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지니어 3명 인터뷰 해 봤습니다
2020.10.06 | 246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 신현규 특파원 입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분들을 위한 이메일 뉴스레터 '미라클레터'를 드린지도 어언 1년 반이 되었네요. 그동안 미라클레터를 쓰면서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었던 뉴스의 새로움은 이런 것이었어요. 

🍫 돌처럼 딱딱한 스테이크가 아니라 넣자마자 사르륵 녹아내리는 초콜렛 같은 
🌱소화하면 불끈불끈 힘이 샘솟는 인삼같은 
🍜어디서든 간편하게 한끼....컵라면같은  
🍣주방장에게 몸을 맡기면 언제나 만족스런 고급 스시집 오마카세 같은.... 
그런 뉴스와 인사이트를 드리고 싶었더랬어요. 그런데 이제, 한발 나아가서 실리콘밸리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비중있게 들려드려 볼까 해요. 다른데서는 볼 수 없는, 여기서 혁신하는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를 들으신다면 조금 더 탱글탱글하게 生生거리고 펄떡펄떡 뛰는 활어🦈회 같은 느낌이 드시지 않을까 해요. 그래서 준비했답니다. 

오늘의 에디션
  1. 테슬라에 대한 현직 엔지니어들의 썰
  2. 한글날 특집 - 구글 언어학자 인터뷰 
  3. 엔비디아의 신제품 발표 (요약) 
테슬라에 대해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테슬라 #엔지니어 #현지분위기  
💬 테슬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은 테슬라. 지난 9월 22일 배터리데이를 발표하고 나서 많은 설왕설래가 있었는데요. 추석 연휴기간에는 테슬라가 6월~9월 사이 차량을 얼마나 인도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나왔어요. (기사) 여전히 테슬라의 주식가격에 대한 의견들은 분분해요. 월스트리트의 증권사들은 32곳 중 16곳이 '중립'을 선언하고 있죠. 👇

💬 !@(!@&#(우당탕) 들어봤어요 

실리콘밸리에서 실제로 테슬라와 가깝게 근무하는 엔지니어 2명에게 들어봤어요. 이 분들은 모두 직간접적으로 테슬라와 연결이 되어 있기도 하고, 소속된 회사의 이름을 걸고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실명을 공개할 수는 없다는 점 양해 드려요. 다만 이 분들을 통해 테슬라 공장이 있는 실리콘밸리 인근의 분위기를 한번 느껴 보시길 바래요! 

💬 A씨 (실리콘밸리 거주. 엔지니어)  

A씨는 "테슬라가 혁신의 정의를 다시 내리고 있다"고 했어요. 

사람들은 = 없던걸 만드는게 혁신이라지만
사실은 = 생각만 하던걸 만드는게 혁신

이라는 거지요. 테슬라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도 말로만 존재하던 것들을 실제 대규모로 이뤄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다나다!"는 칭송을 받고 있네요. 
💬 B씨 (역시 실리콘밸리 거주. 엔지니어)  

B씨는 결국 "농장을 갖고 있는 고기집 사장이 어딘가에서 고기를 사와서 파는 고기집 사장에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라고 이야기해요. 테슬라는 먹자골목에 있는 고기집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그 바람을 계속 일으키기 위해 농장도 사고 사료도 사면서 경쟁력을 갖추려 한다는 비유에요. 

💬 현지 분위기 
이처럼 테슬라를 둘러싼 현지의 분위기는 "테슬라 대다나다!" 쪽이 많아요. 테슬라 내부 사정을 조금 아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작년 2분기부터 테슬라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거렸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지금은 주가가 많이 올라서 더 미친듯이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해요.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급여의 상당부분 주식을 주식으로 받고, 재산도 주식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주가가 오르면 신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이처럼 실리콘밸리 현지의 테슬라에 대한 분위기는 나쁘지가 않답니다. 

"구글 인공지능에게 한국어는 참 소중한 언어 랍니다"
#구글AI #한국어 #학습중 #한글날
💬 한국어는 독창적이고 독보적  

곧 한글날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 언어라는 한글의 소중함은 정말 얼마나 강조해야 잘 강조했다는 소문이 날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제가 있는 실리콘밸리 현장에서도 한글의 중요성은 매우 강조되고 있어요. 

구글에서 시니어 전산언어학자 Senior  Computational Linguist 로 일하고 있는 최현정 님을 제가 최근 화상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너무 유쾌하고 신나는 분이셨어요. 이 분은 구글의 인공지능에게 한글을 비롯한 각종 언어들을 이해시키고 학습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한글이 그 중에서도 참 힘든 언어래요. 왜냐고요?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그 다음에 나올 말들이 너무 다양하고 창의적이기 때문이래요. 예를 들면 영어에서는 

"이 옷 너무 예뻐" (It's beautiful!)
"정말 고마워" (Thank you so much)

이렇게 거의 기계적으로 말이 나오게 되는데 말이죠....한국어에서는 으음....

"이 옷 너무 예뻐"
"응 이거 싼거야" 

이런😅 기대하지도 않았던 황당한 말들이 뒤따른단 말이에요. 그러니 인공지능에게 한국어를 학습시킨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거죠. 

최현정 구글 시니어 전산언어학자
💬 구글 인공지능은 한국어 학습 중   

현재 최현정씨의 팀 70명은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이런 기능을 가르치고 있대요. 

🧝 "헤이 구글! 오부장에게 5분 늦는다고 문자 보내줘"
🗿 "네 주인님. "오부장에게 '저 지금 열심히 가고 있는데... 5분 늦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오오~' 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게 참 오부장이 어떤 사람이냐를 알아야만 가능한 일이라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하네요. 잘 보여야 하는 직장 상사 오부장님이라면 위와 같이 보내도 되겠지만, 만일 내가 CEO이고 오부장이 내 명령을 따라야 하는 사람이라면, 오부장은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요? 최 박사는 그래서 한국어가 더 소중하다고 했어요. 만일 한국어에서 먹히는 기능이 있다면, 전 세계 모든 언어에서 다 먹힐 거니까 말이죠. 이처럼 한국어는 인공지능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어요. 

** 한국어처럼 사회문화적 맥락이 중요한 언어에는 일본어, 힌디어 등이 있다고 해요

💬 성공비결? 결국 문제해결능력 

2011년 구글에 입사한 최씨는 한동안 질풍노도같은 시기를 겪었다고 해요. 본인 말에 따르면 고3 때 벼락치기로 간신히 대학에 간 케이스라고요. 이후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는 실패한 인생이라는 좌절감을 맛봤었다고 해요. 대학 4학년에 결혼해 부부가 프랑스 유학을 갔다가 7개월 만에 빈털터리로 돌아오고요, 돌아오자마자 임신 사실을 알게 돼서 25살에 첫아이를 낳았대요. 집에 있을 수만은 없어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사 공부를 하다가 언어학 석박사까지 하게 됐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해요.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째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데 공부가 너무 어려워서 저도 울고 아이들도 엉엉 울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구글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덜컥 채용됐대요. 언어학이 컴퓨터와 접목되면서 구글에서 인재를 대거 모집했던 건데요. 본인은 "운이 좋았다"고 해요. 하지만 구글에서 70명의 엔지니어와 언어학자들과 협업하는 자리는 실력없이 쉽게 버티기 힘들죠. 비결은 아줌마 정신 이었다고 해요. 평범하지 않은 20대. 실패했다는 좌절감. 어디에서도 자랑스럽지 못한 주눅듬. 이들을 하나씩 물리쳐 가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했던 강인하고 또 강인한 문제해결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거에요.  


엔비디아 GTC 2020 새로운 발표
인공지능 시대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는 무서운 회사 엔비디아. CPU 에는 인텔이 있다면, GPU 에는 엔비디아가 있다고 하죠? 이미 시가총액은 인텔을 넘어섰고요. ARM 인수를 통해 모바일 시장도 다 집어삼킬 기세에요. 물론 ARM 인수 승인까지는 많은 관문이 남아있지만요. 그런데 여러분이 잠든 사이, 엔비디아가 새롭고 무시무시한 발표들을 좌르륵 ~ 내놨어요. 

젠슨황 엔비디아 CEO의 발표장면
💬 CPU, GPU, TPU 다음은 DPU 

반도체는 점점 더 기능을 중심으로 특화되어 발전되고 있어요. 

CPU = Central Processing Unit 
GPU = Graphic Processing Unit 
TPU = Tensor Processing Unit 
DPU = Data Processing Unit (오늘 발표)

CPU가 잡다한 것들을 다 처리하는 반도체이고, GPU가 그래픽에 특화된 반도체라면, TPU(구글이 만들었어요)는 인공지능 처리에 특화된 반도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오늘 엔비디아가 발표한 새로운 DPU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들을 칩 안에 옮겨 놓음으로써 데이터센터들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특화반도체라고 할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오늘 발표된 DPU의 성능은 아래를 참조해 주세요. 


💬 7만원짜리 인공지능 키트 

엔비디아는 또 59달러 짜리 인공지능 반도체 키트를 오늘 발표했어요. 이름은 '젯슨 나노' Jetson Nano 라고 하고요. 학생들은 물론 누구나 저렴하게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스스로 만들 수 있게끔 한거죠! 

이 키트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쓰이는 하부 소프트웨어 들의 모음) '쿠다-X' (CUDA-X) 를 지원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로봇을 만드는 학생이나 개발자들이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 가상공간 협업도구 '옴니버스' 

현실공간을 닮은 3D 형태의 가상공간에서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다면? 그래픽 반도체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엔비디아가 그런 작업을 진행해 왔어요. 그리고 오늘 발표했어요. 조만간 가상공간 협업도구인 '옴니버스'의 베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에서 나왔던 것과 같은 일들이 업무환경에서 실제로 벌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 화상회의 시장에도 진입한 엔비디아 

줌, 웹엑스, 팀스, 미트 등 이미 화상회의 시장에는 많은 제품들이 나와있는데요. 엔비디아는 자사의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서 화상회의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네트워크의 데이터 전송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제품을 들고 나왔어요. 이름은 맥신 Maxine 이라고 하네요. 

* 링크: MAXINE 발표 (아래는 동영상)

수확의 계절 가을이네요. 미라클레터를 꾸준히 읽으신 분들은 과거에 없던 것을 만드는 혁신 뿐만 아니라, 누구나 말로만 떠들었지만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실제로 이뤄내는 혁신을 이루실 수 있으셨길 바랍니다. 저희는 여러분께 투자했다는 생각으로 계속 글을 드릴 예정이에요. 여러분이 잘 되셔야 저희가 잘 되는 거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드려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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