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45호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마음껏 올려다 본 한 주였어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이 날씨가 금세 지나갈 것만 같아서 이번 주말은 따뜻한 햇볕을 쬐며 산책하는 일을 우선순위로 두려고 해요. 금요일이 5번 있는 4월, 에그브렉은 페이스 조절을 위해 한 주 쉬어갑니다. 다다음 주 금요일, 23일에 풍성한 신간 소식 안고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코로나 조심하면서 봄날 만끽하세요!🌻

4월 2주, 이 책 어때?

📚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

📚 생각의 쓰임

📚 커피가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 앉지 마세요 앉으세요

우리가 발견한 책

📚 우리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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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주, 이 책 어때?

📚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전병근 지음, 스리체어스)

🧲 #디지털민주주의 #시빅해커 #디지털기술

지난 수요일은 재보궐 선거가 치뤄진 날이었어요. 선거 시즌이면 으레 그렇지만, 이번 선거는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강하게 안겨주었는데요.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정치를 꿈꾸는 일조차 사치로 느껴지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책은 대만의 프로그래머이자 2016년 8월, 디지털 특임장관에 임명된 '오드리 탕(탕 펑)'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코로나19 초기, 3일만에 마스크 지도 앱을 만들어 대만의 선진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일조한 그는 디지털 기술로 사회문제나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시빅해커(Civic Hacker)로 활동해왔다고 해요.

오드리 탕은 디지털 장관으로 임명된 후 "철저한 투명성과 시민 참여, 대략적인 합의"를 강조하며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고 업데이트해 나갑니다. 책에서는 천재 해커이자 트렌스젠더로 알려진 오드리 탕이 대만 사회에서 어떤 실험을 해오고 있는지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데요. 특히 그가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한국사회는 그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되묻고 있어요. 오드리 탕이 이끄는 대만의 실험이 전 세계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 "그녀는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국가의 정책을 선전하는 존재가 아니다. 지식과 힘을 바탕으로 더 큰 조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구가 되겠다." 그 후로도 그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정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일한다. 시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일한다"라고 강조했다." (92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블로터, <'행동하는 시빅해커' 오드리 탕, 대만을 바꾸다>(2017.04)

오드리 탕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한국에도 꽤 많이 소개된 바 있는데요. 그가 왜 PDIS(Public Digital Innovation Space)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자신의 업무 일과와 진행상황을 공유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commons lab 웹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 시리즈에서는 그의 철학이나 업무를 추진하는 방식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어요.

📚 생각의 쓰임(생각노트 지음, 위즈덤하우스)

🧲 #관점 #생각 #기록 #콘텐츠

최근 1~2년간 뉴스레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죠. 물론 지금의 뉴스레터 열풍이 불기 조금 전에도 존재감을 보여준 뉴스레터들이 있었는데요. 제게는 그중 하나가 생각노트가 발행하는 레터였어요. 누구나 한 번쯤 접해본 흥미로운 트렌드나 브랜드를 자신의 관점과 생각으로 분석해 보내줬거든요.

2016년부터 생각노트라는 블로그를 운영해온 저자는 마케터로 일하던 신입 시절, 다양한 트렌드와 문화생활을 두루 경험하면서 점점 더 '왜 그럴까?'와 '어떻게 했을까?'에 집중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해요. 여기에 자신만의 관점을 담고자 나름의 해석을 덧붙이며 글을 써나갔고, 이 기록이 점점 쌓이면서 사람들의 호응을 얻게 되었죠.

이 책에서 저자는 5년간 생각노트를 운영하며 깨달은 점들을 차근차근 풀어놓습니다. 제목 그대로 '생각의 쓰임'들을 고민한 흔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5년이라는 짧지 시간 동안 성실히 나의 생각을 담아 무언가를 만들어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의 진짜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소한 것을 지나치지 않고 그 안에서 나만의 시선을 꺼내 올리는 일, 나만의 관점과 생각이 담긴 콘텐츠를 만드는 일,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유기적인 시너지를 내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면 생각노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잠시 귀를 기울여봐도 좋겠습니다.

🔎 "지난 5년간 '생각의 쓰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한 생각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생각을 기록하기 위한 루틴으로는 무엇이 좋을까, '나의 생각'이 '찾아보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각 채널에 맞는 생각 기록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거치며 지난 5년을 보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역설적이게도, 본업인 마케터와 기획자의 역량을 길러줬다. 생각하는 삶을 살자 일하는 삶도 더불어 좋아진 것이다." (8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유튜브] <조승연의 탐구생활> / <WLDO>

유튜브에도 각자의 생각과 관점을 담은 흥미로운 콘텐츠가 많은데요. 그중 자주 보는 두 채널을 소개합니다. 하나는 역사 덕후인 조승연 작가가 일, 브랜드, 음악,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대해 맛깔난 스토리텔링을 들려주는 '조승연의 탐구생활'이고요(20만 기념 Q&A 때부터 봤는데 벌써 100만...!), 다른 하나는 해외 마케팅이나 광고 이슈를 분석해서 소개하는 채널 'WLDO(왈도)'입니다. 이 채널에 최근 올라온 '해외 기업들의 2021년 만우절 이벤트' 영상도 재밌게 봤네요.

📚 커피가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페테 레파넨, 라리 살로마 지음, 열린세상)

🧲 #커피 #농장 #기후변화 #환경 #지속가능성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6위 규모의 커피산업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경제 곳곳을 할퀸 코로나19도 꺾지 못한 커피 시장의 성장세가 증명하듯 우리는 카페, 회사, 집을 오가며 여전히 매일 커피를 즐겨 마시고 있는데요.

커피는 일상에서 쉽게 즐기는 음료가 됐고 앞으로도 그 자리를 쉽게 내줄 것 같지 않지만, 그 커피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까지 관심을 두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당장 30년 후에는 '커피 없는 미래'가 올지도 모르는 데 말이죠.

이 책에서 브라질 커피농장으로 떠난 핀란드의 두 청년은 커피산업을 둘러싼 문제, 그중에서도 특히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춰 커피 멸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진행된다면 커피 재배 면적과 수확량은 급격히 줄어들 테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커피를 일상에서 즐길 수 없게 된다는 뜻과 마찬가지라면서요. 그들은 커피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생산자, 소비자가 각각 어떻게 커피와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데요. 커피 소비 방식도 진화해야 한다는 그들의 목소리를 일상에 어떻게 적용해볼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 "오늘날과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이론상 적합하다고 알려진 재배 면적의 절반인 1,600만 헥타르에서만 민감한 아라비카를 재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크로체 가족의 농장에서도 가까운 브라질의 미나스제라이스처럼 덥고 건조한 지역은 물론, 인도와 니카라과의 특정 지역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오늘날 이 지역들에서 가장 많은 아라비카가 재배되고 있지만, 2050년까지 이 지역의 80퍼센트에서 커피 재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라비카의 경우 지역들의 의존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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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오마이뉴스,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 뮤지션'은 18년 차 과수농민>(2021.03)

기사 제목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아시겠나요? 바로 어쿠스틱 사운드로 한국을 달궜던(?) 제이슨 므라즈인데요. 2004년, 첫 앨범의 수익금으로 시골 땅을 산 그는 2009년부터 유기농 재배 방식으로 다양한 아열대 과일을 재배해온 농부이기도 한데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제이슨 므라즈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입니다.

📚 앉지 마세요 앉으세요(김진우 지음, 안그라픽스)

🧲 #의자 #디자인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SNS나 인테리어 플랫폼을 통한 가구 노출이 많아지면서 가구 매출은 연일 상승세라고 합니다. 만약 가구에 관심이 좀 더 생겼다면, 그중에서도 특히 의자에 눈길이 간다면 흥미롭게 볼 만한 신간이 나왔는데요.

'디자이너에게 듣는 스물 여섯 가지 의자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저마다 독특한 사연과 개성을 품은 의자를 소개하고 있어요. '실내 디자인 스튜디오'와 '가구 디자인'이라는 교과목으로 학생들을 만나온 저자는 각각의 의자에 깃든 이야기 때문인지 의자가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입니다.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1장은 뚜렷한 매력을 선보이는 의자들을, 2장은 섬세한 손길로 만들어진 편안한 의자들을, 3장은 의자의 의미에 도전하거나 경계를 넘나든 의자들을, 4장은 대표성과 역사성을 띈 의자들을, 5장은 만든이의 생각과 고민이 담긴 의자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다르게 보이는 사람이 있듯, 이 의자들 역시 각각의 이야기를 매개로 새로운 감성을 전달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만의 공간에 어떤 유형의 의자를 놓고 싶은지 생각해봐도 재밌을 것 같고요.

🔎 "셰이커교 사람들이 만든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의자는 가장 멀게는 1700년대 후반부터 가까이는 1930년대 사이에 제작되었지만 오늘날 주거 공간에도 잘 어울린다. 셰이커의 의자는 불필요한 장식을 철저히 배제하고 기능에 충실했던 만큼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모더니즘의 테제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집에도 셰이커 양식으로 만든 의자가 한 번쯤 놓였을지 모른다." (83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디자인프레스, <코로나 기간 중 무료 상영! 디자인 의자 다큐멘터리 <Chair Times>>(2020.05)

2019년, 스위스의 가구회사 비트라(Vitra)는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컬렉션 중 125종의 역사적인 의자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Chair Times>를 공개했는데요. 코로나 기간에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 다큐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다큐에 관한 간략한 정보를 담은 기사입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우리는 안녕(박준 글, 김한나 그림, 난다)

🔎 "안녕은 그리는 거야.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는 것을 그리움이라고 하는 거야."

'롤러코스터'님의 발견의 기록

안녕? 우리가 무심코 인사하는 '안녕'이란 단어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처음의 안녕에 따뜻해하다가 마지막의 안녕에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하는 시 그림책. 아이와 어른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시도 그림도 아름다운 책입니다. 안녕!

🐣 Egg Break's comment

이번 주 '우리가 발견한 책' 코너는 롤러코스터 님이 소개해주신 시 그림책을 실어봤어요. 연녕?으로 시작해서 안녕!으로 끝나는 발견의 기록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며칠 전 채널예스에 나온 저자의 인터뷰 기사를 함께 공유할까 해요. 그림책이라는 분야를 존중하면서 사뿐히 그 세계로 들어간 시인의 고백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설렘, 그리움, 아쉬움... 안녕이라는 말 안에 담긴 무수한 감정들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도요.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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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지나치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요리를 하기 '전과 후'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색다른 관점을 제시해줄 것 같아요. 운동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위해서 스트레칭과 몸풀기가 필수 과정인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