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의 세 바다 ‘GMO’로 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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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0.09. 오전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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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국내 연안 조개·고둥 ‘GMO 오염’ 심각
ㆍ해수부, 해양동물 검출 첫 확인···조사대상 82종 중 70종 85%나
ㆍGM 곡물 배합 양식사료 때문



한국 바다에 서식하는 담치(홍합)·고둥·조개·굴 등 상당수 해양동물에서 유전자변형생물(GMO) 유전자가 대거 검출됐다. 유전자변형(GM) 곡물이 들어 있는 배합사료가 양식장 사료로 사용되면서 바다가 GMO에 광범위하게 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사실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에서 받은 ‘2017년도 해양·수산용 유전자변형생물체 안전관리 보고서’를 통해 8일 확인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부경대·국립수산과학원 등은 동해(포항시)·남해(거제시)·서해(당진시)·제주도 연안(서귀포시·제주시) 등의 바다 아래에 사는 저서무척추동물 82종(일부 동물은 중복)의 체내(간·췌장)에 GMO 유전자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해수부에 보고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82종의 동물 가운데 70종(85.4%)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됐다. 우리나라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동물 체내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동해인 포항 앞바다에서 채집된 담치류의 경우 조사 대상 개체의 75.0%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됐다. 또 대수리의 58.3%, 깜장각시고둥의 50.0%에서도 각각 GMO 유전자가 검출됐다. 남해인 거제시 앞바다에서 채집된 좁살무늬고둥의 50%, 굴의 41.7%에서도 GMO 유전자가 나왔다. 또 서귀포시 앞바다에서 서식하는 배무래기의 58.3%, 제주 앞바다의 소라게 중 36.4%에서도 GMO 유전자가 검출됐다. 서해인 충남 당진 앞바다의 구멍밤고둥 41.7%에서도 GMO 유전자가 나왔다.

해양동물 체내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되는 이유로 양어용 배합사료가 꼽힌다. 우리나라의 양어용 배합사료 사용량은 2008년 7만1426t에서 2014년 8만6175t, 2017년 9만8207t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 의원은 “GM콩·GM옥수수·GM밀 등 GM 곡물이 들어 있는 사료를 먹은 양식어류의 배설물이 바다에 지속적으로 쌓이고, 이것을 섭취한 동물의 체내에 남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해 당진 앞바다의 양식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채취한 해양동물에서도 GMO 유전자가 대거 검출됨에 따라 전국의 거의 모든 바다가 GMO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바다 생태계는 육지에 비해 GMO 오염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양식용 배합사료에 GM 곡물을 사용하는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GMO 유전자는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유전물질을 변형시킨 생명체(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변형생물)의 유전자를 말한다. 동물실험에서 GMO 농수산물을 섭취하면 면역체계와 소화기관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알레르기 유발과 번식력 저하 등 부작용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생태계와 환경 교란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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