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주식] SVB 사태 이후의 시장
2023년 3월 17일 
[준법감시인심사필 제 23-0005]
[글로벌주식] SVB사태 이후의 시장 

지난 3/9일 SVB 파산 사태 이후 Credit Suisse 은행 위기가 부각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증가했다. 견조한 고용 데이터 속 3/21일 Fed의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25bp에서 50bp로 옮겨가던 중에 발생한 이벤트로, 일주일간 국채 금리가 급등락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시선은 통화 정책 기조의 변화 여부로 이동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Fed와 정부의 빠른 개입이 향후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과 투자 함의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차트 1] 은 S&P 1500지수에 포함된 은행들의 대차대조표상 예금과 대출 잔액 추이를 나타낸 것으로, 팬데믹 이후 재정 및 통화 지출 증가로 예금이 $3T 넘게 증가했으나 그에 비해 대출 증가폭은 미미했다. 따라서 예금 급증은 은행들의 증권 투자 (국채 및 MBS) 로 이어졌는데, 미국 상장 은행 중 지난 3년간 예금 증가율 1위를 기록한 SVB의 경우 (Appendix 1 참조) 대규모 예금 인출 요구에 더 취약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차트 1] S&P 1500 지수 내 은행들의 예금과 대출 잔액

(Source: S&P Global, RootN Global Investors)

Fed가 곧바로 예금 보장 한도 이상의 예금 보호 및 중소 은행 지원책을 발표한 이후 통화 긴축 기조의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며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9일 5.05%에서 15일 3.7%까지 4일간 135bp 급락했다. 또한 Fed의 중소 은행 지원이 사실상 유동성 증가, 즉 QE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상승하고 있는데, Fed의 대차대조표는 QT로 인해 22년 4월 이후 지난 3월 초까지 $0.6T 감소했으나 단 일주일만에 $0.3T만큼 다시 증가했다 (차트 2).

[차트 2] Fed 대차대조표

(Source: Bloomberg, RootN Global Investors)

Fed의 은행 지원책이 실물 경제에 미칠 효과는 지켜봐야겠으나, 2022년 한 해에만 기준 금리를 450bp 인상하고 QT를 시작했음에도 경기 위축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를 유발한 소비의 막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23년 2월 말 기준 미국 상업 은행의 총 예금 잔액은 여전히 팬데믹 전보다 $4.3T 높은 수준으로, 노동 참여율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을 암시한다. 이처럼 여전히 높은 유동성 속에서의 통화 완화적 정책은 인플레를 장기화시킬 위험을 야기한다고 생각한다.

16일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한 Lennar (미국 2위 주택 건설사) 회장 Stuart Miller는 주택 구매자들이 높아진 금리 환경을 뉴 노멀로 간주하고 있다며 만성적 주택 부족 상황 속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생애 첫 주택 구매 등 구조적인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모기지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도 모기지 신청 건수는 연초 이후 반등했으며 (차트 3), 2월 미국 주택 착공 건수와 주택 허가 건수 또한 전월 대비 각 10%, 13% 증가하며 반년만에 증가했다. 이러한 수요 반전은 시차는 있겠지만 Core CPI에 기여도가 가장 높은 주거비 항목에 upside risk를 내포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차트 3] 미국 주택 모기지 인덱스와 모기지 대출 금리 (30년)

(Source: Bloomberg, RootN Global Investors)

SVB 사태 이후 일주일간 채권 금리 급락 속 주식 시장에서는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표 1). 성장 팩터 중에서도 이익 성장율보다 매출 성장율 팩터가 아웃퍼폼해 Fed pivot (금리 인하로 선회)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표 1] 미국 주식시장 팩터 수익률* (2023/3/9~3/16)

(Source: Bloomberg, RootN Global Investors)

SVB 사태의 원인이 2008년 금융위기처럼 부실 자산이 아니고 자산, 부채 듀레이션 불일치라는 점에서 향후 경기와 금융 시장은 Fed와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Fed가 강조해온 것처럼 물가 안정을 목표로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경우 SVB처럼 금리 인상에 취약한 고리가 드러남으로써 금융 시장 불안을 야기할 위험을, 반대로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선회하게 되면 과잉 유동성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늦어지고 인플레가 고착화되는 위험을 초래하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이 상당기간 주식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며, 고물가, 고금리 환경에서도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고 견실한 재무 구조를 가진 기업들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뱅크런과 같은 이벤트는 ‘측정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난 한주처럼 리스크 랠리가 나타날 때 풋옵션 등을 활용해 주식 포트폴리오 헤지를 늘리는 방안 또한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Appendix 1] 2020년 이후 예금 잔액 증가율 상위 은행

(Source: S&P Global, RootN Global Investors)
*대차대조표의 Total Deposits 항목
✍️ 당사의 지난 리서치는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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