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스에서 슈스되자!
44. 큰 꿈
예솔 : 쑤쓔 안녕하세요! 혹시 계절 시리즈를 기대하셨나요? 절기로 보면 이미 여름이 시작되었지만, 수스 멤버들에겐 아직 봄과 여름이 투닥거리는 중간의 계절이라 느껴졌어요. 그래서 계절 시리즈의 여름 편은 완연한 여름과 함께 찾아오기로 했답니다. 대신, 여름을 기다리는 동안 6월엔 각자의 '꿈'을 파헤쳐 보기로 했어요. 이번엔 큰 꿈, 2주 후엔 작은 꿈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물론 크고 작다의 기준도 매우 주관적이에요. 여러분의 크고 작은 꿈을 생각하며, 저희의 큰 꿈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지인의 답 : 호떡이와 엄마가 편안한 세상을 꿈꿔요.
이번 주제를 제안은 했지만, 막상 무얼 쓸지 고민되더라고요. 성인이 된 후로 누군가 꿈을 물어보면 제 대답은 언제나 하나였어요.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사랑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것'
오랜만에 이 문장을 저도 꺼내보내요. 제 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어서, 이미 꿈속에서 살고 있단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도 하고, 사랑하는 일이 바뀌기도 하겠지만요.
작년 말부터 새롭게 생긴 사랑하는 이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생겼어요..! 예전에 짧게 언급하기도 했었던 제 사랑하는 조카 호떡🐯💙입니다. 방금 확인해 보니 제 사진첩에 아기의 사진과 영상이 1131개가 있네요. 가족 구성원에 아기가 생기고 난 뒤로, 어린 아기와 그를 양육하는 부모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습니다. 정말 여러모로 만만치가 않은 거 같아요.
제가 꿈이란 단어를 방금 검색해 보니 이렇게 세 가지 뜻이 있었습니다.

    <꿈>
  1.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3.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그중 마지막 문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실현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헛된 기대. 그래도 아기가 있으니 큰 꿈을 꾸고 싶어져요. 우는 아이를 손가락질하지 않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벌레에 비유하지 않는, 포용하는 사랑으로 아이를 대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다 큰 우리가 보기엔 현실적이지 않은 걸 알아요. 다른 사람을 이해한단 건 불가능에 가깝게 어려운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저도 잘 못하고요. 그래도 그런 꿈을 품은 마음으로 아기를 대한다면, 아기의 작은 세상에는 조금은 그런 현실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노력하는 이모가 될 거예요! 호떡이가 커가면서 세상이 아주 재미있다 느끼기를, 또 아주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라고 느끼기를. 그렇게 아이가 자랄 수 있도록 나쁜 것들로부터 지켜주는 가족이 될래요.

그리고 이런 마음을 퍼뜨리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그래서 혼자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뭐 세상에 드러난 적도 없지만요. 그래도 수슈에서 계속 글을 써온 덕에, 막연히 생각만 해왔던 꿈을 다시 꿔보기 시작했어요. 진심으로 고마워요, 쑤쓔.

소설은 완전히 다른 필명으로 쓰고 있고, 아무한테도 필명이나 작업물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거 같아요. (남편 빼고요😚) 꾸준히 잘 써보면서 사랑으로 혐오를 덮어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애써보겠습니다. 계속 쓰다 보면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을 채워주는 좋은 작가가 될 수도 있겠죠!

효그의 답 :자유와 안정 사이

꿈이 크다는 건 어떤 걸까요? 원대한 야망일까요, 아니면 이룰 수 없는 터무니없는 소원일까요? 저에게 큰 꿈은 ‘삶을 관통하는 가치’라고 나름의 정의를 내렸어요. 그 가치를 추구하고 또 실현하는 것이 삶에서 이루고 싶은 것 중 하나일 테니까요. 그런 가치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재밌게도 서로 상충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자유

‘내 마음대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요. 여기서 마음대로 산다는 건 사회적, 경제적 상황 등 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해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결코 관계, 사회적 위치, 경제적 현실에서 벗어나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가끔은 그것들이 주는 무게에서 벗어나 오롯이 혼자 존재하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이때는 무엇을 선택해도 이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좋기에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 선택이 오롯이 자신에게서 비롯되고, 그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하고요.


안정

반면 자유는 불안을 주기도 하죠. 자신의 선택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책임도 있고요. 그런 두려움은 마음 한쪽에 안정되고 싶은 바람을 싹틔우게 해요. 도전적이고 위험한 가능성보다, 현상을 유지하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선택지를 살펴보는 거죠. 조금은 덜 자유롭고 지루할 수 있지만, 상황에 맞는 최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물론 세상은 변하고 그 흐름에 맞추지 않으면 결국 흔들리게 되니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을 테지만요.


요즘은 이 꿈을 어떻게 조율할지 생각이 많아지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어릴 때 더 도전적이어야 할지, 아니면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지 등등 말이에요. 무엇이 더 좋다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또 지난 선택이 옳다고 만들 수 있는 확신과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오늘은 이만 마칠게요.

예솔의 답 : 꿈에 대한 고찰

저에게 이번 주제 '큰' 꿈은 다소 추상적인 개념으로 다가왔어요. 오늘은 시각적인 작업물 대신, 꿈에 대한 고찰을 글로 풀어보려 합니다. 머릿속에 뒤죽박죽 엉켜있던 생각들을 글로 꺼내다 보니 조금은 무거워 보일 수 있지만 그리 무겁진 않은 마음으로 적었으니 편히 읽어주세요. 😉

대학생 시절, 또래 학생들과 함께 어느 회사 대표님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그냥 소소하게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라는 한 학생의 말에, 대표님은 왜 그렇게 꿈이 소박하냐며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당시에도 대표님보다는 해당 발언을 한 학생에게 더 공감이 갔었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소박한 하루하루를 꿈 꾸며 살아가고 있다.


어딜 가나 항상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라 말해왔다. 나의 꿈 또한 거창한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이렇게 행복한 나날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확히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모르고 뱉을 때가 대부분이기도 하고, 어쩌면 대단한 꿈이 없어서, 이 사실을 숨기고 싶어서, 정확히는 스스로에게 숨기고 싶어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적성 없는 이런 불확실성이 오히려 나를 안정적으로 지탱해왔다고 생각한다. 


슬프게도 요즘은 이 행복이란 꿈이 흔들리고 있다. 실체가 없는 행복이라도 잘 주워 담으며 살아왔는데, 그렇게 하루하루 꿈을 이루며 목표에 달성하며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행복이란 무엇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행복의 실체를 찾으며 스스로를 행복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기분이 든다. 여태까지의 만져지지 않는 행복이 부정 당하는 느낌과, 부정하지 않겠다는 감정이 공존하는 혼란스러운 나날들이다.


조금 더 형태가 있는 행복을 찾아 나설지, 불확실한 행복 속으로 계속 헤엄쳐 나갈지, 어느 쪽이 지금의 나에게 더 나은 선택인지 답을 찾는 와중에 왔던 길로 되돌아갈 방법도 잃은 듯하다. 곧게 뻗은 도로 위를 달리는 게 아닌 광활한 바닷속을 느릿하게 헤엄치고 있다 생각하니 평온해지다가도 고요하고 무한한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무기력함이 불현듯 덮치기도 한다. 그래도 희미한 반짝임을 따라 방황하는 이 시기도 우선은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아주 성공적이진 않으나 흐릿한 시야에서 시작된 불안함은 이제 제법 이겨냈다.


이 모든 과정도 나의 꿈을 향한 여정이겠지. 아니면 이미 이뤄둔 꿈의 일부일지도.

🍪 영감 스낵

 무용과 기술의 만남 
효그 :  현란하고 자유로운 몸짓, 혹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동작들. 무용 예술 하면 떠오르는 감상인데요. 이런 무용 예술을 좀 더 가까이, 또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하는 단체 ODBY를 소개해 드려요. ODBY(ODD BODY)는 기술과 예술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며 무용 예술의 활동 가능성을 탐구한다고 하는데요. 최근 진행한 전시에서 모션 캡쳐를 활용하여 인간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활용해 미디어 아트를 제작했어요. 동작 그 자체로도, 또 이것이 디지털로 확장, 변형되는 모습이 몸짓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어요.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보며, 현재 가상 전시를 관람 가능하니 한 번 살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게임사회 
지인 : 지난주 주말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다녀왔습니다. 게임사회라는 전시가 메인으로 진행 중이었어요. 게임의 문법과 미학,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다룬 전시였습니다. 게임의 역사 위주로 진행이 될 줄 알았는데, 게임이라는 매체를 활용해서 저마다의 사유적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도 많더라고요. 생각보다 훨씬 다양했고, 무엇보다 기존 국현미에서 봤던 어떤 전시보다 참여적이었어요. 저보다 높은 세대의 아버님이, 저보다 낮은 세대의 아들에게 게임을 가르쳐 주는 모습을 보며 이마저 전시의 일부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전시장 디스플레이 자체도 특이했고요. 9월 10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날 좋은 날 구경 가보시길 추천드릴게요. 경복궁과 삼청동이 코앞이니 겸사겸사 놀기도 좋고요!
(서울관에 갈 때는 블루보틀 삼청점을 함께 들르는 걸 좋아합니다. 가게 2층, 기다란 창을 통해 산이 보이는 자리를 좋아하거든요. 주말에 자리가 딱 나는 행운이 있어 기뻤습니다. 안 가보셨다면 이곳도 함께 추천드립니다. 미술관과 아주아주 가깝답니다.)

 포토샵은 미국에서 1980년 시작되어... 
예솔 : 우연히 어도비 포토샵 창시자가 포토샵 데모 버전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Photoshop: The First Demo | Adobe 영상 속 주인공은 존 놀(John Knoll)로, 1980년대 말 포토샵을 탄생 시킨 Knoll 형제 중 한 명입니다. 이후 영화 스타워즈, 스타트렉, 캐리비안의 해적에도 시각 효과 감독으로 참여했다고 해요. 8분을 내리 집중해서 보진 못하고 휙휙 넘겨가며 봤는데도 80년대에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게 너무 신기할 정도라 쑤쓔 여러분께도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 시절 인터페이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니 휙 구경 가시길 추천 드려요!
현실을 걷든, 현실 위를 떠다니든

지인 : 저는 꿈이란 단어를 목표라는 단어와 분리해서 사용하는 편입니다. 꿈은 조금 더 자유롭고 뭐든 담아내도 되는 표현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더 재미있는 대답들이 많이 나오는 거 같기도 해요. 쑤쓔의 꿈은 무엇일지도 궁금해집니다.
이번 주제는 큰 꿈이었어요. 현실을 벗어나 아예 지구를 넘어가버려도 좋아요. 쑤쓔가 원래 가지고 있던, 혹은 이번에 영감을 받아 새롭게 찾은, 뭐가 어떻든 좋은 꿈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혹시 들려주고픈 문장이 계시다면 아래 버튼을 누르셔서 말씀해 주세요.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꿈같이 근사한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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