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호
(통권 31호) 2021. 3. 11
탈진실 시대의 진실연대자들(Truth-commoners in the Age of Post-truth: TAP)의 새로운 뉴스레터 TAPic[타픽]을 시작합니다.

뉴스레터의 제목 <TAPic>은 TAP과 topic을 조합하여 만든 합성어입니다. 진실연대자들의 화제, 진실연대자들이 포착한 세계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부제목 <탈진실 시대의 진실연대자들의 야단법석(野壇法席)>은 다중이 모여 옳고 그름의 분별을 위해 시끌벅적 떠드는 탁 트인 들판을 말합니다. 들판(야단)에서 만들어지는 법은 사법적 진실이나 객관적 진실과는 다른 거리의 법, 다중의 법을 의미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공통진실과 부응합니다.

TAPic은 야단법석에서 울리는 공통진실을 향한 목소리들을 담는 또 하나의 장소가 되고자 합니다.

🤘 열린 세미나 🤘

다음 주 목요일 (3/19, pm.7:30) 주제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시민 봉기에 대해>입니다.

참고자료:
👈 지난 세미나 갈무리 👉

3월 첫 열린 세미나에서는 <'영끌 주식투자'의 의미에 대해> 토론을 벌였습니다.
'영끌 주식투자'를 토론의 주제로 삼은 이유는 많은 사람, 특히 청년세대가 대출금까지 동원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최근의 투자광풍 현상이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공통 참고자료는 지난 2월 2일 pd수첩에서 방영한 "주식영끌 빛투청춘보고서"였습니다.

주식투자의 동기, 현황, 문제점, 대안의 순서로 토론을 풀어나갔습니다.
다음은 토론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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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의 청년들은 군사독재를 타도하고 민주화가 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고 혁명에 투자했는데 민주화 이후 드러나는 신자유주의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명투자보다 영끌주식투자로 대응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자본주의 리얼리즘"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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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피셔의 책 <자본주의 리얼리즘> 책 소개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사람들의 삶뿐 아니라 생각의 지평까지 잠식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그런 사회가 오기나 할지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이처럼 대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할 수 없는 현재의 상태를 피셔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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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주식투자의 요인으로 pd수첩에서 거론하지 않았지만 유명 인사들, 유튜버들의 부추김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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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본주의를 분석한 크리스티안 마라찌 <자본과 언어> 책 소개에 있는 구절도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금융화에서는 매스컴의 역할이 절대적이며, 모방적 합리성 즉 개별 투자가들의 정보 부족으로 인한 집단 쏠림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금융시장의 본성에 해당한다. ... 신경제에서 언어는 재화의 생산수단이자 유통수단이 된다. 노동과 노동자의 분리가 사라지며, 노동자의 삶 전체가 노동하도록 강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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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이 영끌주식투자를 하는 동기 중의 하나가 목돈을 모아 부동산(주택)을 사기 위한 것인 한에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두루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토지공개념 이야기만 해도 사회주의라고 비난 받는 상황이고 오직 시장적 해결만이 선택 대안으로 나와있으니 미래가 어둡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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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기본주택 슬로건은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라고 하네요.
부채탕감 운동 슬로건도 생각 납니다. You are not a loan. 당신은 빚이 아니다. (발음만 들으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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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로 돈을 벌것이다'라는 생각(욕망)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보면, 그 원인 중 하나가 청년세대의 임노동에 대한 거부잖아요. 임노동에만 의지해서는 행복한 삶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삶도 불가능하겠다는 깨달음 말입니다. 그래서 노동문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 이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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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인간과 부채인간은 종차별 성차별 인종차별 등 차별을 무기로 활용하는 자본주의의 주체형상들이기 때문에 성차별에 반대하고 대안을 찾는 페미니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영끌투자'의 요인과 현황에 관한 논의는  세미나가 진행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금융자본주의 비판으로 이어졌고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시스템 아래 양산되고 있는 부채인간, 혹은 금융노예에 관한 문제 의식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임노동 거부'라는 탈주의 흐름이 공통진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조직화 운동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주식광풍의 소용돌이로 빠져버리면 노동자는 이른바 '투자자'가 됩니다. 이 '투자자'에게는 노동시간과 일상시간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는데, 진정한 삶시간으로의 도약이 아닌 노동이 존재의 시간을 모두 뒤덮어 버리는 방식으로 그렇게 됩니다. 이러한 '투자자'는 꿈속에서마저 노동하는 가장 비참한 운명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영끌 주식투자' 현상은 우리 사회의 가장 위험한 징후일 수 있음을 실감하며 세미나를 마쳤습니다.

2021년 3월 7일. 고 장자연 님이 떠난 지 12년이 되었습니다.
2009년. 고 장자연 님은 한국 연예노동자에게 만연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문서를 쓰고 저항하였으나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9년. 윤지오 님은 자신의 동료였던 장자연 님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용감한 증언 투쟁을 벌여 나갔으나 이후 쏟아진 백래쉬의 폭력에 고통을 당했습니다.

고 장자연 님과 윤지오 님을 향해 쏟아진 폭력. 지속되고 있는 이 폭력이 어떤 사회적 의미를 갖는지 규명한 책, <증언혐오>와 <까판의 문법>을 읽기를 권합니다.
🙌 TAP 2기를 시작하며...

2021년 1월. 진실연대자들은 TAP 2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 28일, 2기 시작에 발맞춘 새로운 뉴스레터 발행을 위해 편집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의에서는 모임의 의미와 활동들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던져 졌습니다.

  • <탈진실 시대의 진실연대자들>은 어떤 모임인가?
  • 2021년 새롭게 바뀌는 것은 무엇인가?
  • <열린세미나>, <공통진실 찾기 세미나>와 같은 공부 활동이 왜 중요한가?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하신가요?
뉴스레터 TAPic 게시판에서 편집회의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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