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곱하기 9니까 당연히 18 아닌가요? 이걸 질문이라고!😤 님, 퀴즈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오늘자 인디즈 큐 제목에 당황하셨나요? 하지만 지난 주 인디즈 큐에서 언급한 내용을 기억하고 계셨다면, 오늘의 제목을 다르게 읽으셨을 거예요. "이 엑스 구!"(한번 더 줄이면 이엑구!😘)

요즘 독립영화계를 넘어 극장에서 안방까지, 모든 사람들을 탈탈 홀리고 있는 영혼의 단짝 이옥섭-구교환! 주로 이옥섭 감독이 연출을 맡고 구교환 배우가 연기를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배우이기도, 감독이기도, 프로듀서이기도, 각본가이기도 합니다. 특정한 틀에 갇히지 않다보니 하나의 역할로는 설명할 순 없지만 두 사람이 환상의 영화 콤비라는 사실만은 확실해요. 이들은 함께 연출 및 출연을 한 단편 작품들을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는데요. 이옥섭X구교환의 2x9, 필름 대신 HD! 합쳐서 [2X9HD]랍니다.

오늘은 통통 튀는 빨간맛 2x9HD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단편작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지난 주 예고한 대로 올해 공개된 두 편의 신작, <러브빌런>과 <대리운전 브이로그>예요. 자유로운 상상, 독특한 연출, 개성 강한 연기까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2x9 작품들이지만 단순히 재미나 자극에 중점을 둔 건 아니에요. 언제나 그들은 동시대의 이슈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사회와 사람들을 관찰하며 보다 나은 방향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답니다. 해석의 여지가 많다는 것 역시 이들 작품의 또 다른 재미인데요. 오늘은 인디즈의 해석을 담아 2x9 영화에 담긴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려드릴게요❣️ 

사랑을 양 주먹에 넣은 채 부양(浮揚)!

〈러브빌런〉

 

가만한 음성으로, 구차한 고백을 절단하는 여성 화자는 어느 매개에서든 반갑다. 그중에서도 '메구'(〈러브빌런〉), '윤영'(〈메기〉), '소정'(〈로미오: 눈을 가진 죄〉)의 자립은 커다란 통쾌를 주었다. 동시에 2x9의 영화는 남성 인물의 거듭되는 방문과 채근에서 비롯된 기이와 공포를 잘 구현해낸다. 특히 〈메기〉에서 성원이 본인의 죄를 설명하지 못하도록 싱크홀로 추락시킨 연출과, 낙하를 오도카니 보는 윤영의 앵글은 두고두고 좋다. 윤영에게서 내가 너를 딱히 구제할 필요는 없어, 라는 미온적인 눈짓이 느껴졌기에. 나는 그 미지근한 기색이 무척 달가웠다. 의심하는 주체가 여성 인물이면, 오히려 주체의 등을 아래로 미는 서사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유독 무리한 증명을 꼽으며 요구하고, 곤란으로 역전되는 일련을 더 보고 싶지 않다. 2x9 영화를 감상할 때만큼은 이 우려와 몇 뼘 떨어질 수 있다. 내가 우선인 방식으로 내키는 전진! 전진! 그러니 영화의 끝까지 메구와 윤영과 소정이 진거하는 서사를 나는 사랑할 수밖에 없다.

 

〈러브빌런〉은 메구가 교환에게 사랑의 카운트다운을 세며 들어가 더욱 흥미로운 영화였다. 그것을 교환만 철저히 모른다. 다빈이 씹던 껌을 본인이 질겅인 것에 대한 사과가 거부되자, “너도 내 친구랑 했잖아.”라며 억울로 기립하는 인물이기에 당연한 무지일지도 모르겠다. 교환의 잘못은 그게 전부일까? 아니다. 교환은 메구를 배제하려는 악수(惡手)를 계속 세운다. 메구와 다빈의 말을 본디 의사와 어긋나게 통역한 것, 애인과 동승한 운전석에서 존 것, 집요하게 메구의 거주지에 와 장황하게 늘어놓던 인과. 나열할수록 그에게 마구 악을 지르고 싶어진다. 현관을 열어주지 않던 메구를 보며 윤영이 떠오르기도 했다. 꼬깃한 변명을 적어온 성원에게 “멈춰. 거기서 해.”라며 접근하지 못하도록 정확히 말한 윤영. 윤영의 옆엔 재해를 잘 감지하는 메기가 있었다면, 메구에겐 사랑을 판별하는 능력이 있다.

 

“나는 사랑의 슈퍼맨이다. 하지만 언제라도 사랑의 빌런이 될 수 있다.” 

교환은 통역을 충실히 안 하기도 했지만, 메구의 의도를 독해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더는 사랑으로 부를 수 없다고, 구역감을 판별했을 메구는 그의 무지를 맘껏 활용한다. 이를테면 만찬 위에 물던 올리브를 투투투, 뱉은 것. 어김없이 교환은 열매를 삼키면 도로 만나겠다는 프러포즈일 거라고, 스스로에게 유리한 통역을 한다. 작별 후 메구가 허리디스크를 앓은 게 나와 헤어졌기에 발생한 통증이라 믿는 교환에게 영화는 카운터 펀치를 양손으로 뻗는다. 그의 진술과 달리, 메구는 유연한 동작을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정면을 응시하며 슈퍼맨의 시그니처 포즈로 변모하는 마지막 신의 메구는, 사랑의 표본이었다.

여성 인물이 종국엔 본인을 우선하며 견고해지는 플롯이 2X9만의 경쾌한 기법에서 나올 때 흐르는, 찌릿하게 즐거운 전류가 있다. 치밀하게 믿고, 의심하며,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도식을 해결할 그들의 다음 화자를 어서 맞이하고 싶다.

인디즈 김해수

2022년 가장 핫한 컨텐츠의 총집합🔥 구독 유입 폭발, 조회수 폭발! 올 상반기 '티빙'의 어깨가 우뚝 솟게 만들어준 티빙의 자체제작 예능프로그램 '서울체크인'. 제주도에 살고 있는 가수 이효리가 서울에 오가며 친구들의 집에 머무르고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여전히 시대의 아이콘인 슈퍼스타 이효리도 궁금하게 만드는 사람들, 2x9 콤비가 이효리를 만났어요. "누군가가 너무 미우면 그냥 사랑해버린다"는 말로 큰 화제를 모았던 이들의 만남. 이에 멈추지 않고 단편영화까지 만들었으니, 이름하야 <사람냄새 이효리>입니다. 8월 25일부터 진행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극장에서도 상영됩니다. HD 유튜브 컨텐츠를 극장 스크린으로 만나는 재미도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