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일부를 자동화하고 이를 습관으로 만들면, 우리의 생각을 자유롭게 만들어 진정 흥미로운 행동의 영역으로 이끈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창조성은 자유로움에서 나올 것이라 생각하죠. 하지만 뛰어난 예술가나 작가들 중에선 자신만의 엄격한 루틴을 고집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노인과 바다>를 쓴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전날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났고, 철학자 칸트는 매일 오후 3시 30분에 산책을 해서 동네 사람들이 그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가수 박진영 씨는 엄격하게 짜여진 건강 식단과 운동, 보컬 연습 등 그만의 모닝 리추얼을 20년 넘게 해오고 있다 합니다. 메이트님은 창조성을 위해 어떤 리추얼을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보고 싶으세요?
내 삶을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행위, 리추얼
리추얼이란 말, 밑미를 하시는 분이라면 이제 익숙해지셨을 텐데요, 새해를 맞이해, 밑미가 생각하는 ‘리추얼’의 의미를 소개할까 합니다. 리추얼은 사실 종교에서도 많이 쓰이는 말로,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 활동’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식’인데요, 내가 하는 매일의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을 대하는 나만의 고유한 자세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자신만의 삶의 리추얼이 있는 사람은 ‘어떤 결’이 느껴지는 이유도, 그 사람만이 가지는 삶의 태도가 있기 때문이지요.

눈뜨자마자 마시는 커피, 눈뜨자마자 하는 스트레칭은 습관에 해당합니다. 습관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의식적인 것’을 ‘무의식적인 것’으로 변환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하게 된다면, 습관이 된 것이죠. 잠들기 전에 나도 모르게 보는 스마트폰, 밥 먹자마자 눕는 활동도 사실상 습관입니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리추얼은 습관과 같이 반복적으로 행하는 활동이긴 하지만, 내 삶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행위입니다. 매일 마시는 커피지만, 커피를 마시고 앉아서 짧은 일기를 쓴다거나, 오늘 내가 느낀 감정을 써 내려간다거나, 혹은 하루의 계획을 세우는 ‘의식적인 활동’이 습관에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칭을 하고, 몸의 변화를 살피고 내 몸에 대해서 기록하는 것도 스트레칭이라는 습관에 의미 있는 ‘의식’ 활동을 더한 것이 됩니다.

리추얼은 좋은 습관에서 더 나아가, 나의 삶을 스스로 다듬고, 나다운 결을 만드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일상을 조금씩 다르게 보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마치 소복소복 쌓이다 온 세상을 덮어버리는 눈처럼요. 만약에 내가 매일 하는 습관이 있다면, 나의 정서를 건드리는 의식적인 활동을 덧붙여보세요. 일상 속의 나를 들여다보게 되고,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리추얼의 시작이 될 거예요.

  • 삶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마음의 힘
  • 힘들고 지칠 때도 나를 일으켜 세우는 에너지
  • 일상을 더 우아하고, 단정하게 만드는 결
무라카미 하루키의 리추얼
밑미레터에서 앞으로 작가, 아티스트, 기업인 등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들, 혹은 작품 속 인물들의 리추얼에 대해 다루려 합니다. 첫 인물은 바로 ‘루틴’ 하면 떠오르는 꾸준함의 대명사, ‘달리기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에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엄격한 운동과 식단을 유지하는 걸로 유명하죠. 새벽 4시에 일어나 주방에서 내린 커피 한 잔을 큰 머그잔에 담고 책상 앞에 앉습니다. 그리고 5-6시간 동안 집중해서 글을 씁니다. 그가 40년 가까이 지켜온 글쓰기 습관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씩을 규칙적으로 쓰는 것이라고 해요. 글이 잘 안 써지는 날에도 어떻게든 원고지를 채우고, 글이 유독 잘 써지는 날에도 더 넘겨쓰지 않는, 일종의 자신과의 약속인 셈입니다.

오후에는 10km를 달리거나 1.5km 수영을 합니다. 그 외 시간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듭니다. 이 과정을 조금도 변화를 주지 않고 계속해서 반복했다고 해요. 그러다 보면 일종의 최면에 걸려서 정신의 심연에 다다를 수 있다고 말하는 그입니다.

흔히 창작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영감’이죠. 양치를 하다가 갑자기 영감이 팍! 떠올라서 홀린 듯 글을 써 내려가는 작가가 있기도 하고, 영감이 도무지 찾아오지 않는 슬럼프에 빠져 몇 년 동안 한 곡도 만들지 못하는 작곡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렇게 갑자기 떠오르는 영감에 기대지 않고, 매일 꾸준히 글 쓰는 것을 리추얼로 삼았어요. 글쓰기와 달리기 리추얼. 무라카미 하루키가 몇 십 년 동안 꾸준하게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요?

매일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中
힘들지? 고민을 말해봐~~ 🗣 
토베니 님의 고민
한 직장에서 10년 넘게 일했고, 그렇게 40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직장이 저와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여기에선 제가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계속 살아가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막상 새로운 일을 찾으려고 보니, 지금의 안정적인 생활을 떠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일을 찾기도 어렵고,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기는 더 어렵네요. 그래도 제가 원하는 일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하고 싶습니다.
밑미 심리 카운슬러 양민아 님의 답변
한 직장에서 10년을 넘게 일하셨다니, 굉장하시네요! 소위 전문가로 가기 위해서는 한 분야에서 10년을 일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토베니 님은 이미 전문가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적성과 흥미가 잘 맞지 않고서야 한 분야에서 10년을 넘게 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토베니 님께서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단 마음은 어쩌면 더 늦기 전 새로운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싶은 토베니 님의 마음이자, 욕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재 직업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다시 새롭게 도전한다는 것이 설레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두렵기도한 마음일 것 같아요.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순전히 ‘그 일’이 내 적성에 맞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말씀하신 대로 ‘직장’이 나와 맞지 않아서인지에요. 10년 동안 한 일을 하셨다면 적성 문제는 아닐 것 같고, 어쩌면 한 곳에서 10년간 반복해온 업무와 직장 환경에 대한 매너리즘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40대 이후 많은 분들이 새로운 일을 찾을 때 창업을 고려하는 모습을 많이 보곤 해요. 그때 내가 전혀 모르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보다, 과거의 경험들을 하나하나 연결 짓고 엮어보면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실 수 있도록 안내해드리곤 합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고, 그 일들은 내게 어떤 마음의 흔적을 남겼는지, 그래서 내게 어떤 삶의 지표와 방향성을 주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동안 갈고닦아온 노하우와 전문성을 발휘하여 유에서 또 다른 유를 창조해낼 수 있는 영감의 포인트들을 발견해보는 거죠. 맨땅에 헤딩하기와 같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도 좋지만, 때론 유에서 또 다른 유를 창조하고 구현하는 게 훨씬 현실적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 요인이 되거든요.

진로탐색은 ‘나는 ~~한 사람이야’라는 정의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래의 질문에 한 번 찬찬히 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주어지는 일, 맡겨지는 일보다 나답게 살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찾고자 애쓰시는 토베니 님을 응원합니다!

- 그동안 나의 성공 혹은 성취 경험은 무엇인가요?
- 그동안 나의 실패 경험은 어떤 게 있나요?
- 나는 무엇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겁고 흥미로운가요?
- 그 경험들을 통해서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요?
- 이 질문들을 통해 발견한 나에 대한 공통점이 있나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밑미타임 #MeetMeTime

올 한 해 동안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만들고 싶은 리추얼이 있다면, 한 번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 리추얼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천천히 시작해보는 거예요. 나만의 습관으로 굳어지기 위해선 100일은 꾸준히 시도해봐야 한다고 해요. 하다가 중간에 빼먹어도,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도하면 됩니다.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밑미타임 #MeetMeTime)와 함께 올려주세요.
지구를 생각하는 리추얼
인간은 개인의 이익을 넘어 타인을 배려할 때, 조금 더 위대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해요. 새해에는 나의 일상을 단단히 지켜주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도움이 되는 리추얼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할 수 있는 것부터 <제로웨이스트>
하루에 하나씩 일상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통해 내 주변의 환경에 대해 돌아보고, 리추얼 메이커로부터 매주 새로운 깨알팁을 공유받습니다. 4주간의 리추얼을 통해 단순히 제로웨이스트를 넘어서 나의 소비패턴이나 일상의 습관들을 되돌아보며, 지구에 조금은 덜 해로운 인간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답니다.
맛있고 간단한 <하루 한 끼 비건> 
비건을 어렵게만 생각했다면 <하루 한 끼 비건> 리추얼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시도해 볼 수 있어요. 리추얼 메이커가 공유해주는 다양한 비건 팁들을 통해 나의 상황에 맞게 비건을 실천할 수 있는 꿀팁을 얻어보세요. 리추얼을 통해 비건을 실천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평소 내 식습관이 어떠했는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4주간 함께한 작은 실천이 모여 어떤 임팩트를 만들어 냈는지 리추얼 마지막 날에 공유합니다.
2020년 12월, 하루 한 끼 비건 리추얼을 통해 
81.4마리의 동물이 도축되지 않고 🏭 735kg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 🚰 고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340,060리터의 물을 절약하고 (22.7년 샤워) 🍚 사육을 위해 사용되는 1,666kg의 곡물을 아끼고 (45년 밥 한공기) 🌳사료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68.6평의 숲을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이로22길 61, 5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