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10
예술적 하루를 위한 작은 쉼표,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김희경 기자입니다. 

 '7과 3의 예술'에서 7과 3은 도레미파솔라시 7계음, 빨강 초록 파랑의 '빛의 3원색'을 뜻하는데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는 예술은 모두 7계음과 3원색으로부터 탄생합니다.
 '7과 3의 예술'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공연이나 전시 등을 살펴보고,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 예술가들의 삶과 철학을 경유합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채워줄 작고 소중한 영감을 전합니다. 

 29회는 세상의 비웃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자는 집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작품들을 선보였던 화가 앙리 루소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스물아홉 번째 편지>

세상의 비웃음에 맞선 강철 멘탈
                                           앙리 루소

'잠자는 집시', 1897, 뉴욕현대미술관 (*그림을 크게 확대해 보실 수 있습니다.)
 검푸른 하늘과 하얀 달 아래, 만돌린을 연주하던 집시 여인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 곁엔 사자가 어슬렁거리고 있네요. 사자는 여인을 위협하기 보다, 왠지 지키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곳은 어딜까요. 외국 어딘가에 있는 사막일까요. 꿈 속일까요. 현실처럼 생생하게 와닿으면서도, 몽환적이고 기이한 환상 속에 있는 느낌도 듭니다. 

 이 독특하고 신비로운 그림은 프랑스 출신의 화가 앙리 루소(1844∼1910)가 그린 '잠자는 집시'입니다. 루소는 이 작품을 포함해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그림들을 다수 그린 화가로 잘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이처럼 독창적인 작품을 그렸던 루소는 항상 비웃음과 조롱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자신의 고향인 라발 시장에게 '잠자는 집시'를 사달라고 요청하는 편지까지 직접 썼는데요. 라발 시장은 그림이 너무 유치하다며 무시했습니다.

  비평가들도 그의 그림들을 보며 한참 비웃다 돌아서곤 했습니다. 이런 평도 나왔다고 합니다. "재밌는 루소 씨는 우스꽝스러운 장난감 인형같은 유치한 미술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주눅이 들 법도 한데요. 루소는 달랐습니다.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끝까지 고집했습니다. 
 최악의 혹평,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최고의 자신감. 강철 멘탈을 가진 루소의 삶과 작품 세계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루소는 인상파, 입체파, 야수파 등 다양한 양식 중 어디에 속할까요. 지금은 입체파의 선구자적인 인물로 꼽히지만, 오랜 시간 그는 '소박파'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소박파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흔히 '소박하다'라는 말을 할 때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소박'의 사전적 의미는 '꾸밈이 없이 순수함 또는 수수함'입니다. 소박파를 영어로는 '나이브 아트(Naive Art)'라고 하는데요. 이 또한 '순진하다, 천진난만 하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소박파는 특정 양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느낌대로 그려, 순수하고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한 화가들을 이릅니다. 하지만 주로 본업이 따로 있지만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한 사람들을 지칭했기 때문에, '아마추어 화가'라고 낮추어 말하는 뉘앙스도 약간 담고 있죠. 루소가 대표적인 소박파로 분류돼 왔으며 카미유 봉부아, 앙드레 보샹 등도 여기에 속합니다. 

  '꿈', 1910, 뉴욕현대미술관  
 루소는 그중에서도 정규 미술교육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은 인물로 유명합니다. 순전히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죠. 루소는 대체 왜 미술을 배운 적이 없을까요. 그럼에도 이렇게 유명한 화가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루소는 50살에 이르러서야 전업 화가가 됐습니다. 여기엔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그는 평생 >자세히 보기 

김희경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경영 겸임교수.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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