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이베이 인수 잘한걸까?

2021.06.23 (21-030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신세계의 이베이 인수 잘한 걸까?

02 구글의 첫 오프라인 스토어 오픈

03 뉴스 TOP5 - 빙그레 'B급 병맛' 마케팅 外

출처 : 조선일보

01 신세계의 이베이 인수 잘한 걸까?

결국 이베이는 신세계의 품으로

지난 6월 16일 스토브리그 최대어 이베이 코리아의 주인이 사실상 결정되었습니다. 이베이 코리아가 신세계 그룹과 최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진 건데요.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전체 지분 중 80%를 3조 5천억 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라고 합니다. 이번 인수전은 롯데와 신세계라는 전통의 유통강자 둘의 대결로 압축되다가, 롯데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조금 싱겁게 결론이 나게 되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베이가 입찰 과정에서 롯데와 신세계를 경쟁시켜 더 높은 가격을 요구했는데, 롯데는 포기한 반면 신세계는 오히려 과감하게 베팅을 했다고 하네요. 롯데는 100% 지분 인수하는 조건으로 2조 9천억 원을 제시했다고 하니, 가격도 꽤나 차이가 나고요. 따라서 신세계가 오버페이 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출처 : 중앙일보

떠난 네이버, 혼자 남은 신세계

이와 같이 신세계가 과감해진 배경에는 지난 5월 말, 끌어드린 우군 네이버의 존재가 있지 않았나 싶었는데요. 네이버는 막상 인수가 결정되자 참여를 머뭇거린다는 보도들이 나오더니, 6월 21일 최종적으로 철수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신세계는 최근 W컨셉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 실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이어서 들린 소식에 의하면 단독으로도 이베이를 품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곤 하나, 뭔가 신세계 입장에선 아쉽게 상황이 흘러가게 된 것 같습니다.

이처럼 네이버는 과감하게 발을 뺀 반면, 신세계는 무리해서라도 이베이를 사려는 건, 이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업계 1,2위인 네이버, 쿠팡과 경쟁을 하기에는 규모 면에서는 이미 격차가 너무 벌어졌고요. 가지고 있는 이커머스 역량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단순히 생존이 아니라, 시장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모험적인 수가 필요했던 겁니다.

더욱이 네이버와 달리, 신세계는 이베이 인수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상당합니다. 네이버는 이베이와 상당 부분 거래액이 중복돼서 시너지 효과가 반감되지만, 신세계는 대부분의 이베이 거래액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고요. 또한 이마트의 신선식품이나, 신세계 백화점의 명품 등을 이베이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면 추가적인 성장도 기대 가능합니다. 여기에 더해 부족한 IT 인력과 경험 많은 셀러들을 단번에 확보 가능하고요. 마지막으로 스마일 클럽으로 대표되는 충성 고객들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교통정리가 결국 최대 과제입니다

이러한 신세계의 전략은 월마트가 택했던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월마트는 3조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설립 2년 차 제트 닷컴을 파격적으로 인수하였고요. 여기서 얻은 온라인 DNA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전환에 성공합니다. 최근에는 쇼피파이와의 협업을 통해 셀러를 더 모으고 외연을 확장 중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잘 나가던 월마트도 다양한 채널 간 중복투자를 없애기 위해 결국 제트 닷컴은 운영 종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신세계에도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들을 어떻게 교통정리할 것인가가 최대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신세계만 하더라도, SSG로 통합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마트몰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남아 있고요. 최근에 인수한 W컨셉, SI빌리지 등을 추가로 운영 중입니다. 여기에 G마켓, 옥션, G9까지 더해지는 셈이니, 계산이 복잡해질 수밖에요.

다만 신세계는 리스크는 크지만,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오히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롯데일 텐데요. 점차 실적이 악화되어 가는 와중에, 이를 뒤집을 수도 뾰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무리한 투자로 인해 신세계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있지만 말입니다. 과연 둘 중 누구의 선택이 옳았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궁금해지네요.

출처 : 9to5google

02 구글의 첫 오프라인 스토어 오픈

구글 스토어 없었나요?

현지 시간으로 6월 17일, 구글이 만든 첫 오프라인 스토어가 뉴욕에서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아니 구글 스토어가 원래 없었냐고요? 사실 구글이 너무 친숙한 브랜드이다 보니, 원래도 오프라인 매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구글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회사이다 보니, 몇 번의 팝업 스토어들을 연 적은 있지만 상설 매장 자체는 놀랍게도 최초라고 합니다.

당연스럽게도 구글 스토어는 애플 스토어 혹은 삼성전자의 체험형 매장인 삼성837을 많이 참고한 티가 난다고 하는데요. 위치 자체도 애플 스토어와 삼성837과 매우 가깝다고 합니다. 구글 스토어에선 픽셀폰, 픽셀북, 네스트, 핏빗 등의 제품을 체험 가능하고요. 애플 스토어처럼 수리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한 건 물론이고요. 하지만 면적도 465 제곱미터(140평)로 첫 매장치곤 작은 데다가, 경쟁사 대비 특색 있는 시설도 없어서 뭔가 아쉽다는 평도 듣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Made By Google

매장보다는 담긴 의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매장 자체의 경험이 다소 실망스럽다고 해도, 이번 구글 스토어 오픈이 가지는 의미 자체는 퇴색되지 않는데요. 구글은 이번 매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하드웨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걸로 해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등 소프트웨어에서는 강자이지만, 하드웨어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는데요. 최근 고객 데이터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고객과의 접점이자 데이터 수집의 보고인 하드웨어 사업의 필요성도 더욱 커져갔습니다. 경쟁사 애플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판매하는 양손잡이 시장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앞서가고 있고요. 구글 또한 이에 위기감을 느끼고, 픽셀폰과 픽셀북 등의 자체 하드웨어 사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결국 고객 데이터를 모아야 합니다

이러한 하드웨어의 중요성은 일반 테크 기업뿐 아니라 커머스 기업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표적인 곳이 아마존인데요. 아마존은 킨들부터 시작해서 에코까지 자신 만의 하드웨어를 가지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파이어폰과 같은 실패작이 나왔지만 포기하지 않고 있지요. 미러라는 거울 형태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비대면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인수한 룰루레몬도 같은 이유로 거금을 투자한 것이고요. 일본의 조조타운도 다양한 신체 측정 디바이스를 개발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대기업들이 D2C를 강화하며, 고객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려고 애를 쓰고 있긴 합니다. 다만 양손잡이 전략을 수행할 정도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잘하고 있는 기업은 아쉽게도 존재하지 않고요. 커머스 쪽에서도, 하드웨어까지 신경 쓰는 곳은 아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여전히 외국 기업들에 비하면 고객 데이터 확보를 위한 노력이 부족한 부분은 아쉬운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