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 당신에게 화폐란?

2021.5.28(금)│NO.47 파인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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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파인애플 조각 #화폐의_길

안녕하세요, 파인애플입니다👋

님은 화폐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요?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원? 아니면 달러나 엔화같은 외화? 오랫동안 화폐로 인정받은 종이지폐를 생각한 분들이 많겠지만, 요즘 현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드문 만큼 신용카드나 카카오페이·삼성페이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생각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모두 화폐 역할을 해내고 있으니까요. 혹시 화폐라고 부르지만 화폐인지 헷갈리는 암호화폐도 떠올랐나요? 오늘은 이와 관련해 한 조각 뜯으러 가볼까요?😋

문턱에서 맴도는 암호화폐 👣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점점 제도권으로 들어오자 암호화폐를 새로운 자산으로 인정하는 곳도 늘었습니다. 특히 글로벌한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올해 3월 암호화폐 거래부서를 부활(+2018년에 생겼다가 당시 비트코인 폭락과 함께 사라짐)시켰고, 이내 비트코인과 연동된 파생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모건스탠리도 암호화폐 전문가들이 굴리는 비트코인 펀드를 제공하고 있구요. 씨티그룹은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지 확답하지 않았지만, 기관부터 개인까지 고객들의 쏟아지는 문의에 가능성은 열어둔 상황이에요.

✋ 파생상품이란?

기초자산(=주식, 채권, 원유, 농산물, 부동산 등 거래가 가능한 자산)에서 갈라져 나온 금융상품을 말합니다. 투자자는 기초자산을 최대한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시세차익으로 돈을 벌 수 있는데요. 기초자산과 달리 파생상품은 자산의 가격이 아닌 가격의 움직임에 베팅해서 시세차익을 얻습니다. 만약 주식과 연동된 파생상품이라면, A기업 주가가 3개월 안에 10% 오른다는 조건이 붙을 수도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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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디지털화폐 시대가 열리는듯 보였지만 암호화폐가 폭락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이번달 12일~24일에만 1200조원이 넘게 사라졌어요. 최고점을 찍었던 12일 시총에서 44%가 증발한 거죠. 코스피 상위 10위에 드는 기업들의 시총을 더한 것보다 규모가 커 피해가 상당합니다. 게다가 페이코인이나 아로와나토큰 등 국내에서만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상황은 악화됐어요.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 거래소가 무더기로 폐쇄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정부에서 강하게 암호화폐를 경계하자 투자자들은 한숨을 쉬었고, 비관론자들은 기세등등하게 한마디씩 던졌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크루그먼 교수는 "비트코인이 출시된 지 12년이 흘렀지만 아직 정상적인 화폐 역할을 못한다"고 말했고, 꾸준히 비트코인을 저격해온 루비니 교수도 "가짜자산에 투자할 만큼 무모한 기관투자자가 있다면 당장 해고해야 한다"는 트윗을 남겼습니다. 워런 버핏과 함께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고 있는 찰스 멍거 부회장도 "암호화폐는 납치범에게나 유용하다"며 직설적으로 역겹다고 표현했어요.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처럼 암호화폐의 변동성은 왜 이렇게 심한 걸까요?

🍍 관련조각 버핏도 멍거와 같은 생각일까요?

수급이 향하는 건 투기? 💰

가장 큰 이유는 (당연한 소리지만) 차익을 위해 암호화폐를 사고판다는 거예요. 사용처가 제한된 암호화폐는 시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가격이 오를 기미가 보이면 매수가 몰려 폭등하고, 반대면 매도가 몰려 폭락해 변동폭은 커집니다. 투기수요를 부추겨 변동폭을 더 크게 키운 배경에는 파생상품도 있습니다. 파생상품에 투자하면 원금의 100배까지도(=1비트코인 넣고 100비트코인 베팅OK) 투자금을 불릴 수 있습니다.

소액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리스크도 큰 상품이죠. 만약 10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켰다면 기초자산의 값이 1%만 떨어져도 원금을 전부 잃고 약정에 따라 자동으로 청산됩니다. 최근 월가에서 있었던 빌 황의 아케고스 사태만 봐도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파악할 수 있어요. 이런 기계적인 매도 시스템으로 순식간에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다른 투자자들도 덩달아 패닉셀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 레버리지(Leverage)란?

지렛대라는 뜻으로, 지렛대로 무거운 물건을 쉽게 옮기듯 투자에서 내 돈의 수익률을 높이려고(=내 힘으로 더 무거운 물건을 들려고) 부채(=지렛대)를 끌어오는 전략을 말합니다. 내 돈 100만원으로 산 주식이 올라서 110만원이 되면 수익률은 10%가 되지만, 내 돈 100만원+대출금 400만원으로 같은 주식을 샀다면 증권계좌에 550만원이 남았겠죠. 내 돈은 그대로인데 50만원을 벌었으니 수익률은 50%로 높아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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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주식처럼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휩소(=Whipsaw)라고 불리는 속임수가 잦아지면 변동폭은 또 커지게 됩니다. 사람마다 매매기준은 다르겠지만 이동평균선(=일정기간 자산 가격의 평균값을 연결한 선)을 보고 타이밍을 잡기도 합니다. 평균값을 내는 기간은 5일부터 200일까지 다양한데, 여기서 2가지 이평선 중 비교적 단기인 이평선이 중장기이평선을 뚫고 올라갈 때(=강세장으로 전환될 시그널인 골든크로스) 사들이면 고수익을 낼 수 있어요.

하지만 시그널일 뿐 100% 확신할 수는 없고, 다들 똑같은 전략을 쓰면 수익을 보기 어렵겠죠? 게다가 비트코인은 물량이 한정됐으니 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추세를 따르지 않고 반대로 베팅하는 움직임이 커지면 차트가 톱날같이(+휩소가 가늘고 긴 톱을 의미) 뾰족해지는 휩소 패턴이 나타납니다. 상승세를 앞두고 갑자기 시세가 급락한다거나 악재가 쌓였는데 급등하는 모습처럼 말이죠.

변동폭은 사그라들까 🦄

비트코인 지지자들에게 5월 22일은 피자데이로 통합니다. 2010년 그날에 한 미국인이 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사먹은 데서 유래한 날인데요. 비트코인이 실물거래에 사용된 최초의 날을 기념하는 거죠. 놀라운 건 당시 약 40달러였던 1만 비트코인이 올해 피자데이에는 4억달러(약 4500억원)로 뛰었다는 점입니다. 11년이나 흐르면서 차곡차곡 오른 탓도 있겠지만, 요즘 변동폭을 보면 아침과 저녁만 해도 피자값이 꽤 차이날 듯합니다. 이처럼 암호화폐가 화폐로 인정받으려면 한참은 걸릴 것으로 보여요. 아니면 옛날사람들이 잠깐 화폐로 들고 다녔던 금이 무겁다는 이유로 지금은 투자대상에 머물러 있는 걸 보면, 결제수단으로 첫발을 뗀 현재의 암호화폐도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나중엔 투자대상에 머무를지도?

🍍 관련조각 그래도 손댈 사람은 손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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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위한

파인애플 한입 요약!

🍍 금융사는 수용, 정부는 경계하는 암호화폐

🍍 투기수요+파생상품+휩소 등으로 커지는 암호화폐 변동성

🍍 변동성이 잡히면 화폐로 인정받겠지만 가능성은 글쎄

다음주 파인애플 조각 #위안화

요즘 위안화 가치는 2018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세를 꼽는데요. 이런 상황이 중국 정부에게는 '양날의 검'이 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위안화와 관련된 이슈가 궁금하다면 다음 파인애플에서 또 만나요👋

written by James K. Lee(Fairsquarelabs)

edited by Jiny Kim(The Financial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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