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17호

2023년 3월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식목일이 다가오면 어쩐지 마음 한편이 무거워집니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사용되는 수백 장의 교정지 하며, 물류창고에 보관 중인 책들을 생각할 때면, 그리고 인쇄 사고가 난 책이나 절판된 책을 눈물을 머금고 폐기할 때면 “나무야, 미안해라는 말이 절로 나오곤 해요.

올해도 어김없이 식목일이 다가오네요. 출판사에서 사용하는 종이 양을 당장에 줄이기는 어렵지만, 대신 플라스틱 쓰레기라도 줄여보자는 편집자들의 의기투합으로 일주일간의 ‘제로 플라스틱 챌린지’가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 개수와 사진을 카톡방에 공유하면 초록 편집자가 집계를 해주었답니다. 과연 산지니의 플라스틱 배출왕은 누구였을까요!

매일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내가 무얼 먹고, 사용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살짝 부끄럽기도 했어요. 아쉽게도 편집부에서 제로 플라스틱을 달성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일주일간의 챌린지 소감을 들어볼까요?

날개(12개) 회사에서 커피 마실 때 텀블러 사용하는 건 습관이 되어 괜찮았는데, 제 위기는 퇴근 후였습니다. 그날따라 친정 식구들이 시켜 먹고 남겨둔 마라탕은 제 차지가 되어 플라스틱 폭탄을 맞았고요. 몇 달째 중이염으로 병원에 들락날락하는 아기가 사용하는 약통은 일주일만 지나도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이번 챌린지를 계기로 계속 제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플라스틱 약통을 다회 사용이 가능한 실리콘 약병으로 바꾼 건 큰 소득이라 하겠네요.


raon(9개) 늦잠 자는 날에는 점심도 사 먹고 커피도 사 먹으니 플라스틱이 두 배…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면 먼 미래뿐 아니라 당장의 나에게도 유익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플라스틱을 안 쓰기 위해서 일찍 자고, 건강식으로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니까요. 환경을 지키는 게 내 몸을 지키는 일!


sun(7개) “‘제로 플라스틱 챌린지’를 하며 우리 주변에 플라스틱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됐어요. 대부분 포장재가 플라스틱이더라고요. 친환경 포장재를 쓰는 기업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특히 요구르트! 우유처럼 종이곽에 할 순 없는 건가요…


초록(6개) 챌린지를 만만하게 보던 제게 닥친 위기는 화장품을 다 써 버린 것이었습니다화장품 하나만 교체해도 플라스틱이 서너 개는 나오는 것을 보고 생필품에 쓰이는 플라스틱의 양에 새삼 놀랐습니다더불어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생각도 했답니다.


euk(5개) 자취를 시작한 뒤로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먹고 싶은 반찬은 사 먹고, 생필품을 직접 사 쓰면서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정말 많은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제나(4개)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니 눈처럼 불어나는 플라스틱. 한 명의 인간이 소비하는 플라스틱이 이렇게 많다니!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는 배달음식도 먹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 너무 익숙해져 있던 것 같아요.


소원(3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으니, 생각보다 그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더군요. 어렵지 않은 것을 왜 지금껏 꾸준히 실천해 보지 못했을까… 반성했습니다. 진정한 플라스틱 ‘프리’ 주간은 아니었지만 앞으로는 종종 이런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도 좀 권하고요. 플라스틱보다는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던데… 그것도 도전해 봐야지요!

식목일을 맞아 추천하는 산지니 환경 도서

4월 5일 식목일은 나무 심기 가장 좋은 날입니다. 그런데 이 식목일이 3월로 변경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나무 심기 적당한 기온’이 점점 빨리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죠. 몇 년 새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실감하게 하는 지표입니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지구를 조금이라도 식힐 수 있게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환경을 지키는 법을 소개한 산지니 도서를 소개합니다.

#1 배고픈 노랑가오리


배고픈 노랑가오리의 좌충우돌 먹이 사냥! 먹이를 찾지 못해 배고픈 노랑가오리, 비닐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는 아기 바다거북 등 인간이 바다에 버린 쓰레기 때문에 고통받는 해양 생명에 관한 이야기. 플라스틱 쓰레기가 불러온 생태파괴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그려낸 그림책.


#해양오염 #해양생물 #플라스틱

#2 맥시멀 라이프가 싫어서


맥시멀 라이프는 이제 그만! 지금은 미니멀 라이프가 대세다. 90년생 주부가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미니멀리스트가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아이와 함께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모습을 담았다.


#미니멀리스트 #제로웨이스트 #친환경

#3 환경에 대한 갑질을 멈출 시간


왜 환경문제는 개인의 실천만으로 개선될 수 없을까? 대한민국 환경부와 산림청 등에서 드러나고 있는 각종 환경정책 문제를 지적하고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밝힌다.


#환경정책 #불평등 #자연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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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산지니는
1 『기록을 찍는 사람들』, 2023 대구 올해의 책 선정
2023 대구 ‘올해의 책’에 『기록을 찍는 사람들』이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기록을 찍는 사람들』은 기록을 찍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대구 중구 남산동 인쇄골목의 역사와 삶을 담았으며, 인쇄골목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2023 대구 ‘올해의 책’은 1,833여 명의 온라인 시민 투표를 통해 선정되었습니다. 대구 남산동 인쇄골목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관심이 더해져 더욱 기쁩니다. 대구에서는 세계 책의 날을 맞아 4월 21일(금) 올해의 책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합니다. 『기록을 찍는 사람들』의 북토크도 예정되어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기록을 찍는 사람들』이 더 궁금하다면?

소소하지만 반짝이는 일상을 기록하는 심수환 작가의 이야기

심수환 작가의 일상 그림을 담은 책, 『일상 그리기』 북토크 후기를 전합니다. 심수환 작가와 직접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북토크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먼저, 심수환 작가가 그린 일상 그림과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하는 도구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심수환 작가는 일상 그리기에 거창한 도구와 대상은 필요하지 않다며, 누구나 간단한 도구로 주변에 있는 대상을 그려나갈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일상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짧은 시간이 무심코 흘러가는 일상을 잡아 기록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에 그림 그리기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일상 그림뿐 아니라 우리나라 미술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며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심수환 작가가 직접 사용하는 그림 도구가 더 궁금하다면?

3  무용과 함께한 40년의 시간을 책 한 권에 담다

40여년 간 지역에서 창작춤의 길을 걸어온 최은희 무용가의 책 『최은희한국춤의 긴 여정』 출간기념회가 열렸습니다

오랜 세월 활동해온 자료를 정리하는 데 2년이 걸렸다는 비하인드와 함께 춤에 관한 최은희 무용가의 철학도 엿볼 수 있었답니다. 무용실이라는 공간 자체가 어머니처럼 느껴지기 때문에그 속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기분으로 연습에 임한다는 무용가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무용가의 출간기념회답게 헌무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무대 가까이서 무용가의 표정과 몸짓을 볼 수 있었는데,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독서의 온도 모임의 체온』북토크✏️
부산에서 독서 모임 커뮤니티 <북텐츠>를 운영하는 김성환 작가,
그가 말하는 지속 가능한 독서모임 운영법!
김성환 작가의 신작 『독서의 온도 모임의 체온』을 통해
독서 경험을 오래도록 함께 나누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독서모임 운영법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상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신청폼을 통해 신청해주세요.

4월 5일 저녁 6시 30분, 산지니X공간유튜브 채널산지니에서 만나요😊
이 달의 신간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

최은희 지음 | 504쪽 | 100,000원


한국 창작춤의 텃밭을 일군 대표적 춤꾼인 최은희 무용가가 40여 년의 한국춤 여정을 갈무리한 책. 부산 지역 무용계의 최전선에서 그가 일궈온 현대 한국춤의 여정을 만날 수 있다.

통찰 - 통찰명상 수행법
구치모 지음 | 232쪽 | 18,000원
출간예정

마음을 자유롭고 평화롭게 하여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통찰명상 입문서.
마음 다스리기를 통해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표지를 클릭하면 자세한 책 소개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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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 6호
지정학적 사유를 경유한 새로운 문학의 해석과 생산을 위해 로컬의 신비화와 낭만화를 경계하고, 이미 고정된 지정학을 뜯어내 다시금 로컬의 이면과 특징을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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