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보호소의 디자인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저희 디자인은 두 가지 공간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개인공간과 화장실, 부엌 등 공동 공간이 같이 있는 모듈 타입이에요. 다른 하나는 가족 단위로 지낼 수 있는 아파트 입니다. 아파트는 1층 짜리 건물로 엘레베이터 없이 안전하게 지었고 모듈형 보호소는 2층으로 디자인했습니다. 모듈형의 경우 2층으로 짓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어요. 건물을 지지하는 기둥으로 6미터 짜리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이죠.
임시보호소에 사용된 소재도 궁금합니다. 가장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소재를 사용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로컬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유럽이나 타 지역에서 소재가 이송될 때 까지 기다릴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죠. 현재 우크라이나 남쪽이 가장 안전한 지역입니다. 그곳에 양질의 목재를 제공하는 기업이 몇 군데 있어요. 가장 빨리 조달할 수 있는 소재로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시간, 돈, 규모라는 프로젝트 삼각형을 모두 충족하기가 쉽진 않지만요.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였군요. 지속가능성도 고려하셨다고 들었어요.
맞습니다. 목재를 선택한 데는 생태학적 이유도 있어요. 전체적인 건물 시스템은 캐나다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방식이에요. 목재로 된 구조물을 쉴드 shield로 덮어서 내부 단열 효과를 내는 거죠.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내부를 석고로 마감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2년 후에는 임시보호소의 집을 다른 위치로 옮길 예정이기 때문이에요. 부차 지방 정부와 2년을 계약했고 이후에는 타 지역으로 이동해 다른 난민들이 집을 이용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각 집은 나사로 땅에 고정 돼 있어요. 바닥에는 건물을 지탱하는 수평 방향의 빔beam이 있고 그 위로 구조물을 올린 거죠. 해체 후를 고려한 건축이에요. 땅에서 나사를 뽑아서 건물을 옮기면 그 자리에 농사를 지을 수도 있죠. 마치 레고처럼 집을 일부 해체하고 다른 위치에서 다시 조립할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재조립 할 때는 원래 투입한 예산의 25% 정도만 들어서 경제적이죠.
임시보호소를 철거하지 않고 해체 후 다른 지역에서 재조립한다는 발상이 정말 인상적인데요.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가 영토 탈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고 3, 4달 내에 다른 지역도 탈환 예정이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으로 집을 이동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집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은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테스트 해보고 있습니다. 파일럿 프로젝트 부지의 일부를 실험 공간으로 쓰고 있는데 구조물을 작게 지어보고 해체한 다음 20미터 떨어진 곳에 다시 짓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죠. 몇 회까지 재건축이 가능한지 확인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부차 시의 파일럿 프로젝트로 지은 임시보호소는 어디로 재배치될 예정인가요?
지금은 발벡 뷰로가 지은 임시보호소가 키이우 부차에만 있지만 부차가 군사 기지로 사용될 날은 1년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이후에는 건물을 일부 해체하고 우크라이나 남쪽, 서쪽, 동쪽 지역으로 이동해 재조립 할 계획입니다. 그 곳에 거주하는 2,000여명의 시민들에게 더 필요할 날이 올테니까요. 공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습니다. 파일럿 프로젝트가 끝나고 남아있는 집들은 부차 지방정부가 지역 특색에 맞게 사용할 계획입니다.
전쟁 중에 지어진 건물이 커뮤니티 안에 계속 살아가는 거네요.
맞습니다. 유치원이나 학교로 바꿀 수 있죠. 향후 25년, 30년 정도는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쟁 중에만 이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철거하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