은 예상치 사용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매입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쉐브론(CVX US)은 1/25일(현지시간) 앞으로 시가총액의 20%에 해당하는 750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마라톤 페트롤리엄(MPC)의 경우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시가총액의 20%를 자사주 매입하여 소각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2022년 상위 에너지 기업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친 주주 환원 규모는 2008년을 넘어섰지만 (차트 5), 높아진 이익과 줄어든 CAPEX 규모를 감안한다면 향후 추가적인 주주 환원을 기대할 수 있다.

당사는 이러한 에너지 상위 기업들의 강화된 주주 환원이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유가의 높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과거 대비 에너지 상위 기업들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트렌드는 역설적으로 장기적인 원유 생산 증가를 제한하면서 유가의 하방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인다.

1/25일 엑손모빌(XOM US)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Permian지역에서의 Gas Flaring을 중단함과 동시에 다른 기업들에게도 이를 따르도록 촉구하고 있다. Gas Flaring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정화장치 설치 혹은 가스 송유관을 추가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는 중소형사들에게 생산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한편 지난 12/14일(현지시간) HSBC은행은 앞으로 화석 연료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대해 대출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전방위적 ESG 움직임이 중소형사들의 신규 투자와 생산 증가를 제한하게 될 것이다.

*Gas Flaring이란 원유 시추 과정에서 생성되는 가스 부산물을 태우는 행위.

이러한 구조적 변화로 원유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최근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수요 증가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15일 IEA가 발표한 월간 원유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는 전년 대비 일 2백만 배럴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일 20만 배럴 증가해 하반기에는 공급이 수요 대비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전망들이 대형 에너지 기업들의 강한 이익 체력을 지지하며 이에 따라 강화된 주주환원 또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에너지 섹터 내에서도 대형사의 경우는 탄소 저감 및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탈탄소 움직임에 대응해나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생존의 위험이 대두될 수 있는 중소형사들 대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따라서 당사는 대형 에너지 기업들 위주로 구성된 XLE ETF 가 높아진 주주환원으로 인해 중기적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 당사의 지난 리서치는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
rootnglobal@gmail.com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6길 33, 맨하탄빌딩 920호 02-511-7729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