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6일 학교에서 치러진 제18회 졸업식은 졸업가운과 학사모를 쓴 자랑스러운 33명의 졸업생이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받고 새로운 다짐과 함께 새로운 매듭을 짓는 자리였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내빈을 최소화하여 학부모님들마저 온라인으로 참석하실 수밖에 없었지만, 30여 분들이나 온라인으로 식에 참여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간소하게 치러진 덕에 오히려 주인공인 졸업생들이 더 빛날 수 있었습니다. 졸업생 대표로 소감을 전한 6명의 학생은 저마다의 색다른 감회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남겼습니다.

  20대 후반에 입학하여 30대에 고등학교를 마치게 된 임OO 학생은 “학교에 다니려고 할 때 주위에서 늦은 나이에 무슨 공부냐, 차라리 일하라며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라며 “공부는 솔직히 재밌었는지 모르겠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많이 배운 것 같다. 학교에서의 수업과 많은 활동이 삶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던 고등학교 시절을 채워 주었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진학과 진로에 고민이 많았던 학생들은 “힘들 때마다 바쁜 중에도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길을 고민해 주셔서 꿈이 생기고 꿈을 이루는 발걸음으로 하나씩 나아가게 되었다.”라며 옆에서 함께 인생의 길을 걸어준 선생님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입학했던 해에 선생님께 반항하기도 하고 학교를 나가겠다며 말썽도 피우고, 친구들과 싸우기도 했던 오OO 학생은 학교에 다니는 사이에 자신의 변화를 행동으로 보여주며 칭찬받는 전교 학생회장이 되어 졸업함으로써 많은 교사에게 뿌듯함을 안겨 주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겨울 방학마다 미국에서 MIT 학생들이 직접 찾아와 과학 캠프를 진행합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캠프를 할 수 없었지만 올해부터 다시 캠프를 운영하여 학생들이 정규 수업 중에 궁금해했던 내용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MIT 과학 캠프가 시작되기 전 학생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 학생은 “종일 실험을 하는데 2주 동안 매일 실험하면 지루하지 않을까요?”라고 의문을 표하면서도 어떤 곳에서도 이렇게 실험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고 했습니다. 

이○○ 학생은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싶은데 관련 실험이 있나요?”라면서 자신의 진로와 연결하기도 하고, 

최○○ 학생은 “거리에서 영어로 물어보는 외국인들한테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캠프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싶어요.”라면서 과학실험보다 영어 회화에 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습니다.

MIT에서는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과학 교사와 협의를 통해 실험 주제, 실험 방법, 실험 기간, 수업 형태 등을 우리 학생들에게 적합한 방향으로 설정합니다. 올해는 학생들이 북한, 중국 생활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 속 과학 원리, 특히 생명과학 및 화학 현상에 대한 실험을 준비했습니다. 과일 DNA 추출, 식물 세포 관찰, 뇌 구조와 역할에 대한 탐구 등 10가지의 주제를 설정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캠프 4일 차, 딸기에서 DNA를 추출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딸기를 유심히 보던 이○○ 학생은 “TV에서 그렇게 많이 들었던 DNA가 이거구나.”라면서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북한에서 이○○ 학생의 할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DNA’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은 그 말에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했고, 이 학생은 본 캠프에서 다른 학생들과 협력하여 ‘뇌 구조와 식물 세포 관찰, 박테리아 페인팅’ 등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 학생은 앞으로 대학에 진학하여 전문적으로 공부한 후 북한에 있는 아픈 친척과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의료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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