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2 : 직접 경험한 언택트 시대, 현장의 이야기

김상옥 광주광역시 서구청 과장
디지털 약자의 문제는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문화는 우리의 피부에 밀접히 맞닿아 있고 그 파급력도 굉장히 큰데요, 누군가에게는 충분하고 누군가에게는 부족하고 불편하다면 그 격차는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대상일 것입니다.

디지털, 왜 이리 비쌀까?
모자가정에서 공공근로에 참여해 생계를 꾸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3인 가정의 경우 110만 원을 급여로 받게 되는데, 본인과 자식들 휴대폰 요금(인당 3만 원 안팎)에 인터넷비용까지 합치면 월 12만 원, 즉 수입의 10퍼센트 이상이 정보통신비로 지출하게 되는 셈입니다. 
노인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보통 알뜰폰을 많이 사용하시고 요금제도 낮은 것을 사용하시는데도 총 가계 수입에 대비하면 역시 10퍼센트 넘는 비용을 지출하시는 셈입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아무리 많은 정보를 갖다준다고 할지라도,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죠. 때문에 저소득층에게만이라도 통신 관련 요금이 와닿을 만큼 확 내려야 하지 않을까 제안합니다.

소외 계층에게는 정말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을까?
이번 코로나19 때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던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봐야겠습니다. 디지털 격차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시스템인데, 정부기관도 이제는 민원실에 키오스크를 설치했습니다. 평소에 정부기관에서 공무원들이 돕던 일을 스스로 처리하게끔 한 것입니다. 더불어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 역시 그분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야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요. 직접 어떤 문제점이 있으신지, 건강상 어떤 문제가 있으신지 상담을 하시고 소상히 알려주셔야만 복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되었대도 저소득층과 어르신들께는 디지털로 소통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스마트폰을 쓰신다고 해도 통화 기능만 쓰시는 분들이 많은 데서 볼 수 있듯이요. 그런데 또 어떤 분들은 디지털에 즐겁게 적응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70세 이상의 고령임에도 SNS를 활용해 일상을 공유하고 밴드를 통해 소통한다거나 하면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이렇게 수용 양상이 다양할 때에, 지자체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비대면 관계가 지속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일하는 광주서구의 경우 이미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 설치하고, 어르신들이 모이는 경로당에서 공공 와이파이를 활용하실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행정의 임무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할 때에, 이를 공공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저변을 확대하는 것일 터입니다.
디지털 약자로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장애인들에 대한 사례를 들자면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음성으로 화면을 안내하는 시각장애인용 휴대폰이 개발되어 있고, 시각장애인용 보이스아이 앱도 보급되어 있어서 문서나 뉴스를 읽을 수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에게는 전국 어디서나 107번 손말이음센터를 통해 영상 중계 서비스, 수어 통역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범주의 디지털 격차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결국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디지털 비용, 즉 정보통신비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더군다나 아이들의 경우 스마트폰과 디지털세상이 너무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 필수적인 매체가 모든 사람에게 최대한 공평하게 쓰일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요금이나 기기를 지원할 수 있다면 문화적으로 소외받아 상대적 박탈감을 겪는 사람이 줄어들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