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푼 CVC , 복잡한 속내 Today's Topic 부동산 말고 벤처 투자?…대기업 CVC, 여당 내전 안녕하셨어요, 님. 미래를 검증하는 팩플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8월이라니, 낯설기만 합니다. 피해 없이 무사하시길 빌며, 오늘의 주제를 말씀 드릴게요. 오늘 팩플레터에선 ‘정부가 빗장 푼 대기업 CVC, 그 복잡한 계산 속’을 들여다봅니다. 최근 정부는 대기업 지주회사에 벤처캐피탈 자회사(CVC)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서요. 그러나 여당 안에서도 만만찮은 반대가 있었습니다. 무슨 사정인지, 저희가 따져봤습니다. 그런데 님, 한국 정부가 CVC를 한창 고민했을 지난 6월, 페이스북이 수백만 달러를 굴릴 CVC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왓츠앱, 인스타그램, 지피 등 유명 스타트업을 먹어치운(M&A) 페이스북이 이젠 더 작은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면서 쓸어담을 곳을 미리 찾겠다는 얘깁니다. 미국 내에선 ‘CVC가 페이스북의 시장지배력을 더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정부 주도로 벤처투자 시장을 키운 한국에서 페이스북 사례를 공감하긴 쉽지 않습니다. 한국 대기업 상당수가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관심도 안목도 부족했던 탓입니다. 정부 바람대로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CVC가 역할을 하려면, 페이스북처럼 ‘투자에 너무 적극적’이어서 견제받는 사례가 나올 정도는 되야겠죠. 님 생각은 어떠세요? 벤처기업에서 일하신다면, 또 한국 대기업의 미래가 궁금한 분이라면 대기업 CVC는 꼭 팩플해보시길 추천해요. 국내 GDP의 44%가 10대 기업 매출(2017년 기준)에서 나오는 한국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잇는 다리는 우리의 미래와 무관하지 않을 테니까요. 부동산 말고 벤처 투자?…정부의 카드, 대기업 CVC 💎 핵심 인물 1. 김병욱, 이원욱 : 투자하게 해 주자 CVC 찬성파 여당 의원들. 21대 국회 개원 직후, 대기업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 2. 박용진, 이용우 : 그런다고 대기업이 투자하냐 CVC 반대파 여당 의원들. 박 의원은 ‘지주회사에 CVC를 허락하면 재벌 특혜’라서, 이 의원은 ‘CVC는 투자 활성화에 효과가 없다’고 봐서 반대. 3. 대기업 지주사 : 지주회사 하라셔서 한 것이온데 LG, SK, 롯데, CJ 등. IMF 후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 이 때문에 산하에 국내 CVC를 못 두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직접 대상자들. 4. 공정거래위원회 : 하아.. 뒷감당은 나의 몫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금산분리 등 재계 규제 감독 주무기관. 정부와 여당이 대기업 CVC 허용 방침을 이미 정해 버려서, 대놓고 반대할 수 없어 곤란. 🧾 목차 1. 이게 왜 논란이 됐나 2. 사정①: 투자에 마음 급한 정부3. 사정②: 여당 내부, 김병욱 vs 박용진 4. 사정③: 재벌 감시해야 하는 공정위 5. 사정④: 스타트업의 사정 6. 사정⑤: 대기업의 사정7. 그래서, 어떻게 되나 1. 이게 왜 논란이지 대기업은 벤처투자 하고 싶다고, 스타트업은 대기업 투자 받고 싶다고 한다. 정부도 ‘제발 좀 그러라’며 규제를 풀려는데, 문제는 대통령 대선 공약인 ‘금산분리’에 걸린다는 것.
🎯 지주회사란 그룹의 대장(꼭대기) 회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그룹을 지배하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다. 지주회사만 자회사 지분을 갖고, 자회사끼리는 지분을 안 섞는다. IMF 외환위기 후 정부가 대기업에 허용 및 권장했다.
2. 정부의 사정 : 뭐라도 투자하게 해야지 코로나19로 ‘한국형 뉴딜’ 하는 마당에 민간 투자 한 푼이 아쉽다. 뭐라도 좀 풀어서 대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싶다. 정부가 규제 완화 안 해줘서 대기업이 사업구조를 못 바꾼다는 평가도 신경 쓰인다.
3.
여당의 사정 : 박용진 vs 김병욱 공정거래법을 다루는 정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 중 CVC에 목소리 높인 건 4명. 찬성-반대에 각 둘씩, 전선을 꾸렸다.
4. 공정위의 사정 공정위는 ‘지배구조 개선’과 ‘총수 딴 주머니 감시’라는 자신의 2대 주요 업무에서 대기업 CVC를 우려한다. 그러나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허용한다’고 발표했으니, 저항 불가.
5. 스타트업의 사정 국내 스타트업은 탄생은 쉽지만, 성장은 어려우며, 출구는 좁다. 출구(엑싯)인 주식 시장 상장도, 회사 인수(M&A)도 드물다. ‘투자→성장→회수→재투자’의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 업계가 ‘큰 손’이 시장에 들어오기 바라는 이유다.
6. 대기업의 사정 이번 개정 논의는 지주사 형태의 대기업에게만 해당된다. 하지만 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규제를 풀어주는 신호가 될 가능성도 있다.
7. 그래서, 어떻게 되나 정부가 던진 공, 국회가 받아야 한다. ‘대기업이 CVC 없어서 투자 안 했겠냐’라는 회의적 시각과 ‘투자에 도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법안을 심사할 국회 정무위 구성을 보면 ‘찬성’ 쪽이 숫자로는 유리하다. 일부 대기업들은 벌써부터 스타트업 투자 선구안을 지닌 심사역들을 영입하는 중이다.
님 생각은요? 대기업 CVC, 허용해야 할까요? 설문 신뢰도를 위해 응답률 10% 이상일 때만 다음 레터에서 공개해요. 팩플팀이 추천하는 자료 세계 1위 규모 CVC 구글벤처스에 대한 삼정KPMG 경제연구원의 국문 보고서입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구글벤처스와 캐피털G 등 CVC를 뒀는데요, 국내 CVC 찬반 양쪽 모두 구글을 근거로 내세웁니다.
국내와 비교는 어렵습니다. 미국은 ‘금산분리’가 아닌 ‘은산분리’고 지주사 규제 등도 다르니까요. 구글이 외부자금 안 받는 건, 돈이 많아서이기도 하고 투자 전략을 안 들키고 싶어서이기도 하겠지요. 7월28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이원욱 의원과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CVC를 놓고 다소 열띤 대화를 나눴는데요. 언성 높이고, 말 끊고, '못 살겠다'고 하고... 정부 부처장과 여당 의원의 평소 대화와는 사뭇 다르죠. CVC 기류의 일면을 보여주고, 무엇보다 재밌어서 공유합니다. 이 : 학자로서 소신과 국정과제 부딪힐 때 어떤 게 맞다고 보십니까? 조 : 부딪힌 적이 별로 없습니다. 이 : 그런데 왜 cvc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 내셨죠? (이하 흥미진진) 박수련 기자는_ 중앙일보 산업기획팀 팀장입니다. 빅테크ㆍ빅샷의 통찰을, 창업가의 실행력을 좋아합니다. 이들과 현명하게 공존하고 싶습니다. 세금 들어가는 정책과 입법이 똑똑해지면 좋겠습니다. 심서현 기자는_ 기술의 지배, 피할 수 없다면 살살 맞고 싶습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학부 때 코딩 열심히 할 걸 후회해도 늦었습니다. 기술과 나의 미래, 팩플로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정원엽 기자는_ IT기기와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 관심이 많고, 기존 판을 깨는 혁신을 흠모합니다. 미ㆍ중 IT생태계 경쟁이나 글로벌 플랫폼 규제 레짐 논의 같은 큰그림을 보려 노력합니다.박민제 기자는_혁신과 법ㆍ체제의 충돌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술혁신이 기존 질서에 내는 균열 속에서 균형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뜬금 없지만 택시면허가 있습니다. 오늘 팩플레터 4호, 어떻게 보셨나요? 님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팩플팀이 쓴 이슈견적서, 미래검증보고서. 유익하셨나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꼭 얘기해주세요. 팩플레터를 친구ㆍ동료에게 추천해주세요! "뉴스 일일이 보기 힘들었는데 정리해서 떠먹여주네" "이거만 모아봐도 공부 될 듯!" "여러 측면을 짚어주니까, 반대쪽 입장도 이해가 돼~" 👇구독링크 공유하기 지난 팩플레터, 혹시 놓치셨다면? 팩플 FACTPL factpl@joongang.co.kr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100 02-751-5114 개인정보처리방침 / 수신거부 Unsubscri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